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7: 추석 특집
PT7을 소개합니다. 여러분의 '퍼펙트'한 나날을 위해 꼭 필요한 문화생활 '트레이닝'을, 트웬티스 타임라인이 일곱 가지 항목으로 꼼꼼히 챙겨 드립니다. 믿고 따라오셔도 좋습니다.
추석 특집
벌써 추석이다. 취업은 괜찮니. 학점은 잘 나왔니. 애인은 있니… 각종 질문들에 땅값은 오르셨어요? 정도로 대꾸할 용기가 없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다. 당신의 상처받은 멘탈을 단단히 훈련시켜 줄 추석특집 피-티 세브은
1일째 : 웹툰 <먹는 존재>
그만 좀 처 먹어! 그리고 내 등을 후려치는 스매싱. 억울하다. 아니, 맛있는걸 이렇게 많은데. 제게는 아직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길 수 있는 12개가 넘는 건치가 있사옵니다. 이렇게 당당히 반박하고 싶지만 체중계의 숫자가 이제 그만하라며 나를 말린다. 그냥 스마트폰을 꺼내 <먹는 존재>나 읽자. 팍팍한 세상 속에서 가진 것 없는 백수 유양이 부리는 미워할 수 없는 허세와 먹부림에서 다른 먹방들과는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레진코믹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최신 에피소드 몇 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무료로 볼 수 있다.
2일째 : 음악 <왜 나한테만 지랄이야>
각종 잔소리 폭격 속에서 늘어가는 것은 대답의 기술들. 그러다 슬쩍 방에 들어가 조카들이랑 또봇이나 보겠지. 그래도 우리, 현실은 시궁창이지만 분노의 스피릿은 잃지 말자. 필살의 헤비메탈 밴드 피해의식의 <왜 나한테만 지랄이야> 뮤직비디오를 당장 재생하라. 올해 펜타포트 페스티벌은 물론, 지난 달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도 공연하였던 실력파 밴드가 대신 말해주는 시원한 분노는 3분 39초동안 뮤직비디오 속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 것이다. 주의. 친척들의 어떠한 잔소리에도 이 뮤직비디오가 떠올라 웃음이 터질 수도.
3일째 : 영화 <취권 2>
파란 로고가 선명한 명함을 내보인 순간 친척들의 아이돌로 등극한 사촌. 어릴 때의 원한까지 담아 선빵을 날려버리고 싶지만 오늘도 나는 참는다. 그런데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이 속을 어쩌면 좋을까. 추석만 되면 나오던 추억의 오빠, 성룡의 <취권 2>로 마음을 달래보자. CG가 펑펑 터지는 요즘 액션은 아니지만. 땀 냄새 물씬 풍기는 투닥거림의 진한 매력이 당신의 2시간을 책임질 것이다. 내가 성룡인지 악역이 사촌인지 모르는 몰아일체 속에서나마 당신이 행복하기를.
4일째 : 예능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한복, 노래, 씨름… 여기에 옵션으로 외국인 사위/며느리 정도가 들어가는 진부한 명절 예능은 잊어라. 수많은 파일럿 프로그램들이 정규 편성을 위한 치열한 레이스 중이다. 많은 애기 덕후들을 생성한 <슈퍼맨이 돌아왔다> 역시 추석 파일럿으로 시작한 케이스. 이제, 예능 힙스터라면 명절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중 MBC에서 편성된 파일럿 <띠동갑내기 과외하기>가 신선하다. 나이 많은 스타들이 평소 배우고 싶던 것을 후배 연예인에게 배운다는 내용 속에서 뻔한 로맨스와 삼각관계는 들어갈 여지조차 없다. 거기에 떠오르는 예능 블루칩 성시경과 전통의 강자 김희철이라는 라인업은 평균 이상의 신뢰감을 가져다 줄 것이다,?라고 친척 어른들에게 전파해보자. 추석 천하장사 씨름대회에 점유당한 채널 주권을 가져올 수 있을지도??확률은 대략 2% 정도.
5일째 : NME 선정 최고의 뮤직비디오 100선
했던 말 또 하다 보니 지겹고, 듣는 입장에도 이제는 강약약 강강강약 강중약의 패턴을 파악하게 되는 5일차, 어딘가 푹신한 곳에 엉덩이를 장착시키고 이번 기회에 해외뮤지션의 세계를 탐구해보도록 하자.?역순으로 공개되는 NME 선정 최고의 뮤직비디오 리스트. 참고로 100위가 마이클 잭슨의 빌리진이란다. 이쯤 되면 1위의 클라스가 절로 궁금해진다. 설거지 하라는 구박을 듣지 못할 만큼 방대한 음악세계를 유유히 산책하다보면 명언 한 구절이 절로 생각난다. 음악은, 명절이 허락한 유일한 마약이니까…
6일째 : "Dog Shaming"
당신은 지금 침대 위에서 재활용 쓰레기처럼 구르고 있다.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엄지손가락뿐. 스마트폰을 찾는 조금의 수고를 거친 다음 구글에서 dog shaming을 검색해보자. 동물애호가부터 개고기 애찬론자까지, 모두를 다 수용할 수 있는 멍멍이들의 귀여움이 당신을 후려칠 것이다. 아무 생각없이 히히덕거리면서 어디 한번 머리를 저 끝까지 비워본다면, 빨간 날이 끝나버렸다는 충격적인 사실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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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째 : 스튜디오 지브리 입체조형전
지브리 사가 문을 닫았다는 소문은 건너건너 들었다. 그저 명절이 반갑던 어린 마음처럼, 이제는 다시 찾을 수 없는 것들이 점점 늘어난다. 나이만 훌쩍 먹어버렸지, 속은 아직도 지브리를 보던 꼬마인데 말이다. 스무살이 넘으면 꼭 뭐라도 할 줄 알았는데. 어른의 얼굴을 하고 있는 거울 속의 내가 한심하고도 측은하다. 기운을 차리고 오랜 항해를 끝낸 스튜디오 지브리를 만나러 용산으로 가보자. 스크린에서 튀어나와 움직이는 추억 속의 장면들이 눈 앞에서 생생하게 펼쳐질 것이다. 지브리는 끝났어도, 이렇게 기억은 계속된다.우리 역시 계속되길 바란다. 어떤 식으로든.
에디터_ 김도현, 정다혜, 황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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