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박A/S] 제1탄: 대학언론 독자 소견서

‘독립언론포럼 독박’이 있은 지 5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때 오고갔던 이야기는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요.

 

우리 그때 했던 다짐,
“어쨌든 파이를 키우자”는
어떻게 실천되고 있을까요.

 

‘우리끼리만의 매체’에서 벗어났다는
그런 평가를
다음 학기에는 받을 수 있을까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Twenties' Timeline의?연속 기획
독박 - 애프터 서비스

 

시작합니다


 

우리도 독자가 궁금한데 하물며

때는 서력 2015년, ‘독립언론포럼 독박’이라는 특별한 토론회가 있은 지 다섯 달이 지났다. 현장은 여름의 날씨처럼 어떤 열기로 뜨거웠고, 트웬티스 타임라인은 그 열의를 ‘완전한 외부자’의 입장에서 마주했었다.

본지는 대학언론은 아니지만 20대의 누군가의 실정과 관점에 입각해 제작되고 있는 온라인 ‘매체’이고, 그래서 그 자리에 있었던 김어진 피처는 사실 한 명의 독자요 비-관계자에?가까운 사람이었다. 마주친 열기를 리뷰해서 올리자마자 대학언론의 내부에서 항의가 들어왔던 것은 그래서였는지도 모르겠다.

본지는 후속 기사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다섯 달이 지났다. 그간 뭐 했느냐고 궁금하셨을지 모르겠다. 놀고 있지는 않았다. 매체들―독립언론, 학보사, 교지제작위원회 여러분―이 저마다, 그 포럼 이후, 다시 바쁜 취재와 마감과 발행의 일정으로 돌아와 매일에 충실하고 있었듯이. 사실은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본지가 준비한 설문조사의 데이터가 충분히 모이는 때를 말이다. 무슨 데이터냐고? 독박에서 아쉽게 마주하지 못했던 '독자'들의 의견들이 그것이다.

다른 것은 제쳐두고라도, 대학언론 관계자의 포럼에서의 토론에서 ‘일반 독자’의 발언이 없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독자가 뭘 읽고 싶어하는지, 어떤 생각과 의견이 있는지가 중요하다. 그렇다면 누군가는 학보와 교지와 독립언론을 읽는 일반 독자들로부터의 의견과 생각을 수집해야 할 것이었다. 그리하여 이번 독박AS 기획의 제 1탄은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로 준비했다.

서울 및 수도권, 그리고 지방의 의견을 다양하게 수렴한 DB를 만들기 위해?타켓 광고를 집행하는 동시에 효과적은 전파를 위해 Google Forms으로 집계하였으며, 그 결과 총 288건의 응답이 기록되었다.?오래 전부터 제기되었던?‘대학언론의 위기’라는 논의가 진전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학보: 가장 가까이에 있지만 가장 쓸쓸한

먼저 학보에 대한 일반 독자의 의식 조사를 읽어 보면, 학보를 읽는 사람의 경우 접근성을 학보의 최강 장점으로 꼽았다. ?몰랐던 주제를 다뤄서?학보를 본다는 응답도 19%나 되었다. 반면 학보의 편집 방침이 좋아서 학보를 본다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매우 미미하였다.

학보를 읽지 않음으로 답한 사람들에게 추가적으로 물어보았다. “학보를 읽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서?찾아 읽기 어렵다라는 항목이 다수를 차지하였다. ?그밖의 가장 큰 요인을 찾아 보자면, 기사가 빈약하다는 점이 학보의 최대 약점으로 꼽혔다. 그 다음 선택지의 비중보다 ‘기타’의 비중이 더 큰 것을 보아, 학보를 읽지 않게 되는 요인은 상당히 개인적인 편차가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교지: 재미는 있지만 어쩐지 손이 잘 안 가는

일반 대학언론 독자들은 교지에 대해 ?기사가 재미있다는, 즉 콘텐츠의 흥미유발이 가장 주요하게 작용하고 있었다. 심지어 구하기 쉽다는 이유보다 더 중요한 이유로 응답되고 있었다. 분량이나 구성이 좋아서?교지를 읽는다는 독자들도 16%로 상당수를 차지했다.

‘교지를 읽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매우 다양한 여론들이 있었다. 찾아 읽기 어렵다는 접근성의 문제가 전반적 추세로서 지적되었지만, 그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기타 이유였다. 독자들은 아는 이야기만 나와서 안 읽는다던지, 분량이나 구성의 문제로 선호를 결정하지는 않았다. ?이?설문 문항에 담지 못한 기타 의견은 아래에 별도로 기술하였다,

 

독립언론: 훌륭한 창간 취지, 파악이 안 되는 배포 위치

이 항목은 학보나 교지에 비해 독립언론이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할 수 있어 삽입하였다. 간단히 ‘독립언론이란 ~한 간행물이며, ~대학교의 ~와 같은 것들이 독립언론입니다’라고 소개한 뒤 응답을 받은 결과, 모른다는 응답이 57%로 좀더 많았다.

