세상이 뭐라하든 앞으로도 나는 나! 김풍 ①

김풍 인터뷰

① 만화가 김풍, 교실만화가 김풍

② 꼰대를 거부하는 김풍 (coming soon)

 

등장인물 소개

<찌질의역사>를 집필하고 <노오븐디저트>에 출연하는 “요리하는 만화가” 김풍. 본명 김정환, 본업은 트위터리안.


어진

20TIMELINE 피처 에디터. 본명 김어진.


상일

20TIMELINE 피처 에디터. 본명 김상일.

팬미팅: <폐인의세계> 사인

디시인사이드에서 인터뷰를 가면 반드시 사인하는 모습을 찍어 인증을 올린다. 디시인사이드 출신 작가님께 꼭 해 드려야 할 대접이라고 생각하고, <폐인의세계>라는 만화책(피처 개인 소장)을 들고 갔다.

어진

아 제가 다른 게 아니라 일단은…


(폭소) 와 진짜! 이 유물을 어디서 어떻게…


어진

유물이라니요? 제가 소장중인 책이라고 합니다.


야 이걸 진짜…


어진

첫 책이었잖아요?


따지고 보면 그렇긴 한데 이게 부끄러운 책이라… 미치겠네. (웃음)


어진

아니 뭐 팬에게는 부끄러운 것보다 반갑고 그런 거니까, 사인 좀. (웃음)


이거 어떻게 구하셨대요?


어진

그때 (발매 당시) 샀죠.

김풍이 본인의 처녀작 <폐인의세계>에 사인을 하고 있다.

(사인을 하며) 절품됐을 텐데?


어진

그것까진 제가 정확히 모르겠는데 (웃음) 이때 2002~3년에 아햏햏 열풍 불고 할 때, ‘아햏햏’을 제대로 해석이랄까 받아들이고 이해해 준 평론은 거의 없었고, 김풍님 만화 정도가 그나마 그걸 제일 즐겨주고 있었던 것 같았어요.


그렇긴 하죠. (웃음) 성함이?


어진

김어진입니다.


(사인이 끝나고 책을 건네준다)


어진

야 이런 날이 온다 이거야. (중간보스 웃음)

2003년 발간된 <폐인의세계>에 사인하던 저자도, 그 팬도, 그 순간엔 벌써 세월이 2014년이 되었다는 사실을 잠시 기억하지 못해 당황했다.

어진

다시 한 번 인사드리겠습니다. 저는 89년생, <Twenties Timeline>에서 잡지 만들고 있는 김어진이라고 하고요. 이제 만들어지고 있는 입장에서 부탁드리기가 걱정스러웠어요. 바쁘신 분인데 저희와 인터뷰를 안 해주시면 어쩌나…


네, 어지간하면 제가 인터뷰를 안 하거든요. 그런데?(<Twenties Timeline>의 경우엔) 상당히 알고 연락을 주신 것 같아서 응했죠.


어진

아 네, 저는 뭐랄까, 예전부터 김풍님은 뭔가 배울 점이 있는 분이라고 생각을 했어서.


(폭소) 아 부끄럽다.


상일

사실 며칠 밤을 샜죠.


??

(폭소)


어진

근데 트위터를 봐도 안 그런 척 하시면서 바쁘다는 걸 알리시는 것 같아요. 친구분 결혼식장에도 갔다 오시고.


아, 그렇죠.


어진

금요일 아침에도 그 있잖아요. 일어나기 싫은 시간인데 그 아침부터 소셜 뭐였더라? 생방송에도 나오시고.


네 맞아요. 그건 방송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어진

곧 있으면 출연하시는 거잖아요?


녹화는 했고, 방송은 곧 나가요.


어진

라이브라고 알고 있었는데?


라이브로는 못 하죠. 녹환데, 그 상황에서만 라이브인 거죠.


상일

오히려 <더지니어스> 때보다 더 바쁘신 것 같아요.


<더지니어스> 할 때는 한가하니까 나갔던 거지요. 만화를 할 때가 아니었기 때문에 한가했고. 그래서 오히려.


어진

만화를 하게 되니까 바쁘신 거지요?


그죠.

<찌질의역사> 작가와의 대담

이때 아무렇지도 않게 만화가 메가쑈킹님이 걸어오더니 김풍님 몫의 커피를 내려 테이블에 놓아두고 가셨다.

우연히 같은 자리에 계셨던 만화가 메가쇼킹 님.

어진

그땐 만화 안 하셨을 때인데, 지금은 몇 작품 정도 하시죠?


<찌질의역사>가 지금 21화까지 나왔죠.


어진

21화 봤어요. 보고 있었는데…


??

