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오빠들의 라디오 천국 ② 밤이 찾아왔을 때
스위스, 오스트리아, 라오스, 바티칸, 스웨덴. 이 나라들의 공통점이 뭘까요?
몇몇 애매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이 나라들은 모두 중립국입니다.
스웨덴 같은 경우는 중립국가라는 정체성만이 아니라
일상적으로도 중립을 매우 소중히 여긴다고 하죠.
스웨덴적인 가치를 가장 잘 설명하고 있는 단어로
라곰lagom이라는 단어를 들 수 있는데요.
라곰이란 주로 '적당히'라고 번역되지만
중립적인 가치를 담고 있는 단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웨덴 사람들이 생각하는 중립이란 스스로를 돌보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것,
그리고 모두에게 좋은 것이어야 한다고 합니다.
중립이 그렇게 좋은 것이었나, 돌아보게 되는데요.
특히 '모두에게 좋은 것이어야 한다'고 하는 대목이 마음에 듭니다.
*
세상의 모든 음악의 시그널 음악인 Mike Batt의 Tiger in the Night을 들으면 아, 저녁이 시작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동시에 몰려오는 포근함을 느낄 수 있다. KBS 클래식 FM에서 방송되는 세상의 모든 음악은 '세상의 모든 음악'이라는 타이틀 그대로 월드 뮤직을 전혀 어렵지 않고 감성적으로 소개해준다. 이 음악들만 듣고 있어도 하루의 아주 평범한 저녁이 평화로운 영화의 한 편처럼 낭만이 선물처럼 찾아온다고 장담할 수 있다. 거기에 2015년부터 새롭게 DJ가 된 전기현의 부드러운 목소리는 그 낭만을 연출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참고로, KBS Classic FM은 광고도 없고 다시듣기로 들어도 음악이 잘리지 않기 때문에 시간에 관계 없이 다시듣기에도 알맞다.
뭔가를 쓰고 있는 사람의 모습은 아름답습니다.
골똘해져서 한 쪽으로 15도 쯤 기울어진 고개라든지,
아주 소중한 무엇처럼 펜을 꼭 쥐고 있는 손이라든지,
또는 어떠한 의도와 욕망도 담고 있지 않은 것 같은 순수한 무표정.
쓰는 것에는 그 쓰는 행위에 집중한 사람에게는
함부로 침해하기가 어려운 기운 같은 게 있죠.
어떤 일에 애를 쓰는 이의 모습은 정말 안쓰럽습니다.
뒤집힌 채 버둥거리는 거북이거나,
떠나간 마음을 되돌리려는 남자이거나,
그 애씀의 결과가 빤하게 보일 때 더 그렇게 느껴지죠.
글을 쓴다는 것도 실은 모두 어떤 종류의 애씀입니다.
거북의 등처럼 삶을 짊어진 우리 모두 어쩔 수 없는 시지프스의 후예이기도 하구요.
마음 씀씀이라는 말들, 하곤 하죠. 인간은 몸을 써서 노동을 하게 되어 있구요.
그리고 마음을 써서 관계를 성숙하게 만들어 갑니다.
애를 쓰고, 신경을 쓰고, 마음도 쓰라고 있는 것.
그렇다면 아끼지 말고 다 쓰는 것도 괜찮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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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를 통해 방송되는 라디오도 있지만, 최근 몇 년 간 크게 성장한 팟캐스트도 빼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에 정착하면서는 시사 프로그램에서 가장 큰 성과를 보였는데, 그래서 얼마 전 100회를 넘긴 <이동진의 빨간책방>의 존재는 각별하다. 국내 문화 예술 분야 1위 팟캐스트. 매회 15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영화평론계의 유재석이라고 여겨지는 이동진이 합정에 있는 빨간책방카페에서 녹음하는 이 팟캐스트는 이미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다. 참 말 잘하는 이 오빠의 언변을 듣다보면 어려운 책도 어느순간 지루하지 않게 느껴진다. 마침 저녁 8시는 책 읽기에도 딱 좋은 시간, 이때 팟캐스트를 틀어보는 것도 좋겠다. 혹시나 이동진이라는 남자의 매력에 빠져 업로드를 기다리는 게 너무 힘들다면, 새벽 2시부터 SBS파워FM에서 하는 영화음악 라디오 프로그램인 <이동진의 그럼에도 불구하고>로 아쉬움을 달래보자.
