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뮤컴백] ② 이찬혁의 ‘아버지군번’은 누가 될까?
악동뮤지션 컴백 → 조기입대 → ?!
이번 주 ‘먼탐라’ 키워드는, 지난 5월 4일 0시에 “Re-Bye”를 발표하며 컴백한 악동뮤지션입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악뮤’의 신곡이나 컨셉 등은 평가하지 않기로 합니다. 사실, 최신 가요에 대해 가장 공감 가는 비평은 멜론 베댓에 있으니까요.
저희는 악동뮤지션의 “컴백” 자체에 주목했습니다. 그들은 “어쩌면 위기”(③)인 YG로서 컴백했고, 군입대 직전에(②) 컴백했으며, K팝스타의 간판스타로서(①) 컴백했기 때문이죠. 이제부터 보시겠지만, 그들을 둘러싼 연예계 상황이 꽤 묘합니다.
이번에는 제2부, ‘조기 입대 스타’를 다룹니다. 악동뮤지션의 기타리스트 이찬혁이 ‘악뮤사춘기’ 활동이 정리되면 내년에?입대한다고 하죠. 그보다 먼저 군대를 후딱 갔다 온 스타들을 만나 보세요.
악동뮤지션이 돌아왔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반가움보다는 아쉬움의 감정이 더 크게 피어난다. 작곡, 작사부터 보컬과 랩까지 중추적으로 담당한 ‘오빠’ 이찬혁이, 나머지 하프 앨범을 올해 안에 내놓고 입대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승기, 빈지노(Beenzino), 유아인처럼 서른을 꽉 채워 가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제 겨우 21살인 이 재능 넘치는 소년이 벌써부터 군대에 가기로 했다니.
그래도 마냥 아쉽지만은 않다. ‘2년 뭐 금방이지’ 하는 이유도 있지만, 미필 딱지를 일찍 떼고 나와 초조함 없이 맘껏 훈내를 풍기며 활동하는 (또는 활동할 예정인) 다섯 남자의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다 갈 때 가는 게 좋은 거야’라는 꼰꼰스러운 말에는 크게 동의하지 않지만, 어쨌든 이들을 보면 악뮤 이찬혁의 선택은 차라리 잘한 결정인지도 모르겠다.
창민 - 가진 거라곤~ 전역증밖에 없다~♪
2008년 JYP가 야심차게 내놓은 두 보이그룹 중 ‘새벽 2시’가 컨셉이었던 2AM의 멤버 이창민. 그는 한국 아이돌계에서 독보적이다 못해 조금은 황당할 수도 있는 존재다. 그의 이미지 메이킹 컨셉이 무려?‘군필돌’이었던 것. 다른 남자 아이돌들이 20대 초반에 데뷔의 영광을 누리고 싶어서 짧지 않은 연습 기간을 견딜 때, 그는 이미 경찰교향악단 보컬로 활동한 의경 만기 전역자로 활동을 시작했다. 오디션은 말년 휴가 때 봤고, 소속사로부터의 전화는 전역하는 날 받았다고.
엄격하게 따지자면 에이젝스의 형곤, 소년공화국의 원준도 ‘군필 아이돌’이긴 하다. 하지만 병역 사항이 그룹 내 캐릭터가 된 것은 사실상 그가 처음이 아니었을까? 이후 그는 원래부터 ‘맏형’ 캐릭터였던 것에 합쳐져서 훈내를 풀풀 풍기며 지금까지 아무 문제 없이 활동을 이어 왔다. 함께 옴므(Homme)를 결성했던 8eight의 이현이 뒤늦게 군대를 가고, 슬옹이 벌써 서른이 되었고, 조권은 2년 뒤면 연기를 할 수 없게 되겠지만, 창민은 그다지 초조해 보이지 않는다. 군대라는 큰 고비를 하나 넘기고 온 덕분인 듯.
박서준 - 누나, 나 어디 안 가요. 걱정 마요.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은데…’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군대를 미루는 경우가 종종 있다. 스트레스?안 받는 대신?한창때에 입대하느냐, 끝까지 해 보는 대신 계속 압박을 받느냐의 고민. 걱정을 일찍 덜고 가자는 성격이라면 전자를 택하곤 하는데, 박서준이 그런 케이스였다. 그는 20~21살 때, 불안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만 같은 감정을 이겨내기 위해 차라리 정신이라도 바짝 차리자는 생각으로 입대를 결심했다. 그리하여 08 군번 박용규 이병은?경비보도대를 거쳐 청주교도소에서 복무하고 2010년에 만기 전역 병장이 되었다.
전역 2년 후인 2012년부터 시작된 그의 커리어는 FM자세로 상승곡선을 그리며 꾸준히 좋아졌다. ‘드림하이 2’, 조연 송민수 역을 담당한 ‘따뜻한 말 한 마디’를 거쳐 지난해의 ‘킬미, 힐미’와 ‘그녀는 예뻤다’의 주연 자리까지. 활발한 작품 활동이 이어지고, 거기에 ‘심멎’ 외모가 더해지니 “완소 남배우” 계보를 잇는 건 당연하다. 만약 그가 군대를 미루고 미루다 지금의 전성기를 맞았다면 어땠을까? 인생에 만약이란 없지만, 그때야말로 땅을 치고 후회했겠지? 박서준은 현명한 선택을 한 듯싶다.
류준열 - 야, 내가 너 때문에 무슨 짓까지 했는 줄 아냐. 군대까지 갔다 왔어.