ㅋㅋㅋ


어진

뭐 그런 남자가 있어요? 제가 연애를 해본 적은 없는데, 이건 아니야…


연애를 해본 적이 없어요? 해보면 알게 될 거예요, 이게 얼마나 찌질한지… ㅋㅋㅋ


어진

안 해 봐도 알 것 같아요. 이건 아니야, 이건 아냐…


‘이건 아냐’ 하는 모든 걸 하고 있죠.


상일

저도 그렇고, 제 지인 중에 <찌질의역사>를 보면서 굉장히 화를 내고 있는 여학우가 하나 있는데요. 걔 주변에 그런 애가 있거든요.


여자분들은 대체로 화를 내죠.


어진

아니, 낼 수밖에 없고… ㅋㅋㅋ


??

보면서 저는, 설하랑 자면서 ‘내가 첨이야?’ 물어보는, 이루 말할 수 없는(찌질함을 보여주는), 그치만 우리 주변에 분명히 있는 사람들의 경우엔 레퍼런스를 어디서 얻으시는지 궁금했어요. 본인 이야기는 아닐 것이고…?


??

ㅋㅋㅋ

 

 

절대 제 얘기는 아니고요. 근데 인제 그런 거죠. 살다 보면 제 안에도 찌질이 감성이 남아 있고, 대부분 남자들도 그게 있는데, ‘내가 만약에 처음인데 상대가 처음이 아니면 나도 충격을 먹겠다’ 하는 생각을 아주 어렸을 때부터 했었거든요. 그때의 감성을 기억해 더듬어내서 만드는 거지요.


어진

민기도 나름의 자기변명이 있는 거네요?


그렇죠. 당연한 거고, 남자가 나이를 먹으면서 본인이 찌질한 걸 반성하면서 성장하잖아요. 그걸 가장 (결정적으로) 딱 (파악)할 수 있는 게 여자를 사귀는 거라고 하잖아요. 그래야 자기가 얼마나 찌질한지 알고, 얼마나 ㅈ밥인지를 알게 된단 말이죠. 그러면서 성장하고. ‘연애물을 가장한 성장물’이에요, 따지고 보면.


어진

처음 1~2화 때는 ‘이게 뭐냐’, ‘무슨 <응답하라 1997> 따라한 거냐’ 같이 반응도 그냥 그랬는데, 이제 갈수록 원하셨던 반응이 나오는 것 같아요.


??

댓글만 봐도 누가 올렸는지 알 것 같아요. 옹호하는 댓글 보면 다 남자야.


??

ㅋㅋㅋ


어진

앞으로 이야기가 한창 남은 거잖아요. 심윤수님하고 하시는데, 글만 쓰시는 건가요?


아뇨, 콘티도 제가 짜요. 표정까지 다 그려서 줘요.


어진

그래서 (태블릿PC를 가리키며) 이게 필요한 건가요?


네.

이렇게 좋은 컴퓨터로 만드는 이야기가 민기 자식 이야기라니…

??

작가님을 봐온 사람들은 알겠지만, <폐인가족> 때부터 특유의 그림체를 아는데, 이번 거는 그림체가 바뀐 거라기보다 그림을 안 그리시는 거잖아요. 만화가로서 작화 욕심은 없으세요?


옛날에는 “내가 무조건 직접 그려야지”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요, 점점 바뀌어요. ‘이 스토리에는 내 그림보다 다른 사람 그림이 어울리겠다’ 하면 그림을 바꿀 수도 있고. ‘어, 이건 내 그림이 어울리겠다’ 싶으면 제가 하는 거고요.


어진

그림을 직접 그리신다는 말씀에 대해 더 들을 수 있을까요?


작품이라는 건 하나의 창조물이잖아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자기 창조물에 대해서 ‘이건 내 꺼야’라고 하는 건 작가의 욕심인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심슨가족>은 누가 그렸는지 모르잖아요. 물론 처음 그린 사람이 있죠. 근데 그분은 그걸 처음 시작하신 분이고 지금은 수많은 작가들이 붙어서 그림을 그리죠. 하지만 우리는 <심슨가족>을 보고 싶은 거지, 그 작가를 보고 싶은 건 아니잖아요. 토라야마 아키라 같은 경우는 그 작가의 색깔이 있고 그 작가 것을 보고 싶다고 느낄 수 있지만, 정작 토리야마 아키라의 작품이라곤 <드래곤 볼>이랑 <닥터 슬럼프> 정도지, 그 이후의 작품이나 단편에 대해서는 딱히 챙기지 않게 되잖아요. 따지고 보면, 사실은 “‘작품’에 대한 애정”이라는 거죠. 이 자식은 나보다 다른 엄마가 더 잘 키워줄 것 같다’ 싶으면 그 엄마한테 맡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 생각해요.