태양계의 행성들을 탐사할 때마다
우리 지구가 기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다가 지구는 우리가 살기에 적합한 조건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어쩌다가 우리는 이 곳에서 살아남게 되었을까요?
어쩌면 그건 이 넓은 세상에서
나와 꼭 맞는 사람들과 만나는 일과 비슷합니다.
그것은 기적이기도 하지만,
서로에게 적응하고 싶었던 노력력의 결과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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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블로 조정린의 친한친구>을 독서실에서 낄낄대며 들었던 어린 날의 기억. 라디오를 들은 20대라면 한 번 쯤은 있을 것이다. 2014년 4월, 한참동안 멈췄던 꿈꾸라가 초대 DJ였던 타블로와 함께 돌아왔다. 장난기 가득한 동네 오빠 같았던 타블로는 어느새 인생의 풍파를 이겨낸 대한민국 대표 감성 아빠가 되었고, 교복을 입고 킬킬대던 우리들은 취준생이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타블로는 즐겁고 우리는 그때처럼 킬킬댄다. 사각 사각 연필 소리와 함께 하는 ‘블로 노트’는 시간이 지나도 여전하다.
나는 지금 이걸 이야기 해서 풀어야 하는데
상대방은 시간을 달라고 할 때, 있죠.
많은 연인들이 이런 문제로 싸우고요.
친구 관계에서도, 친한 동료 관계에서도
감정의 타이밍이 어긋나는 순간, 많이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시간이 해결해 주는걸 아는데도 우리는 의문을 갖죠.
도대체 왜?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시차가 있다는 말, 아시죠?
그리고 각자의 감정에도 이 시차라는 건 존재합니다.
'난 이렇게 하는데', '나한테 좀 맞춰줬으면 좋겠는데.' 하면서
내 감정을 상대방에게 강요하는 것. 그것만큼 위험한 일 없어요.
언제나 타이밍이 중요한 법이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저도 오늘 어떠한 강요도 안하려구요.
졸리면, 지루하면 언제든 주무셔도 괜찮습니다.
근데요, 아마 이번 주는 일찍 주무시면 후회할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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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경의 ‘잘자요~’로 달달한 심야라디오의 대명사를 차지한 푸른 밤. 지금은 샤이니의 종현이 진행하고 있다. 조용하고 나긋나긋한 심야 라디오에 바쁜 현직 아이돌이 DJ를 맡는다는 기사가 나오자 마자 녹음방송이 많아지지 않을까, 감성이 파괴되지 않을까와 같은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굉장히 차분하고 무엇보다 심야 라디오에 대한 사랑이 큰 종현 덕분에 91.9MHz의 자정 감성은 여전히 잘 유지되고 있다. 특히 요즘 작사작곡에 재능을 보이는 종현이 비정기적으로 <푸른 밤 작사 그 남자 작곡>이라는 코너를 만들어 청취자들의 사연을 바탕으로 작곡을 해서 푸른 밤에서만 발표하고 자주 틀어주기도 하는데, 벌써 꽤 많은 곡들이 나왔다. 종현도, 푸른 밤도 로맨틱, 성공적.
심야식당에
오셨습니다.
