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든어택2’에서 ‘카오스온라인’의 아픈 추억을 떠올리다
'스타2'의 열기는 끝났다. 그 빈자리를 '블소' 등의 게임이 채우기엔 역부족이었다. 피씨방 점유율 1위의 자리는 국민 fps ‘서든어택'이 힘들게 지키고 있었다. 2011년 겨울은 그랬다. 어떤 게임도 '대세'가 아닌 시절이었다. 그나마 내가 하던 게임은 '워크래프트 3', 정확히는 '워크래프트 3'의 유즈맵 세팅 중 하나인 '카오스' 였다.
앉은 자리에서 14시간을 연달아 할 정도로 푹 빠졌던 카오스. 그러던 와중, 기쁜 소식이 들려왔다. 더 이상 유즈맵이 아니라 '카오스 온라인' 이란 이름으로 출시된다는 것이었다. 그것도?무려 100억이나 되는 투자를 받으면서 말이다.
그 당시 비인기 장르였던 AOS 게임 중에서는 가장 유명한 게임이었고. 나이스게임 TV에서 진행한 'Chaos Clan Battle'이 인기를 끌면서 그만큼 AOS 장르의 잠재력에 주목하는 시선이 많았다. 그렇게 2011년 11월 29일, 대작 '카오스 온라인'이 오픈했다.
그리고 결과는, 무척이나?실망스러웠다. 투자한 돈을 어디에 쓴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캐릭터 설정, 대사, 캐릭터 모델링 등에 공을 들인 것은 잘 알겠다. 하지만 그것들이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정작 바뀌어야할 부분들 - 리커넥팅, 매칭 등의 문제는 개선되지 않았다. 심지어 캐릭터 선택 제한이나 유료 아이템의 존재는 기존의 카오스를 경험했던 유저들에게는 심각한 기피 요소였다.
문제는 끝나지 않는다. 게임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그래픽은 100억의 수준의 것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뒤쳐져있었다. 여기에, 심각한 수준의 '발적화'가 있었다. PC방에서조차 버벅거리는 게임이었다.?한마디로, 이것이 2011년에 오픈한 게임이라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다시 '워크래프트' 카오스로 돌아가는 사람도 있었고, 마침 리그오브레전드라는 듣도 보도 못한 게임이 등장하기도 했다. ?분명한 것은, 아무도 카오스 온라인을 플레이 하지 않았다는 것. 왜 항상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일까. 그렇게 큰 인생의 교훈을 느낀지 5년 뒤, 서든어택2가 오픈했다.
서든어택2를 두고 너무도 많은 말들이 나왔고, 같은 말을 또다시 보태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다만, 카오스 온라인과 닮은 점이 매우 많다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흥미롭다. 전작의 인기와 구조를 그대로 이어받아 몇몇 부분만 개선하면 될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카오스 온라인과 마찬가지로 돈은 쓸 대로 쓰고, 게임 전체적으로는 전작과 나아진 부분이 아무것도 없었다.
서든어택2는 다가오는 9월 29일에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다. 제대로 된 경쟁력조차 갖추지 못한 채로 시장에 게임을 내놓은 대가를 아주 비싸게 치루는 셈이다.?단순히 '외국산 게임에게 밀려서 실패했다'가 같은 변명같은 이유를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잘못된 기획으로 인해 태어난 김지원 대원의 불명예 제대가 아쉬울 뿐이다. ?다음 임무에서는 멋진 주인공으로 다시 부활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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