어진

처음에 심윤수님이랑 이야기를 하시게 된 건가요?


그렇죠. 같이 얘기를 했죠. 그 친구도 네이버에서 인기 있던 대표작가 친구고, 그 친구도 꽤나 찌질이 감성이 풍부한 친구라 (웃음) 얘기를 처음 했었을 때 그 친구도 “재밌다, 괜찮을 것 같다” 해서 호흡을 맞추게 됐죠.


어진

<찌질의역사> 하나 하고 계신 거고 다른 작품들은 또 하고 계신 게 있나요?


원래 다른 걸 준비하던 게 있었는데, 그거는 지금은 좀 말하기 그렇고, <찌질의역사>에 올인을 하고 있어요. 갑자기 방송 같은 다른 일이 생기다 보니까 다른 거 하면서 겸하기가 쉽지 않아서요. 지금 책도 하나 써야 되는 게 있어가지고.

 

어진

예전에 그 무슨 공포물도…?


아! 네. 제가 준비하는 게 있었는데 사실은 일본에 가려고 준비를 했던 거죠. 일본은 벽이 엄청 높더라고요. 똑같은 재밌는 작품이 있을 경우에는 일본 사람을 쓰죠. 정서나 이런 부분에 있어서. 우리나라 사람이 진출하려면 정말 유니크하거나 그래야 하고. 일단 웹툰에 익숙해져 있던 사람이 컷만화를 해본다는 게 공부를 해야 했고. 도전도 됐고요. 아주 접은 건 아니고요, 이걸 좀 해서 마무리짓고 다음에 한 번 다듬어서 해 보려고요. 그 트레이닝이 거의… 일본에 (원고를) 넘기면 까이고 넘기면 까이고 한 게 거의 한 4개월 됐거든요.


어진

그때 되게 힘들어하셨던 것 같아요.


힘들더라고요. 근데 그때 컷 만화 연출법 같은 것들이 공부가 되게 많이 됐고요. 솔직히 만화를 시작하면 누가 가르쳐주는 것도 아니고, 누구한테서 배울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만화학과가 생겨서 그런 걸 배우고 하지만, 지금은 웹툰 작가들도 실제로 만화(계) 출신 작가들은 거의 없어요. 대부분 그냥 자기가 좋아서 만화를 그려서 시작해가지고 그렇게 쌓아 온 작가들이 많다 보니까, 저도 제대로 “아, 만화란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이구나” 하고 배우면서 4개월을 보냈죠. <찌질의역사>도 그때의 영향을 많이 받았죠. 그때 트레이닝 했던 것이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

아까 ‘그냥 좋아서 그려서 만화를 한다’라고 하셨는데, 보는 사람이랑 그리는 사람은 입장이 다르잖아요. 반응에 따라서 영향을 받으시나 봐요.


그쵸. 반응을 안 살필 수가 없죠. 웹툰 작가들이 대부분 살펴요. 저 같은 경우는, 웹툰이라는 것 자체가, 특히 네이버가, 10대가 주 구독층이에요. 나머지는 20대부터 나뉘는데 이게 워낙 대상 연령대가 높다 보니까 어린 애들이 이해를 못 하더라고요. 그림 자체도 애들이 좋아할 그림체가 좀 아니에요. 그러다 보니까 좀 밑으로 떨어지게 되는데… 이게, 보면 재밌는데, 노출이 많이 안 되니까 속상하더라고요. 요즘 들어서 이제야 제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아요.

어진

<찌질의역사>나 아니면 다른 만화를 하시면서 기대하시는 반응이 있다면?


기대하는 반응은… 글쎄요, 지금 되게 기대하는 반응대로 가고 있어요.


어진

정말요?


제일 좋은 건, 이 남자 주인공을 아주 미워했으면 좋겠어요. 미워하는데, 주인공을 미워할 수만은 없잖아요. 주인공이 밉다는 감정이 자기를 돌아볼 수 있는 감정으로 바뀌거든요. 사실 댓글창에서 욕을 하는 남자들도 많거든요. 자기들이 그런 남자들이 되게 많아요.


??

ㅋㅋㅋ


자기가 찌질한 걸 아니까 자기방어로 욕을 하는 거지. 그러다가 솔직한 친구들이 댓글 다는 것도 있어요. ‘남자들 솔직히 다 그렇지 않냐. 인정할 건 인정하자. 우리도 다 그랬지 않았냐, 이제 안 그러면 됐지 뭐.’ 그런 식으로 얘기하는 친구들도 있더라고요.


