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지갑을 건 SM과의 빅-매치
덕질은 철저한 자본주의를 반영한다. 내 지갑을 열면 내가 행복해진다. 그렇지 않으면 박탈감을 느낀다. 그리고 이 덕질이 SM을 만난다면? 그 잔인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내 지갑을 건 SM과의 빅- 매치. 일코를 잠시 해제하고 살포시 풀어보겠다.
Round 1_
나 vs Supestar SMTOWN
지난 해 8월, 아주 손발이 오그라드는 제목의 모바일 리듬게임이 출시되었다.
그 이름은 바로 SUPERSTAR SMTOWN….
계속해서 설명을 하자면, 현재 SM TOWN 소속 가수들 :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f(x), EXO, 레드벨벳 등의 노래로만 구성된 리듬게임이다. 처음에 설치할 때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연동이면 숨겨왔던 나의 수줍은 덕심 어떡하나 걱정했지만, 이런 내 맘을 잘 알고 여타 SNS와 연동되지 않더라. 만약 카카오톡 연동이 됐다면 주변의 덕 동지들을 알아볼 수 있었을텐데..
난이도는 다른 리듬게임들보다 쉬운 편이다. 점수를 얻는데 중요한 건, 각 그룹 별로 가지고 있는 카드인데, 카드 등급이 좋을수록 높은 점수를 받는다. 카드 등급은 C, B, A, S, R로 구분된다. 썩 괜찮은 A부터는 거의 현질을 해야만 나오는 프리미엄 카드인게 함정. 모으다 보면 채워야하는 카드가 한 두 개가 아니기 때문에 플래티넘 랭크, 혹은 세계 최고 기록을 노린다면 거의 중고 차 한 대 값이 든다고 한다.
하하.. 안해… 안할건데, 자꾸 우리 오빠들 노래 나오니까 내가 그만둘 수가 없잖아.. 신곡 티저를 게임으로 공개하는 게 어딨어^_ㅠ 폰 요금 고지서를 볼 때마다 후회하지만 시계바늘은 되돌릴 수 없어…
Round 2_
나 vs 2015 Seasons Greetings
(탁상용 캘린더 + 스케줄러 + 메이킹DVD + 미니 포토카드 캘린더)
1년을 상큼하게 시작하는 건 달력과 스케줄러를 장만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믿는다. 아이돌 팬이라면 내 방 책상 위에 올려놓을 달력 하나 정도는 갖고 있지 않을까? 회사에서 나오는 공식 굿즈에서부터 팬들이 직찍으로 만든 상품들, 심지어 관광지나 문구점에서 파는 것들까지 있지만 팬들은 역시 회사에서 나오는 공식 굿즈의 퀄리티가 가장 궁금하다.
사진이 너무 커서 달력으로서의 실용성이 없다고? 나에게 필요한 건 저 사진이니까 실용성 만점 드릴게요. 집에 고이 모셔놓고 다닐 수 있는 캘린더와 달리, 스케줄러는 보통 늘 지니고 다니면서 사람들 앞에서도 척척 꺼내야 할 때가 많기 때문에 그저 책상 서랍에 박혀있을 경우가 많다. 그러니까 따로 팔아주세요. 캘린더만 사게. 아니 스케줄러보단 화보집이라 생각하고 걍 사진이나 많이 넣어주세요.
Round 3_
나 vs SMTOWN STARDIUM
STARDIUM이 생기기 전까지 SMTOWN의 굿즈샵에서는 포토카드나 파일홀더, 노트 등 문구류를 위주로, 사진을 박은 것들을 팔았는데 한마디로 촌스러워서 사실 사고싶지 않았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You Great라며 일반인도 깜빡 속게 만드는 놀라운 브랜드를 만든 YG가 좀 부럽기도 했다. 하지만 슴-타운-스타티움이 생긴 뒤로부터는 다르다, 뭔가 다르다!
사실 이 곳은 위치 선정부터 나같은 국내 팬보다는 외국인 팬들을 먼저 저격하고 있다. 한국인만큼 외국인이 많다는 인천국제공항, 김포공항 국제선터미널, 명동 롯데영플라자,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매장을 둔 굿즈샵이다. 한동안 세련미와 조금 거리가 멀었던 SM이 STARDIUM을 통해 굿즈를 디자인 상품들로 만들고 나니 현기증이 난다.
생일이나 앨범 로고 디자인 등을 이용해서 만든 열쇠고리, 옷, 신발들을 보면 일코 때문에 미뤄뒀던 철벽이 무너진다. 아이쿠 뭐부터 사야하지? 매장 직원들이 모두 하얀 가운을 입고 있는데 마치 복종해야할 것만 같아. 의사 선생님 이건 뭔가요. 숨이 가쁘고 열이나요. 하하하….
Round 4.
나 vs SMTOWN @ coex artium
그리고 내 지갑을 노리는 끝판왕이 지난 1월 14일 등장했다. 최초 셀레브리티 컨텐츠 체험공간이라는데, 6층짜리 건물인 이 테마파크는 그냥 날 거꾸로 들어서 마지막 10원까지도 탈탈 털어갈 작정을 한 것이 분명하다. 2층은 위에서 말한 쇼핑몰인 스타디움이 확장되어 있고, 4층은 카페로 디저트도 굿즈의 일환으로 판다. 하지만 이건 아무것도 아니다. 3층은 마치 내가 SM의 가수가 된 마냥 SM 스탭들에게 직접 메이크업 및 스타일링도 받고, 트레이닝과 녹음, 사진이나 뮤직비디오 촬영까지 할 수 있는 스튜디오가 있다. 저기 언니 이 패키지로 해서 얼마라구요?……네 넘어갈게요.
5/6층에서는 가수들을 언제나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상시 공연장이 있다.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홀로그램 공연장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스쿨오즈(School OZ)라는 뮤지컬을 하고 있는데, CG가 참 멋있다. 자식이 있으면 꼭 데려가고 싶지만 홀몸이라 다음 기회로 미뤄야겠다. 선오픈을 했던 날부터 요즘까지 재입고 되는 날이나 쇼케이스가 있는 날에는 새벽부터 매장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소녀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행복한 세계에서는 이런 문장들이 가능하다.
- 레코딩을 마치고 나오는 슈퍼주니어 규현에게 나도 모르게 인사해 버렸다.
- 샤이니 디저트가 맛있을지, EXO 디저트가 맛있을지 너무 고민해버렸다.
- 하지만 옆 주크박스에 종현이 있는 걸 보고 샤이니로 결정!
- 아, 먹다 보니 저쪽 쇼파엔 EXO가 커피를 마시면서 수다중. 아무래도 하나 더 먹어야겠다
- 무대 위에 나와 최강창민이 함께라니. 페북에 올리면 난리나겠지?
말이 더 필요없다… 오시라, 그리고 느끼시라. 상상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
아래는 영업영상 되시겠다.
결론
그래서 내 말은 말이지, 고맙긴 고마운데..
세상에내 지갑을 지키는 사람은 나밖에 없으니까 돈 열심히 벌자.
의 이름으로 나온 최근 기사 (모두 보기)
- 이 시대의 수많은 ‘사이먼 D’에게 - 2018년 9월 16일
- 소확행이 아니꼽습니다 - 2018년 9월 16일
- “창업하는 각오로 진지하게 랩 하고 있는거에요” - 2018년 9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