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사업] ① 학과통폐합,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라!

• 안학수


• 25 4월 2016

1) 헬파고(Hangooksic Enhanced ALPHAGO) 학과

= 바둑학과(ㅁ대학교) + 컴퓨터소트프웨어학과 + 전기공학과

헬파고 학과는 한국식 발전형 알파고 알고리즘의 분석과 개발을 위해 진화된 학과다. 2016년부터 시작된 3조 5천억짜리 거대 프로젝트 ‘지능정보산업 발전전략’ 프로젝트의 한가운데에서 탄생했다. 이 학과는 궁극의 바둑인간 이세돌과 겨루어 5승 0패를 거둘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매년 실내 흡연이 가능한 대국장에 이세돌을 초빙하여 대국을 두는 연례행사를 시행하고 있다.

헬파고 학과는 완벽한 인공지능 개발의 중간 목표로서, 로봇 물고기를 위한 어류급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과장으로는 현재 새누리당 의원인 ‘생각의 초고수’ 조훈현 9단이 재직 중에 있다.

2) 김치전사 학부

= 한식세계화학과(= 식품자원경제학과 + 사학과 + 국제학부) + K-TUBE학과(= 디자인조형학부 + 미디어학부) + 보건과학대 + 사이버국방학과

‘김치전사 학부’는 이 학교의 격에 걸맞게 복잡한 발생 계통을 가진 학과다. 이 대학교가 배출한 불세출의 대통령 이모 씨와 그의 정권 아래에서 추진되었던 “한식세계화” 산업을 생존을 위한 특화 산업으로 선정하여, 식품자원경제학과와 사학과와 국제학부를 통합하여 ‘한식세계화학과’를 탄생시켰던 것이다.

그러나 한식세계화학과는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양념치킨은 한식인가 양식인가’라는 부먹찍먹급 난제로 인해 한식파와 양식파로 나뉘었고, 거듭되는 내분과 함께 멸종위기에 처하게 되었다.?‘개척하는 지성’답게, 이 대학교는 돌파구를 찾기 위해 얼마 전에 통폐합 신설한 K-TUBE학과와 한식세계화학과의 통폐합을 결정하여 전 세계로 널리 방영되는 ‘김치전사학부’를 탄생시켰다.

김치전사학부 이후 보건과학대와 사이버국방학과를 흡수해 “방역”과 “테러 방지”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전사’를 양성하는 학과로 거듭나게 되었다.

3) 네E버웹툰빅데이터학부

= 웹툰창작학과(ㄱ대학교) + 컴퓨터공학과 + 회화과 + 경영학과 + 통계학과

ㄱ모 대학교는 이미 국문학과와 전기전파공학과를 합쳐 웹툰창작학과를 만들어 최초의 ‘학과간 융합 진화’를 성공시켜 선제적이고 개척자적인 입지를 확보해낸 명문 학교이다. 이 학교는 후에도 진화와 통폐합을 멈추지 않고, 컴퓨터공학과와 회화과, 경영학과와 통계학과를 통합시켜 대한민국 최고의 IT 기업인 ‘네E버’와 ‘웹툰’, 그리고 현대 경영의 트렌드인 ‘빅 데이터’ 구축을 합친 네E버웹툰빅데이터학부를 창설하기에 이르렀다.

네E버웹툰빅데이터학부의 졸업생들은 빅데이터의 정량적이고 이과적인 사고방식과 네E버 웹툰의 정성적 감성을 융합한 문-이과-통섭의 대표주자이며, 수백만 대학생의 밤과 성적을 빼앗아간 것으로 악명 높은 ‘중간고사 기간 모든 웹툰 다시보기 무료 이벤트’ 등이 네이버웹툰빅데이터학부 졸업생 1기의 작품으로 알려져있다.

4) 상섬사관학교

= ㅅ대학교 전 학과 통폐합

가장 전복적이고 창의적인 노선을 통해 살아남은 것은 ㅅ모 대학이다. 돈 안되고 취업에 도움 안 되는 수백 년의 전통 따위 개나 줘 버리고 “상섬사관학교”로 본격 개명하며, 이 학교는 모든 학과를 ‘상섬OO학과’로 통합시키는 과감한 조치를 취했다.

이런 뼈를 깎는 변이과정을 통해, 이 학교는 대한민국 모든 대학 중 대기업 점유율 최상위권에 위치하게 된다. 비슷한 전략을 취한 대학교로는 ‘ㅈ사람미래대학교’가 있었으나, 그 미래가 어떠한 미래인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여 빠른 멸종의 운명을 맞이하게 되었다.

5) 청년중동파견근무학과

= 아랍어과(ㅎ대학교) + 경영학과 + 건축과(ㅎ대학교)

취업이 안 된다며 징징대는 청년들은 다 중동으로 가 버렸으면 좋겠다는 영도자 수령님의 인도하심 아래 탄생한 학과이다. 전형적이지 않은 발생 계통을 가진 학과로서, ㅎ모 예술전문 대학과 ㅎ모 외국어 전문 대학교의 극적인 접붙임 과정을 통해 탄생시킨 유전자 배열을 통해 탄생했다.

사막에서 모래바람 맞으면서 송유관 깔고 건물 짓는 전략은 베이비붐류의 구식 생존 전략으로 여겨져 왔으나, 아들 세대 역시 아버지 세대의 전략을 그대로 답습하는 양상을 보이며 폼은 일시적이지만 수저는 영원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아들 세대는 특히나 수십년간 계절적 모래바람을 맞아온 덕에 아버지 세대에 비해 더 높은 적응력 보이는 능의 놀라운 진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말이 안 된다고?

나도 말이 안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