어진

작품이 기획하고 의도한 방향대로 반응해주는 게 가장 좋다?


그게 가장 좋죠. 그리고 지금은 연애물처럼 흘러가니까 사람들이 연애물인 줄 알지만 마지막에 방점을 딱 찍었을 때 “어? 얘가 성장해 있네?”하고 느낄 거거든요. 그러고서 다시 처음의 민기를 보면 “어? 이상하다, 나는 그냥 자연스럽게 끝을 봤는데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그런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

성장물 하니까 생각나는데, <여고괴담2>가 성장물로 쓰고 싶었는데 사람들의 의견을 반영하다 보니까 무섭게 가게 됐다고 하더라고요. 다음 화를 만드실 때 사람들의 의견을 반영하시나요, 아니면 그냥 밀고 나가시나요?


반응과 상관없이 생각한 대로 갈 수밖에 없어요. 의견에 흔들려서 방향이 흔들려 버리면 이도저도 아닌 게 되고요, 그리고 이미 콘티를 2~3회 앞서서 만들기 때문에…


어진

사실 전반적인 그림이 다 있지 않으신가요?


있죠. 다만 어느 정도 약간 완급 조절은 하죠. 얘가 이렇게 욕을 먹으면 이제 더 이상 이러이러한 건 좀 빼자. (웃음) 다음에 얘가 이거 하면 완전 매장당하겠다 하는 것들요. 그리고 그림체 부분에서는 어쩔 수가 없는 게, 윤수 그림체를 좋아하는 사람이랑 싫어하는 사람은 딱 갈리더라고요. 이런 류의 이야기에 정확하게 어울리는 그림체는 아니에요. 지금은 그림체가 많이 바뀌었는데, 초창기 그림체는 약간 좀 딱딱한 느낌이랄까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그림이었고, 제가 생각하는 감정선과 그 친구가 생각하는 감정선이 다르다 보니까 얘는 ‘어? 이 대사를 왜 쓰는 거지?’ 모르면서 그릴 수밖에 없는 거죠. 근데 지금은 그 친구도 아주 흠뻑 동화가 돼서 (웃음) ‘아 얘가 지금 이렇구나, 이런 감정이구나’ 알고 그려요. 처음에는 제가 콘티 그려주면서 표정도 다 피드백을 줬거든요. “여기서는 이 표정을 바꿔 줘야 한다” 하는 식으로. 근데 지금은 어지간하면 한번 딱 보내면 그 친구가 알아서 감정을 딱 표현해 주더라고요. 그림은 점점 나아지고 있고.

“만화가” 김풍의 변

그리고 저는, 개그만화라는 것 자체가… 글쎄요, 모르겠어요. 그때 당시에는 개그만화라고 했지만, 개그만화가 제일 어려운 거 같아요.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개그류는 시추에이션 상에서 벌어지는 개그거든요. 아이러니한 상황 있잖아요. 이런 게 전 더 재밌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거나, 진지한 가운데서 갑자기 툭 던지는 개그가 더 재밌잖아요. 그런 걸 조화시키려고 해요. 개그맨이 나와서 웃길 땐 아무리 웃겨도 중간밖에 못 가는데 일반인이 나와서 가만히 있다가 중간만 웃겨도 되게 웃기거든요. 여기서도 개그물은 아니지만 중간중간에 웃음이 살살 나오기는 해요. 무거운 느낌은 아니잖아요.


??

사실 웃는 게 그런 거예요. ‘얘가 왜 이러지?’에서 ‘내가 왜 이랬지?’로.


그런 류의 개그를 추구하는 편이라 그렇고, 차기작이나 다음 작품을 아직 머릿속에서 몇 개 생각하고 있긴 한데, 그 중 하나가 <폐인가족>처럼 아주 가벼운 개그물을 하나 생각하고 있어요. 다만 오랜만에 그림을 그리게 돼서. <폐인가족> 이후에는 <럭키곰스타>도 했지만, 그리고 다른 것도 했었고, 그건 다른 데서 했었지만…

<폐인가족>과 <찌질의역사> 사이의 작품들을 언급하려다 말고, 대신 그는 우리가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다른 것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이제 ‘김풍 끝났구나’, ‘이젠 방송이지 뭐’, ‘김풍 만화 해?’, ‘굳이 그렇게까지 (작품) 할 뜻이 있는 사람은 아니다’ 이런 얘기를…


어진

(당황, 웃음) 정확히 알고 계시는데요?


