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상반기 위클리 스트레스 클리닉
“위클리 스트레스 클리닉”을 소개합니다. 지난 상반기 우리가 받은 스트레스 지수를 확인하시고, 가장 적절한 처방을 받으세요.
1. <명량> 관객 수 최단 기간 1천만 명 돌파 +12
지난 7월 30일에 개봉한 영화 <명량>이 12일 만에 "천만 관객"을 넘었다. 최민식 류승룡 나온다길래 망하지는 않을 줄은 알았지만, <괴물>보다 빠른 국내 최고기록이래서 덜컥 겁이 났다. 이래서는 나 혼자 뒤떨어지는 것 아닐까? 예매하려고 찾아보니 웬걸, <명량>만 잔뜩 상영중이고 다른 영화는 거의 없다. 그래서 예매 없이 바로 영화관 가니까 웬 가족들이 그렇게도 줄을 길게 서 있는지. 포기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 친구들 단톡방에서는 한창 “이~슌~신!!”이나 ‘12척의 XX’ 드립이 유행이다. 나도 끼워 줘! 나도 <명량> 볼 꺼야!
2. 배우 로빈 윌리엄스 별세 +63
평범한 화요일 아침이었다. 자고 일어나 SNS를 켰는데, 나보다 먼저 일어났거나 밤샘을 하고 있던 친구들이 '로빈 윌리엄스'를 추모하는 것이었다. 잠이 덜 깨서 그게 누구였는지 기억을 못 해내고 있었는데, 누가 "RIP Robin Williams"라면서 <죽은 시인의 사회> 영상을 올린 것을 보고 그제서야 생각이 났다. 아, 키팅 선생님! 너무도 자연스럽고 행복한 미소로 "특별하게 살아라, 오늘을 즐겨라"라고 말하던 그 배우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크다니! 그 날 하루는 온종일 안타깝고 섭섭했다.
3. 거듭된 28사단 사건 +28
“참으면 윤 일병 되고, 못 참으면 (22사단 GOP 탈영사건의) 임 병장 된다.”
세 청춘의 죽음이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28사단 얘기다. 한 일병은 군사정권 시절의 고문기술자 이근안도 울고 갈 끔찍한 고문과 구타에 시달리다 결국 목숨을 잃었고, 두 명의 상병은 휴가를 나와 ‘죽이고 싶다’는 짧은 메모만 남긴 채,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폭력이 있어야 기강이 유지된다’라고 믿었던 평범했던 이들은 악마로 돌변했고, 피해자는 다시 가해자가 되어 폭력을 되돌려주어야만 했다.
일회성 인권교육, 간부 역량 강화, 관심병사 제도 개선 같은 ‘안 봐도 비디오’인 대책을 내놓는 동안 군필자들은 자신이 겪거나 가했던 폭력을 다시 한 번 떠올리며 몸서리쳤고, 군 입대를 앞둔 이들은 자신이 겪을 폭력의 무게를 가늠하지 못해 떨어야 했던 한 주였다.
4. 김원중의 숙소 무단 이탈과 국가대표 자격 무기한 박탈 +7
‘김연아의 남자친구’라는 수식어가 붙어야만 설명이 되는 듯한 (국군체육부대 아이스하키팀 소속) 김원중 선수 외 2명이 결국 국가대표자격 무기한 박탈 등의 중징계를 받게 되었다. 지난 6월 말 아이스하키 대표팀 합숙 훈련 중, 밤에 차를 몰고 외출하여(!) 마사지를 받고(!!) 돌아오다가 음주운전 차량에 의해 교통사고가 났었던 것을 은폐했었다는 게(!!!) 이제야 드러났던 것이다. 더불어 지난해 말 여성들과 밤샘 파티(!!!!)를 벌이고, 동석한 여성의 승용차를 운전했던 것까지(!!!!!) 튀어나왔다. 전 국민을 친정 언니·오빠로 두고 있는 김연아의 남자친구가 ‘마사지’를 받고 일탈적인 파티 참석이라니, 온 친정언니오빠들의 한숨과 눈물이 그칠 일 없는 사건이었다.
5. “We are all jikgujok.” -2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애매한 물건을 골라 잠깐 동안만 판매하는 해외 사이트 meh.com에서 위 캡쳐와 같은 글을 올려 화제가 되었다. 지난 7월 다수의 한국인들이 이 홈페이지에서 물건을 구매한 것을 알게 된 후, 운영진 측에서 판매 증가 원인을 분석하고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직원까지 고용하여 이러한 글을 올린 것. 영어로 쓰인 부분을 잘 읽어보면 ‘재벌(chaebols. 한국의 재벌에 상응하는 적당한 영어 단어가 없어 그대로 쓴다)’에 잠식된 한국의 시장에 대한 분석까지 보여주었다. 썩 좋지 못한 국내 시장 때문에 바다 건너 저 멀리에서부터 물건을 사 와야 하는 상황이 씁쓸하긴 하지만.
6. 로또 조작설 제기 +7
가끔 심심할 때면 로또에 당첨되는 상상을 해보곤 하지 않는가. ‘1억은 차 사고, 5억은 부모님 용돈 드리고, 10억으로 괜찮은 집 한 채’ 이 따위 생각 말이다. 하지만 이 따위 꿈도 사치인가보다. 로또 번호가 아무래도 수상하기 때문이다.
45개의 숫자 중 ‘1,2’나 ‘7,8’ 같이 연속된 숫자가 나올 확률은 얼마나 될까? 약 53%로 생각보다 낮지는 않다고 한다. 하지만 그게 무려 9주 연속으로, 특정한 번호 대에서 나온다면 어떤가? 실제로 최근 601~609회차 로또 당첨번호 분석결과 매번 연속된 번호가, 특정한 번호 대(1~10 사이, 30~45사이)에서 나왔다고 한다. 그래서 일각에선 이번에도 역시 ‘로또 조작설’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너무 낙심하지 말자! 로또가 조작이 아니라 해도 당신이 그 주인공이 될리는 없으니까. 그러니까 차라리 실력으로 할 수 있는 프로ㅌ… 아… 아니다…
총계: +115
심각한 수치이다. 현재까지 Twenties Timeline이 위클리 스트레스 지수를 관측해 온 이래 최대치를 경신했다. 방치할 경우 든든학자금 대출 과정에서 e러닝을 수강하다가 키보드를 아작낼 가능성이 50% 이상 증가할 수 있다.처방
〈명량〉으로 투여받은 국뽕을 해독하기 위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나 〈안녕, 헤이즐〉 등의 군소(?) 해외 영화를 1건 이상 시신경에 투여한다. 3일이 경과하여도 호전되지 않을 경우 라디오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하고 “Awesome Mix Vol. 1”을 반복 청취한다.
에디터? _ 김어진 , ?박준성 , 허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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