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터닝포인트 특집] 내가 이렇게나 잘 살았다!!

좋아! 왠지 이대로 쭉 하면 뭐든 될 것 같군!

기획의도

올해도 벌써 중간을 지나가는 지점이다. 대학생이라면 한 학기를 마치고 다음 학기를 계획할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준비했다. 앞을 향해 내달리는 20대에게 잠시 숨 고르기를 부탁했다.

화장실 가는 것조차 선생님의 허락을 받아야 했던 10대를 지나, 목표부터 과정까지 모든 것을 홀로 선택하고 책임져야 하는 그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직접 글씨를 써달라고 펜과 종이를 내밀었더니 그들이 어떤 사람인가를 보여주는 글자들이 돌아왔다. 과거를 향한 반성, 현재 직면한 고민, 미래를 위한 노력 등 뒤따라오는 설명이 제법 묵직했다.

 

공태웅. 23세. 남자. 사회복무요원(a.k.a 공익).

공태웅1아버지랑 지리산 종주 하기로 함 → 왠지 좀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다

원래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한국 정서상(?) 마음으론 챙겨도 쉽게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두 분 다 직장이 있고 고등학교 때는 기숙사에서, 대학교 때는 서울에 올라와 사느라 부모님과 시간을 보낼 일이 거의 없었다. 방학 때도 2박 3일 이상 본가에 머물러 본 적이 없다. 또래 애들과 술 마시는 게, 서울에서 대외활동을 하며 바쁘게 사는 게 더 좋았다.

지난 2월 훈련소에 입소하는 걸 부모님을 제외한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그때 아버지가 인터넷 편지를 거의 매일 보내오셨다. 퇴소 후 아버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함께 산을 오르자는 말이 나왔다. 원래 산타는 걸 정말 싫어하지만, 부모님과 오랜 시간 얘기할 수 있을 것 같고 아버지가 소싯적 등산을 좋아하시기도 해서. 두 분도 나도 여력이 없어 아직 이루지 못했지만 여름쯤 시간을 내볼까 한다. 아버지와는 여전히 3일에 한 번 이메일을 주고받고 있다.

공태웅2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유지하기 → 좀더 어른이 된 느낌

올해 들어 최대한 가볍게, ‘공수래공수거’로 살기로 했다. 미니멀리즘을 표방한다. 물질적인 것뿐 아니라 삶의 선택지 자체를 줄여나가는 게 핵심이다. 안 입는 옷을 버리고, 관계도 정리하고, 잡다하게 벌여놨던 일도 줄이고. ‘나한테 정말 필요한 게 뭔가’를 고민한다. 지금도 남들이 볼 땐 바쁘게 살고 있는 편이지만, 적어도 움직이기 전 신중히 고민한다.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되지 않았나 싶다. ‘현명하게 어기는’ 게 중요하다. 책에 나오는 이상적 기준을 지키려 애쓰기보단 내 삶에 맞는 적정 기준치를 두고 현명히 어기며 산다. 남에게 알리는 일도 도움이 된다. 책임감이 생긴다. 쪽팔려서라도 포기하지 않게 된다. 이런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글을 잡지에 기고했고 브런치에 연재했다. 지금은 구독자 수가 예상보다 많아져 부담스럽기도 하고 바빠서 휴재중이다.

공태웅5재능기부 강의 확대하기 → 내가 좋아서 하는 일

재능 기부 형식으로 PPT 강의를 해왔다. 처음엔 그저 심심해서 한 일이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모 단과대 학생회가 특강을 부탁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과목도 다양하게 늘릴 생각이다. 엑셀 정도? ‘MT 장부 정도는 스스로 만들어보자’ 식의 강좌를 생각하고 있다. 어려운 걸 가르치는 건 아니다. 그럴 능력도 아니고. 강의를 준비하면서 나 자신도 계속 공부하고 연습하게 된다.

철저한 이해타산에 따라 움직이는 편이지만, 때론 이런 봉사 활동도 즐겁다. 타인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많은 사람들이 내 행동을 지지해주고 고맙다고 말해주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 주변에서 대체 왜 하는지 묻는데 설명하기가 어렵다. 그냥 좋아서 한다.

 

신재은. 21세. 여자.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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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K 4급 따기 → 이번 학기는 저번처럼은 안 바쁘니까

중국어 그 자체가 순수하게 좋아서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 다른 언어와 달리 글자 하나하나 성조도 병음도 다르니 어렵지만 한편으로 매력적이다. 현재 HSK 3급까지 따놓은 상태다. 졸업 전까지 6급을 따는 게 목표인데 그러려면 올해 안에는 4급을 따야한다. 원래 6월에 시험을 보려고 접수를 했었는데 과제랑 팀플 때문에 바빠서 취소했다. 다음 학기에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실은 이렇게까지 열심히 공부한 게 아까워서라도 활용할 방법을 생각 중이다. 요새 중국 시장이 워낙 크니까, 전문 변호사가 된다던가 하는 식으로 써먹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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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엘츠 공부하기 → 영국 어학연수를 향하여!