되게 많이 들었어요. 저도 알죠. 저도 객관적으로 제 얘기를 알고 있죠. 왜냐면 처음부터 저도 만화가로 살 생각은 없었어요.?만화가들 앞에 가서는 “나는 만화 그리는 게 아니고 캐릭터 사업을 하는 사람이야, 캐릭터 사업을 하려면 만화를 (제작)해야지 (싸이월드 같은 데서) 노출이 되니까” 그렇게 얘기를 했고, 밖에 나가서 대외적인 활동을 할 때는 ‘만화가’를 앞에 붙이고 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어떻게 생각하면 좀 비겁하게 산 거죠.?딱 그때 메가쑈킹 만화가도 그렇고 강풀 형도 그렇고 백수 형도 다들 그 당시엔 만화만 했던 사람이란 말이에요. (그분들이) 계속 만화만 했고 하나만 팠기 때문에 어느 정도까지 올라왔다면, 저는 그냥 입에 맞고 달콤하고 재밌는 것만 계속 해 온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만화라는 것 자체에 사명감을 가진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그러다가 한참 놀고 잉여롭게 살고 그러다가, 한 4년간은 놀았거든요, 이제 막 요리방송도 하고 놀다가, 이제야 ‘아 만화를 해야겠다, 이젠 만화를 놓지 말고 살아야겠다’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방송 나오고 뭐 하고 뭐 하고 하는 게 재미는 있지만 허무하더라고요.?이름이 알려지고 하는 것 자체가 그렇게 알려지는 건 좀 허무하고, 창작하는 사람은 어쨌든 창작물이 나와야 거기에 즐거움이 있고 쾌감이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만화를 죽을 때까지 하자’ 생각을 하고…


어진

갑자기 비장해지네요.


다시 만화를 해야 하니까 뭔가 좀 솔직한 얘기를 한 번 해보자. 그냥 재밌고 대중이 좋아할 만한 작품 말고, “내가 하고 싶은 얘기가 뭐지?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뭘까” 하다가, 되돌아보게 되잖아요. 제가 지금 서른일곱인데, 좀 있으면 마흔이고, 20대에 대한 기억이 이제는 더 이상 어렴풋이밖에 나지 않을 것 같은 거예요. 20대를 돌아볼 수 있는 작품을 하나 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찌질의역사>를 하게 된 거죠.


어진

생각보다 찌질하기는커녕 의미가 많네요.


이름도 <찌질의역사>고 애들도 찌질하고 하지만(그게 다가 아니고), 원래 제목은 <수컷들의 역사>였어요. 근데 그건 갑자기 너무 쎄다 해서 바꾼 거예요.

그러니까 가볍게 볼 만화로서 가볍게 보지만, 마지막에 다 보고 나서는 뭔가 남을 수 있게 만들려고 해요. 저는 아다치 미츠루 만화 좋아하거든요. <H2> 같은 거 되게 좋아하는데, 만화를 보면 뜨거운 여름의 갑자원이 막 떠오르잖아요. 만화 생각만 하면 그 만화 속의 날씨, 기후, 색이 입혀지지도 않았는데 색감 같은 게 막 떠오르거든요, <H2>를 보고 있으면. 근데 웹툰이나 우리나라 만화에서는 제가 그렇게까지 이미지적으로 남는 만화를 못 본 것 같더라고요. 제 꺼 같은 경우는 그래서 배경이나 그런 걸 많이 신경 써요. 예를 들어서 ‘여기는 겨울이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고 있다’ 하면 옷차림도 자연스럽게 삭 넘기고 있어요. 사람들이 의식하지 못하게. 지금은 여름으로 넘어오고 있으니까 여름 분위기를 확실하게 내 주고. 만화를 보면서 정말 젖을 수 있게 만들고 있거든요. (책으로 나올지 안 나올지 모르겠지만) 책으로 나왔을 때, 이 책만 딱 꺼내면 나는 그 시절로 딱 돌아가는 느낌, 그런 만화를 만들고 싶기 때문에.

??

사실 제가 제일 좋아했던 만화가 <에반게리온>이었어요. 내용보다 그림체가 너무 멋있었어. 근데 그때가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였는데, 만화 그리는 법(을 알려주는 곳)은 많지만 정말 중요한 건 그림체보다 내용인데 그걸 (만드는 법을) 모르잖아요. 그런 와중에 제가 <폐인의세계>를 초등학교 6학년 때 봤는데 그때 한참 ‘엽기’라는 코드가 있었잖아요. ‘바부코리아’나 ‘엽기하우스’에서 ‘디시’가 갑자기 훅 부상하면서 폐인이라는 게 대세 코드가 되어서 이게 한참 재미있는 컨텐츠로 자리를 잡았고, 그 다음에 ‘병맛’이 대세일 때 <럭키곰스타>나 <폐인가족>이 있었고, 작품들이 대세에 부응하는 키워드가 됐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번에도 <응답하라> 시리즈와 겹치면서 <찌질의역사>도 과거를 회상하는 것이 됐는데, 대세를 어느 정도 타는 편이신가요?

