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아티스트가 같이 만드는 공연, 부루다 콘서트
오빠는 왜 모니터 안에서 나오질 않아요..?
허 모양(22세, 장기하 덕후)은 지금 모니터 앞에서 애먼 손톱을 깨물고 있다. ‘장기하와 얼굴들 3집 앨범 발매 기념 전국투어’ 티켓팅이 코 앞이기 때문이다. 2011년 6월에 나온 2집 이후 3년 4개월 만의 새 정규앨범. 이번 콘서트는 꼭 가야만 한다는 의지가 가득하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비싸지는 티켓값… 통장을 한 번, 인터파크 티켓 창을 한 번 볼 때마다 한숨만 나온다.
수능 끝나고 갔던 2011년 연말 콘서트만 해도 스탠딩 66000원이었는데, 이번 콘서트는 무려 88000원(수수료, 배송비 미포함)이다. 내 용돈 빼고 모든 게 오르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덕후의 손은 티켓팅을 하고 있다. 그렇다. 정말 비싸다. ‘장기하와 얼굴들’이라서가 아니라, 요즘 티켓값이 전반적으로 다 비싸다. ‘장기하와 얼굴들 3집 앨범 발매 기념 전국투어’의 티켓팅을 담당하고 있는 인터파크에 있는 콘서트 중 한 뮤지션의 단독 콘서트 위주로 몇 가지를 더 눌러 보자.
나도 나도 오빠들 직접 볼거야 만질거야
- 커플들이나 가는 어반자카파의 '2014 어반자카파 콘서트 겨울'
- 120분 / R석 99000원/S석 77000원 - 박효신느님의 '15주년 기념 라이브 투어 HAPPY TOGETHER'
- 150분 / VVIP석 143000원부터 B석 55000원까지 - B1A4 오빠들의 '2014 B1A4 Road Trip to Seoul - READY'
- 150분 / 88000 ~ 99000원 - GOD 아저ㅆ…아니 오빠들의 'GOD 15t Anniversary Reunion Concert Encore'
- 180분 / 스탠딩· VIP 143000원부터 B석 44000원까지
- 허모양의 한 달 용돈 대략 30만 원, 뭘 가든 1/3은 날아가네?
그때 황야에서 부루다콘서트가 나타나시더라
물론 아티스트가 공연에 기울이는 노력, 최적의 감상을 위한 무대비용을 생각하면 위의 비용이 이해되지 않는 바는 아니다. 다만 아직까지 사회인이 아닌 내 지갑이 서럽고 또 서러울 뿐. 그러던 어느 날, 하늘도 이런 슬픔을 안 것인가. 이 절망을 타개할 존재가 나타났다. 그 이름하여 부루다콘서트.
부루다 콘서트는 팬과 뮤지션, 프로모터 간 협력적 소비를 지향하는 국내 최초 콘서트 소셜 플랫폼을 지향한다. 조금 말이 어렵게 느껴지는데, 공연 구성 형태를 보며 차근차근 짚어보자. 부루다콘서트를 통한 공연에는 두 가지 티켓이 있는데, 부루다티켓과 간다티켓이 바로 그것이다.
우선?부루다티켓?예매를 받는데, ‘부루다’라는 그 이름처럼 아티스트를 부른다는 의미를 가지며 이 티켓 판매를 통해 생긴 수익을 가지고 아티스트가 공연을 기획하게 된다. 이 부루다티켓이 완판되어야만 아티스트는 공연을 시작할 수 있으며, 만일 정해진 기간 동안 다 팔리지 않으면 그 공연은 다음 기회로.
완판 후 공연이 확정되면?간다티켓?예매를 받는데, 이 티켓 또한 매진이 되면 부루다티켓을 구입한 사람은 티켓 가격을 50% 환급 받거나 Md상품을 받을 수 있다. (환급 / Md상품 여부는 각 공연마다 다르다.)
이 과정에서 팬은 거품이 빠진, 상당히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연을 즐기는 동시에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후원한다는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더불어 아티스트 측에서는 부루다티켓을 통해 제작비를 어느 정도 미리 충당하여 유연하게 공연을 기획할 수 있으며, 어느 정도 재정적 부담을 덜게 된다.
기존 공연과의 본격적인 비교를 위해 우리 10cm 오빠들을 소환해서 자세하게 알아보자.
오빠 이제 제가 오빠를 마주봐도 되나요
- 10cm 일반공연
2011년 콘서트 '10centimental' / 44000~66000원
2013년 연말콘서트 '크리스마스니까 괜찮아' / 전석 77000원 - 부루다콘서트와 함께한 10cm
부루다티켓 55000원
간다티켓 44000원.
- 간다티켓이 매진되었을 때 부루다티켓 구매자들은 50% 환급.
물론 가격형성에는 공연장 크기가 영향을 줄 수 있다. 대규모 스타디움을 중심으로 공연한다면 평균 티켓 가격이 좀 더 저렴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형 공연장을 채우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아티스트의 경우 중소 규모의 공연장에서 비싼 티켓 가격을 책정해 공연을 해야하는 한계가 있었다.
<10centimental>의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은 4300석, <크리스마스니까 괜찮아>의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는 639석이었다. 한편 <10cm 미리듣기 콘서트>의 서강대학교 메리홀(대극장)은 455석인데도 불구하고 부루다콘서트를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팬들과 만날 수 있었다.
(* 좌석 수 출처 : 플레이DB)
내가 사랑하는 뮤지션을 직접 부르다
부루다콘서트는 올해 2월 22일, 요조의 <YOZOH in Cafe 여수> 공연을 시작으로, 10cm, 라이너스의 담요, 선우정아, 원펀치 등이 거쳐갔다. 물론 아직 완벽한 플랫폼은 아니다. 비교적 인기 뮤지션에 속하는 10cm 콘서트 간다티켓 예매오픈당시, 서버 과부하로 많은 사람들의 속을 터지게 했던 적이 있었다. 또한, 공연의 진행에 큰 역할을 담당하는 부루다티켓 예매에서 선택할 수 있는 좌석이 정작 별로 좋지 않았다는 적도 있었다. (그래도 아티스트가 센스있게 공연 중 부루다티켓 쪽을 언급해주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
아직 플랫폼 안에 그렇게 많은 '부름'이 있지는 않다. 10월 20일 현재 기준으로 간다티켓 <일꾼들의 회동_선우정아> 한 공연밖에 없지만, 그래도 괜찮다. 처음 공연 기획 단계에서 금전적 문제를 겪을 일이 없는, 예를 들자면 대형 기획사의 아이돌 콘서트는 부루다콘서트를 통해 공연을 제작할 일이 없을 것이다. 이런 플랫폼을 통해 양질의 공연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지 않았는가.
그러니 남은 것은 상상하는 일 뿐이다. 우리와, 우리가 사랑하는 뮤지션이 부담없이 함께 공연을 만들어갈 수 있는 방향을. 그 중 부루다콘서트는 가장 가깝고 선명한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참고로 선우정아는 '아파', '뱁새'등의 노래로 유명한 싱어송라이터로, 10cm와 루싸이트토끼 등과 같은 소속사인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에 속해 있다. 부루다콘서트를 통해 10월 31일 <일꾼들의 회동_선우정아>를 진행할 예정이다. 10월 20일 현재 간다티켓 예매가 열렸다. 가격은 35000원. 관심 있다면 많은 참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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