독립언론을 읽는 이유로는 “취지가 좋아서” 응답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말하자면 독립언론 독자들은 그 독립언론이 표방하는 가치들을 충분히 수용하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새로운 정보를 전해 주는 기능보다는 ‘재미있고 알차다’라는 점이 좀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독립언론에 대해서는 다른 대학 매체와 비슷하게, ‘구하기 어려워서 안 본다’라는 의견이 핵심 ‘비구독’ 이유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사실은, ‘아는 이야기만 나오기 때문에’ 독립언론을 안 읽는다는 응답이 한 건도 없었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독립언론에는 뭔가 다른 이야기, 몰랐던 사안이 실려 있으리라고 기대하고 찾아보지만, 찾아지지 않으니, 구독의지를 잃어버리고 있다는 점을 생각할 수 있었다.

 

“일단 홍보가 필요할 것 같다”

뜻밖에도 진짜 데이터는 마지막 주관식 항목에서 나왔다. “독립언론이나 학보, 교지가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라는, 조금은 직설적이고 간단한 문항이었는데, 의외로 반응이 열렬했으며, 전체적으로 두어 가지 방향으로 수렴되는 것이 놀라웠다. 그 의견 몇 가지를 소개한다.

 

이 항목의 의견들은 전체적으로 크게 네 가지 초점으로 모인다.

 

각 제안들에 있어 다소 매체별 특수성이 감안된다고 하지만, 인지도 확보를 위한 홍보의 필요에 있어서만큼은 거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결과가 공통적으로 집계되었다.??반대로 ?‘홍보는 충분히 되었지만~’ 등으로 시작하는 응답은 찾을 수 없었다.

그밖에, ① 학내 각종 사건을 대하는 학내 분위기 자체가 '그런 것에 무심한 게 유행'이기 때문에 교지든 학보든 대학 언론이 다루는 학내 이야기도 덩달아 안 읽게 되는 것 같다는 일반론이 있었으며 ② '그런 건 있으나 없으나 상관없다'와 같은 극단적으로 냉담한 반응들이 다수 존재했다.

 

 

위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사실 예전에는 ‘대학 언론’의 인기가 어마어마했다고 한다. 인터넷 한양뉴스에서 다룬 '대학언론의 전성기를 다시 한 번'?의 내용에서 우리는 그 전성기를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

…캠퍼스에 최루탄이 터지던 시절, 민주화 투쟁의 기수로서
청춘들의 가슴에 불을 지피는 구실을 했던 것이다.
자연스레 학내언론들은 대학사회에 ‘오피니언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이들은 학생들의 전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시대적 요구에 불응하는
기성 사회와 학교 당국을 사정없이 겨냥했다.
‘대세’를 구가하는 조직에 능력 있는 인재들이 모이는 건 당연지사.
글 잘 쓰고 말 좀 한다는 학생들은 죄다 학내언론에 지원하여…

그리고 2015년.?지난 11월부터 올해 1월 초까지 총 280여명의 일반 대학생에게서 무작위로 수집한 대학언론 관련 의식은 예전과는 사뭇 달라졌다. 그리고 ‘독립언론포럼 독박’이 열리기 전부터 관계자 여러분이 짐작하고 있었던 문제이기도 했다.

“독자의 의견”이 어느 정도 실재하는 이 지점에서 ‘독박’ 포럼에 참가하셨던 분들은 물론이고 대학 독립언론, 교지 제작위원회 그리고 학보사에 몸담고 계시는 모든 분들과 깊게 나눌 말이 주어졌다.?홍보를 어떻게 할 것인가? 자유로운 제작 여건 확보를 위해 무엇을 혁신할 것인가? 어떤 것을 실어야 매력 있는 콘텐츠로 보일까? 더 많은 독자들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물론, 트웬티스 타임라인도 비슷한 고민을 한다. 온라인이라는 이유가 홍보의 만능 키가 아니라는 점에서, 그리고 무엇보다 독박 포럼에 참석했었다는 점에서 본지는 이와 같은 문제 제기 직후 자신있게 “우리는 문제없다!” 하고 빠져나올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그래서 같이 고민해 보고자 한다. [독박A/S] 다음 기사에서부터 본지는 대학언론 관계자 여러분과 함께 서로의 고민에 대해 이야기하고 목표든 방향이든 찾아가 보고자 한다.? 훨씬 차분하게, 더 심층적으로, 더 잘 준비하고자 한다. 그래야 한다. 그것이야 말로 ?‘독박 포럼’의 정확한 ‘애프터 서비스’라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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