*
엄청난 라디오 팬들을 이끌었던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의 ‘라천민’들이여, 윤이모를 기억하는가.?우리를 폭풍 감성으로 빠지게 했던 KBS 라디오 방송국의 윤성현 PD가 이제 솔로활동을 시작했다. 한 사람이 연출, 대본, 진행을 모두 도맡아 한다. 특별한 오프닝은 없다. 매일같이 인사는 똑같다. 코너 소개도 '오늘은 여러분께서 가장 좋아하는 코너'라며 뻔뻔하게도 말한다. 나른한 목소리, 그러나 시니컬한 태도로 사연을 읽고 신청곡을 틀어주거나 추천곡을 틀어주는게 다인데도 왠지 모를 그 분위기에 위로받는 느낌. 성시경을 닮은 외모에 바지를 벗고 방송을 한다는 유희열의 묘사가 사실인지 궁금하지만 그는 좀 더 베일에 싸여 있어도 좋을 것만 같다. 매월 넷째주 수요일 새벽에는 KBS 관악산 송신소 정기 점검 관계로 방송을 하지 않으니 참고하시길.
(클럽에 오프닝 따위는 필요하지 않다.)
(음악으로 말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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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클럽은 박주원, 정기고, 김예림, 푸디토리움, DJ 소울스케이프, 프릭하우즈, 검정치마로 구성된 일곱 명의 DJ가 요일별로 진행하는 색다른 구성의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DJ별로 즉 요일별로 선곡이나 분위기가 매우 다른데, 이것이 애프터클럽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금요일의 애프터클럽은 DJ 소울스케이프(여기서 DJ는 라디오DJ가 아니다)의 ‘360 라디오 스테이션’인데, 그의 다양한 선곡과 오픈 마인드 디제잉은 역대급이다. 또한 토요일 프릭하우즈의 ‘Freakhouze On Air’는 DJ의 멘트나 코너가 없이 진행되는 국내 정규 라디오 사상 최초의 EDM(Electronic Dance Music) 방송이다. 국내 정상급 DJ의 디제잉에 맞춰 오밤중에 몸 좀 흔들고 싶은 분들께 추천. 그러나 4월 말부터는 개편으로 아마 애프터클럽 자체가 폐지될 것이라고 하니 정작 개개인의 DJ의 진행은 정말 몇 번 남지 않았다. 빨리 찾아 들어보자.
산더미처럼 쌓인 일을 하고 보니 어느새 시간은 새벽이고,
어린 자녀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 나니 새벽입니다.
또, 깜깜한 도로를 졸음과 싸워가면서 한참을 달리다가
휴게소에 들러서 커피 한 잔을 하기도 하죠.
바로 우리 조솜 가족들의 새벽 일상인데요.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일상이지만
잠깐의 여유가 있기에 힘을 낼 수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일 할 때는 긴장할 필요도 있죠. 너무 느슨하면 실수하니까요.
하지만 누구에게나 쉬는 시간은 필요합니다.
성능 좋은 컴퓨터도 계속 쓰면 느려지거나 멈추잖아요.
긴장을 풀어도 되는 시간이나 공간, 친구가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제가 이 시간이 쉼을 줄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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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 트는 새벽에 흘러나오는 이 훈남 스멜의 목소리 주인공은 누구죠?'
지식인에 질문이 쇄도한다. 그 주인공은 SBS 공채 14기 조정식 아나운서. SBS에서 생방송 투데이라는 시사 프로그램과 8시 스포츠뉴스, 심야 라디오인 사운드 오브 뮤직까지 진행하는 단연 SBS의 간판 아나운서이다. 아이돌 못지 않은 비주얼에 능력도 좋고 성실하고 목소리까지 다 가진 이 남자 때문에 새벽에 잠 못 들고 라디오 앞에 앉은 누나들이 한 두 명이 아니다. 얼마 전에는 1주년 기념 이벤트로 결혼하는 청취자에게 결혼식 사회를 맡아주는 통 큰 이벤트를 준비하기도 하니, 참으로 기특한 아나운서…아니, DJ가 아닐 수 없다. 아무쪼록 앞으로도 길게 훈내를 뽐내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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