저는 진짜 트렌드나 이런 걸 타는 편은 아닌데, 솔직히 말하면 제가 <응7>가 나오기 전에 콘티를 벌써 4개 만들었었어요. 뭐냐면 저는 영향을 받은 게 <건축학개론>이었어요.?거기서 각색을 했던 형이랑 되게 친했거든요. 그 형이 각색한 걸 너무 재밌게 봤고, 단순히 그 시절에 대한 회상이 아니라 남자 시각의 순정물인데 일방적인 게 아니라 정말 리얼한 감정을 담아 보자. 리얼한 감정을 담는 만화를 제가 본 적이 거의 없거든요. 대사도 만화체 대사라는 게 있고 그렇잖아요. 그런 게 아니라 진짜 우리가 평상시에 쓰는 말이나 평상시에 남녀간에 충분히 벌어질 수 있을 법한 이야기를 왜 만화에서는 볼 수가 없을까? 드라마에서는 볼 수 있는데. 그리고 드라마에서는 생각을 읊으면 유치한데 만화에서는 생각을 읊어도 안 유치하다는 장점이 있잖아요. 그런 만화의 장점을 한번 살려 보자. 진짜 얘가 이 행동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 아니냐, 이런 거에 대한 좀더 솔직한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과거에 대한 트렌드라는 거는 확실히 있어요. 그게 우연찮게 맞아떨어진 부분이 없지 않아 있고요, 회상을 하다 보니까 어쩔 수 없이 99년을 떠올리게 되더라고요.


어진

‘아햏햏’ 시절에는 실제로 그걸 작가님이 즐기고 계셨고, <찌질의역사>도 그런데 그 사이 <럭키곰스타>나 <폐인가족> 같은 ‘병맛’ 만화는 별로 그리고 싶지 않으셨다고 들었어요.


그렇죠. <폐인가족> 같은 경우는, 생각해 보면 사명감 같은 걸 가지고 그리지는 않았었어요. 이게 돈도 되고, 사람들도 좋아하고 그러니까 그린 거 있잖아요. 내 장단이 있고, 내가 원하는 게 있고 대중이 원하는 게 있고 다르단 말이에요. 이 둘이 정확히 딱 들어맞으면 최고로 행복할 텐데, 그렇지가 않죠. 제가 싫어하는 걸 하면서도 사람들이 좋아하니까 그냥 그리긴 했지만.

<폐인가족>을 제가 20대 중후반에 그렸는데 그때 그리면서 나와 같은 나이대나 그 윗사람한테 보여주기가 부끄러운 거예요. 그분들이 봤을 때는 유치하거든요. 친한 사람들 중에는 장항준 감독님 형이나 영화 쪽 사람들이 있는데, 그쪽 분들한테 보여드리기가 부끄러운 거예요. 나와 같은 나이대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싶고, 나도 즐겁고 내 주변 사람들도 즐거운, 조금 어른스러운 만화를 제가 좀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만화 스타일에 만족하는 편이죠.


어진

하고 싶은 만화를 하시려고 바꿔가는 과정이다?


그죠. 근데 이걸 한번 하고 나면, 그 다음엔 유치한 만화를 하더라도 (웃음) 사람들이 ‘예전에 이런 것도 했던 사람이구나, 스펙트럼이 넓은 사람이구나’라고 좀 봐주지 않을까.


어진

(<폐인의세계>를 들추며) 이런 책도 내신 적이 있기 때문에 아마 잘 하실 수 있지 않을까요.


(당황, 웃음) 어휴 이건…


어진

근데 저는 이때 이후로 쭉 봤지만 이 만화책이 김풍님의 작품세계의 정수라고 생각해요. 평범하지 않은 그림체에 유머에 간간이 들어가는 의외성까지 있어서 재밌게 봤었고, 사람이 그리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때 그때도 재미있었고, 지금의 작품들도 이렇게 잘 나와 주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항상 재밌게 잘 보고 있습니다.


어휴 감사합니다.

전직 교실만화가에게: 그냥, 그냥 그리는 거예요

사실 Twenties Timeline이 가장 궁금했던 건 이런 거였다. 상당히 많은 중1, 고2들이 ‘교실만화가’ 경력을 다소간에 쌓는다. 그 경력은 절대 다수의 경우 폐기되고, 김풍의 경우엔 만화가라는 지금의 직업으로 계승되었고, 피처의 경우에는 그림 대신 글로 재미를 만든다는 잡지 에디터 쪽으로 전환되었다. 이 분기점은 어디에서 오는가? 그 많은 교실만화가들이 모두 웹툰 작가가 될 수 없다면, 장차 그들에게 대체로 가능한 삶이란 무엇인가?
이런 걸 다짜고짜 물어볼 수가 없어서, 전직 교실만화가들끼리 생각을 나눌 만한 물건을 들고 갔다. 당시 피처가 집필한 만화공책(N중학교, 가격 미정, 피처 개인 소장)이 그것이다.