배우의 경우에는 일찍부터 만개하지 않는 이상 웬만하면 병역을 일찍 해결하는 게 이후 활동에 도움이 된다.?앞서 소개한 박서준도 비슷하지 않았던가. 우리가 작년부터 얼굴을 익히게 된 류준열 역시 그렇다. 벌써 31살(!)인 류준열의 첫 작품이 2014년의 영화 ‘소셜포비아’였으니, 29살이라는 꽤 늦은 나이에 데뷔한 셈이다. 하지만 ‘응답하라 1988’에서 그가 보여준 연기에는 전혀 부담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에게 다른 건 몰라도, ‘이거 하다 군대 가야 한다’ 하는 걱정은 없었으니까.
그는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수원시 영통구청 가정복지과에서 성실히 군 대체 복무를 이행했다고 한다. 물론 그 이후로 4년간 특별한 커리어는 없었지만, 서른 줄에 터진 ‘응팔’의 인기를 아무 걱정 없이 누릴 수 있었던 것은 그 군복무 덕분에 허락된 것이었다. 만약 그가 입대 직전에 ‘응팔’의 시나리오를 소화해야 했었다면, 시청자들을 뒤흔들어 놓았던 “어남택 VS 어남류” 논쟁은 그 정도로 불타오르지 않았을 수도 있었겠다. 세트장 골목길의 혜리 앞에서조차 ‘대체복무 어떻게 가지’ 같은 걸 생각하고 있었을 테니 말이다.
유승호 - 진실은 사실을 이겨. 그리고 내가 제대한 건 진실이고 사실이야.
아역 배우로서 이름만 대면 모두가 아는 인기인으로 살아 왔다면, 군입대에 대해서도 좀 다르게 생각할 수 있지 않았을까? 편법을 동원해 징병 대상에서 빠지거나, 인기의 힘만 믿고 버텨 보거나 하면서. 하지만 11살 나이에 ‘집으로…’의 감동을 뽑아내며 데뷔한 이래 ‘돈텔파파’, ‘공부의 신’, ‘불멸의 이순신’, ‘태왕사신기’, ‘선덕여왕’, ‘보고싶다’ 등등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유승호는, ‘보고싶다’ 종영 두 달 만에 팬 카페에 인사 한 줄만 남기고는, 2013년 3월 5일자로 깜짝 입대를 해 육군 27사단 신병교육대 조교가 된다.
건강하고 훈훈하게 자란 아역 출신 배우가 예고 없이 입대한다는 소식은, 유승호 팬들의 걱정을 사기에 충분했다. “군대에서 적응 못 하면 어떡하지?” “사회 복귀해서 적응 못 하면 어떡하지?” 하지만 그는 훈련병들이 싫어할 정도의 FM 신교대 조교로 군생활을 잘 마쳤으며, 이 소식은 유재석 미담 전하듯 꾸준히 훈훈하게 전파됐다. 게다가 2014년 말쯤 무사히 제대해서도 최근 종영된 ‘리멤버 ? 아들의 전쟁’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아역 출신 배우 이상으로 성장한 기량을 보여줬다. 유승호, 군대 공백기, 성공적.
박지빈 - 더 멋진 배우가 되려구요.
놀라지 말길 바란다. 2003년 당시 10살의 나이로 데뷔해 ‘가족’, ‘안녕, 형아’, ‘꽃보다 남자’, 그리고 유승호처럼 ‘이산’, ‘천추태후’, ‘선덕여왕’ 같은 사극에서 주?조연 배우들의 단골 아역을 맡아 왔던 박지빈이, 지금 군대에 있다. 그는 지난해 5월부로 21살에 현역 입대했으며, 현재는 충북 증평군에서 군생활 중이라고. 원래는 더 일찍 가려고 했는데 유감스럽게 겹친 부친상 때문에 입대가 미뤄졌다고 한다. 게다가, 대학에 진학하는 대신 군대부터 가겠다고 내린 선택이었다.
뉴스를 찾아보니, 아역 배우로서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성인 배우로의 행보를 걷기 위해 이른 입대를 결정했다고 한다.?워낙에 ‘대표 아역 배우’의 이미지가 강한 배우이니 그럴 수 있다. ‘선덕여왕’ 때 같이 지냈던 선배(?) 유승호도 보았을 것이고. 따져 보니, 지금 그는 제대까지 대략 9개월 정도 남았다.?곧 ‘아들 군번’을 벼르고 있는 일병 말 ~ 상병 초로 추측된다. 전역 후 박지빈의?연기 노선이 어떻게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한 남성의 인생 곡선으로만 보자면, 그의 선택도 매우 탁월한 축에 속한다.
악뮤 - 찬혁아 알았지? 일단 갔다와서 생각하자!
그리고 지난 5일 악동뮤지션의 서울숲 청음회 공연 후, 이찬혁은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3월 4일자의 양현석 인터뷰 기사를 언급했다. “올해 앨범을 마지막으로 내년에 입대하겠다고 사장님께 말씀드렸어요. 그런데 기사로 나올지는 몰랐고요.?가기 직전에 인사드리고 싶어요. 그게 멋있는 것 같아서. 이 정도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악동뮤지션의 ‘군공백’ 이후는 어떻게 될까? 현재 악동뮤지션의 상황으로 보았을 때, 그간의 활동이 유승호나 박지빈처럼 대중들에게 확실한 이미지로 어필되지는 않은 상황이고, 굳이 따지자면 ‘응팔’ 찍고 군대 가는 젊은 류준열의 케이스에 가깝다. 자칫하면 지금까지 쌓아온 것들이 속절없이 무너져 내릴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젊은 예비역 연예인들의 사례를 보고 나니, 갈 거면 지금 가는 게 맞는 것 같아 그리 크게 걱정되지는 않는다. 다만, 지금 그 감성 그대로 잃어버리지 않고서 돌아오기만을 바라 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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