토익은 시험을 위한 기술을 익히는 것 같아서 싫은데, 아이엘츠는 실질적으로 회화와 독해 실력이 느는 느낌이 든다. 취업이나 로스쿨 입학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지만,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보고 싶다. 그래서 이번 여름 방학 때 영국으로 어학연수도 다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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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여행 → 이제 더 이상 막연히 두려워하지 않아

작년 여름에 자유여행을 돕는 스타트업에서 일을 했었다. 여행지 관련 자료를 찾다 보니 러시아가 예술적으로 굉장히 매력적인 곳이더라. 막연히 갖고 있던 러시아에 대한 두려움이 깨졌다. 당장 올 여름에는 다른 일이 바빠 가지 못하겠지만, 졸업 전까진 꼭 다녀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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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전공 열심히 하기, 중국 어학연수 가기 → 목표는 변호사!

이번에 복수전공으로 중어중문을 신청했다. 학교를 5년 다니는 한이 있더라도 중간에 취소하지 않고 두 가지 학위를 따고 싶다. 교수님들은 심화 전공으로 법 과목을 많이 들으면서 로스쿨 준비를 하라고 하신다. 따지고 보면 고등학생 때부터 로스쿨을 가고 싶어서 이 학부에 오게 됐다. 처음엔 판사가 꿈이었는데 와서 상황을 파악해보니 당장 로스쿨에 들어가는 게 급하고, 그 다음엔 변호사가 돼야 할 것 같다. 경력을 쌓은 뒤에 판사에 도전해보려 한다. 앞으로 할 일이 많다. 하지만 대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싶다. 그래서 언어 공부와 여행도 로스쿨에 도움이 되지 않을 걸 알지만 계속 하고 있다.

 

박태용. 24세. 남자.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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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익, 토플, 토스 점수 취득 → 새벽반 수업도 들어 보고

작년엔 나의 행복을 위한 것들을 계획했다. 현재의 행복을 미래로 미루고 싶지 않았다. 1년을 그렇게 살았더니 뒤처지는 게 느껴졌다. 동기들과 소원해지고, 취업 정보가 부족하고, 경력 될 만한 경험도 없고. 지금은 조급한 마음에 성과가 눈에 보이는 목표만을 세워 놓았다.

전공(국제물류) 특성상 언어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하다. 그래서 세 가지를 다 준비해서 시험을 봤다. 토플 새벽반을 수강하느라 아침 5시부터 부지런을 떨며 움직였다. 열심히 살았다 싶었는데 사실은 학원에 가서 앉아있는 것이 전부였다.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이 부족했던 것 같다. 점수는 그냥저냥 얻었지만 언어 실력이 늘었다고 보긴 어렵다. 앞으로는 혼자 공부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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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IM 취득 → 밑져야 본전인데 한 번 해 보자!

CPIM(생산재고관리사 자격증). 나 자신을 남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능력이 뭘까 고민하다가 나온 답이다. 응시비만 30만 원 정도 드는 시험을 다섯 차례 치러야 하고 워낙 문제 난이도가 높다. 따기 어려운 만큼 일단 취득하면 소수의 전문 인력이 된다. 다행히 학과에서 취득에 성공하면 응시료를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 도움을 받을까 한다. 1년 넘게 준비해야 하는 시험이라 2학기 때부터 마음 잡고 공부를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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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고 싶은 것 끊임없이 고민하기, 직무 역량 높이기 → 이 목표는 과정일 뿐이야!

지금 취업시장이 너무 어렵다. 취업이 보장된 학과라고는 하지만 결국 좋은 자리에 가려면 결국 치열한 경쟁에서 이겨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전략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집중하고 전력을 다하고 싶은 동시에 이 길에 올인하는 것이 맞나 고민한다. 막막하니까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에서 직무 역량을 올리려고 한다. 입시랑 비슷한 것 같다. ‘어떤 과든 갈 수 있도록 시험부터 일단 잘 보자’처럼, ‘헬조선에서 경쟁을 피할 순 없으니 최대한 능력을 키워보자’ 식이다.

일단은 물류 컨설턴트가 되고 싶다. 하지만 앞으로 살아가면서 직업세계는 계속해서 변화할 것이다. 또 현재 최선의 선택이 나중엔 틀린 방향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목표를 ‘최종’으로 보지 않고 ‘과정’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고민한다. 그럼 변화하는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기본 원칙은 확고히 하되 말랑말랑하게 생각하며 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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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경

임현경

아웃캠퍼스 클래스 1기. 말도 많고 탈도 많다. 똑똑한 척하지만 생리적 욕구의 노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