어진

그림체 하니까 생각나는데, 그림을 본격적으로 배우신 적이 없다고 하시는데, (만화공책을 꺼내며) 이거는 뭐냐면…


??

(E의 어깨를 짚으며) 이분이 교실만화를 그렸다고 했잖아요. 그걸 보여드린다고 가져왔는데…


(반가움) 오 한번 봐도 될까요?


어진

네, 보여드리려고 가져왔어요. 중학교 상장 공책이에요.


(훑어본다) 우와!


어진

이때가 뭐냐면 4컷만화가 막 튀어나오던 시기에요. <아즈망가대왕>이 나오고…


(계속 본다) 아~!


어진

그러던 시절이라, 지금 생각해 보면 이게 왜 웃긴지 모르지만 그땐 되게 재밌게 그렸었어. 저는 그래요. 제가 가장 어렸을 때 제 입으로 말했던 장래희망은 만화가였어요. 그런데…


(계속 본다) 우와! 오, 이거 진짜로… 만화를 열심히 그리셨는데요?


어진

열심히 그린 건가요? (웃음) 그러니까 이런 거죠. 그땐 이렇게 낙서하는 게 재밌고 하다가, 교실에서 그리다 보니까 이게 기본적으로 학교 내용이( 되었)고, (여기) 나오는 키 큰 사람들은 다 선생이에요.


그러니까. 저도 그랬어요. 집에 아직도 중학교 때 그렸던 스프링노트 공책이 있어요.


어진

저도 있어요 ㅋㅋㅋ 저는 만화가를 계속 하고 계시다는 점에서 부럽다고 할까 신기하다고 할까 좋고 할까 그런 거예요. 저는 만화가를…


(다시 만화공책을 살펴보며) 아니 근데 내용도 재밌는데요?


어진

근데 저는 예를 들어서 그런 거였어요. (특정 페이지를 펼치며) 이런 만화의 경우는 ‘행운의 편지’라는 개념 자체가 당시에 너무 웃겼어요. 그게 웃기다는 표현을 하고 싶어서 이런 만화를 그렸던 건데…

총 6편의 4컷만화 <행운의 편지> 시리즈는 아주 단순하다. 학생, 선생, 동네 사람들이 하나같이 멍청해서 누가 돌린 행운의 편지를 쓰고 주고 받고 또 쓰기를 거듭해 마침내 작가한테까지 배달된다는 유치한 유머의 만화다. 그러나 교실만화가에서 끝나지 않았던 김풍 작가는 <행운의 편지> 시리즈나 혹은 그보다도 조잡한 4컷만화들을 굉장히 진지하게 보면서, 격려의 말을 고르려고 애쓰고 있었다.

그런데 나름 이런 것들이, 결국은 생각을 전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웃긴다는 것도 포함해서 생각을 표현하는 거잖아요.


어진

저는 그랬어요. 제 나름대로 노력을 해 봤거든요. 책도 베끼고 해 봤는데 이런 식의 SD 그림 이상의 7등신 8등신을 못 그리겠는 거예요. 이게 이런 식으로 2년인가 3년 장기 연재(?)를 하면서, 계속해서 애들은 변함없이 재밌다 재미없다 하는데, 저는 어느 순간 자기반성을 하게 되더라고요. 이런 그림으로 훗날에도 계속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만화가라고 하기가 좀 그렇지 않을까 해서 그때 만화가라는 지향을 접어 놨었어요. 그러고 인제 이런 식으로 웃긴 것이 있고 웃긴 걸 표현하고 싶다는 그걸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다가 그때 하필 등장한 게 블로그였고, 그래서 그때 열심히 글을 쓰기 시작한 것 같아요.

김풍님의 예전 그림은 개그만화에 최적화를 했다고 생각했고, <찌질의역사> 나왔을 땐 ‘아하, 이런 이야기니까 이런 그림으로 확 바꿔 그리시는구나’라고 착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저는 개그만화를 그리려고 그린 게 아니라 이런 그림체니까 개그만화밖에 그릴 수가 없었어요. 진지한 얘기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고. 그래서 ‘나중에 진지한 얘기를 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이런 그림체로 만화가를 운운하지는 말자’ 해서 접었던 것 같아요. 김풍님은 저 같은 사람 보면 어떠세요?


저는 만화라는 거는… 그냥… 자기가 좋아서 하는 거잖아요. (만화공책을 가리키며) 이때만 하더라도 보는 사람들이 다 주변 친구들이 전부란 말이에요. 그 친구들이 보고 재미있어하기만 하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에너지가 생기잖아요. 다음 만화를 그릴 수 있는 에너지가.?저도 중학교 때는 선생님들을 다 악당으로 만들어가지고 막 싸우는 그림을 그렸단 말이에요. 저는 1반이었는데, 제가 그걸 3교시 때까지 막 그려요. 4교시 때 애들이 반마다 돌리고 나면 그게 다시 돌아와요. 보면 뒤에 댓글처럼 애들이 뭐라고 써 줘요. 다음 화에 어떻게 해 달라고 떠요. 그럼 그걸 반영하고 그런 걸 했었거든요, 생각해 보면.‘난 인기작가가 될 거야’라는 것보다 ‘난 그냥 만화를 그리고 싶어’ 정도라면, 지금 해도 상관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 잡지를 발간하고 있으면, 거기 한귀퉁이에다가…


어진

(웃음) 저보다 잘 그리는 스탭이 있어가지고요…


(손사래) 아니, 만화는 잘 그리고 못 그리고가 없다고 생각해요. 호민이(주호민 작가)도 잘 그리는 그림체는 아니잖아요.


??

(당황)

 

어진

아 이거 인터뷰에 실어야 되나요?


상관없어요. 자기도 알아요. 호민이 그림은 잘 그리는 그림이 아니지만, 정감이 가는 거죠. 그 친구가 원래 3CF 엽기만화 출신인데, 그림보다는 내용이 더 재미있고, 그 내용과 잘 어울려서 충분히 내용 전달에 부족함이 없는 그림이면 그게 맞다고 생각하거든요. 호민이 만화 같은 걸 보면 그림체도 단순하고 선도 단순하지만 표정이나 보고 있으면 모든 걸 적절하게 담고 있고. 전 만화를 그리는 사람들은, (만화공책을 가리키며) 이런 그림도 뭐냐면, 자기가 꾸준히 계속하고 있다 보면 자기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다만 열댓 명이라도 그 반응이 있잖아요. 그러면 그들에게 ‘너네들이 좋아하는 만화 그려 줄게’라고 해서 그려 주면 그게 어느 순간 필력(筆力)이 되거든요.

제가 맨 처음 <폐인의세계>를 디시에서 했었을 때도 그땐 카툰갤러리가 없었어요. 그림을 올렸더니 계속 삭제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김유식 대표한테 메일을 보냈죠. 그랬더니 ‘자기도 재밌게 봤는데 알바생이 자꾸 삭제한 것 같다, 카툰 갤러리를 만들어 주겠다’ 해서 카툰갤러리가 생겼던 거고, 제 덕에 (뒤에 앉아 있는 메가쑈킹 작가를 가리키며) 메가쑈킹이라든가 마인드C, 뻔쩜넷 등등의 만화가들이, 제 덕분에!


??

ㅋㅋㅋ 이건 싣겠습니다.


그렇게 카툰갤러리에서 많이들 등단을 했죠. 그리고 그 당시에 했던 만화들 자체가, 아햏햏이 뭔지 사람들이 모를 때예요.


어진

맞다, 그랬죠.


그리고 정말 온라인이라는 것 자체가 사람들의 관심이 없었고, 온라인은 아예 다른 세계였고요. 언론에서는 아예 다루지도 않았어요. 가끔 가다 KBS1 뉴스 같은 데서 “온라인이란 무엇인가?” 이런 종류로 다뤘었고. 온라인 문화라는 것 자체가 생소하던 때이기 때문에 아햏햏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엽기 문화, 그들만의 언어(를 만화로 그린 것이었어요). “대체 그게 뭔데?”라는 질문만 몇백 번은 들었던 것 같아요, 인터뷰 할 때마다. 뜻이란 게 없다, 오타에서 나왔던 거고 그 오타가 재밌고 (댓글놀이) 1등 2등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고…


어진

오타 자체도 의미가 없죠 사실은.


이게 뭐 중요한 건 아니지만 그들의 문화다, 이런 것들 가지고 우리끼리 재밌자고 한 만화였거든요. 근데 이게 퍼질 줄은 저도 상상도 못 했던 거죠.

 

 

제②편 예고

지금 보신 ①편보다 약간 더 많은 분량을 할애하여 <트웬티스 타임라인>에서만 다루는 독점 주제를 수록합니다. 병맛 만화가가 아닌 김풍의 면모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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