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랙에 내몰린 게임, 이렇게 다 죽어가나

습관적으로 게임+크랙을 구글에서 검색하는 당신에게 바친다.

 

# 1. 한 통의 전화를 받은 개발사 A. 내용은 상점 털림판 파일은 장난일 뿐 결크 버전을 무한 배포할 테니 500만 원을 요구했다. 이 전화를 받은 직후 보안 업데이트를 진행했지만, 계속 프리덤으로 공격을 받는 중이다.

# 2. 힘들게 유료 게임으로 출시했지만, 구글링을 통해 APK와 OBB 파일이 유출된 것을 2시간 만에 확인한 개발사 B. 개발사의 대표는 게임과 회사의 인지도를 위해 참으려 애썼지만, 다른 직원들은 육두문자가 오고 갈 정도로 설전을 벌인다.

# 3. 처녀작이 결크로 난도질을 당한 경험이 있는 개발사 C. 두 번째 게임도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공유 사이트에 크랙 버전이 올라왔다. 저작권 보호 요청 공문을 보냈어도 전혀 변함이 없어 요청이 쇄도하는 게시물을 보며, 업데이트를 포기하기로 했다.

 

게임+크랙 이라는 검색어 만으로도 수십개가 나온다.

게임+크랙 이라는 검색어 만으로도 수십개가 나온다.

위의 언급된 사례는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이다. 과장할 필요도 없이 그저 심심풀이로 자행되고 있는 개발사 죽이기의 대표적인 경우다. 사실 이러한 사례는 시간이 흘렀어도 변한 것이 하나도 없다.

오히려 심심풀이로 진행되는 크랙에 개발사는 멍들고, 궁지에 처한 개발사는 생존을 위해 카피캣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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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탐정의 왕> 홍보이미지 ⓒ디앤씨게임즈

방패, 뻥 뚫린 보안과 관련 인력은 0명

이게 현실이다. 순수한 개발자로 구성된 개발사에서 보안 전담 인력은 없다. 처음부터 보안에 관심을 두지 않으면 출시 직후 털릴 수밖에 없는 현실에 내몰린다. 특히 이러한 경우는 상업성보다 창작 의지가 강한 인디와 실험작을 출시한 개발사가 해당한다. 중견이나 유수 퍼블리셔의 보호를 받는 게임은 보안 이슈에 대한 대처가 엄중하다. 예전 기사를 통해 언급했던 서머너즈 워나 크리티카는 보안 이슈에도 불구하고, 엄중 처단이라는 초강수를 둔 덕분에 잠잠해진 상태다.

우스갯소리로 창과 방패라는 싸움으로 몰아가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시간과 인력 부족으로 보안은 뒷전이 아닌 미처 신경을 쓰지 못한다. 조그만 개발사일수록 출시일이 임박할수록 경험이 없다면 심신이 피로해질 수밖에 없다. 외주 업체 검수와 파트너 요청, for Kakao라면 가이드 라인도 지켜야 할 것도 많아 짜증 그 자체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안은 '들어오면 나중에 막으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한 개발사의 대표는 "보안 솔루션 적용하면 막는다. 그런데 죽기 살기로 들어온다면 무슨 수로 막을 수 있겠나. 그렇다고 우리가 영세한 개발사니까 한 번만 도와주세요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자존심 때문이다. 아마추어가 아닌 이상 프로가 모인 집단에서 동정심에 게임 플레이를 강요하는 것 자체가 더욱 비참하다."고 아쉬움을 토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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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다운로드를 넘어 이제 크랙만들기까지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창, 머 이렇게 쉽게 뚫려?

전문적으로 프리덤을 연구하는 집단이 아니라면 유저들은 손쉽게 공유의 유혹에 빠진다. 단적인 예로 구글 검색으로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등록된 게임의 APK 파일을 입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처음은 미약하다. 게임에 대한 추가 정보를 얻고자 검색한 연관 검색어에서 크랙, 덧링, 상점 털림, 유령방, 한방핵 등의 키워드를 본다면 호기심으로 클릭한다. 몇몇 개발사는 검색 포털의 고객센터를 통해 '검색어 노출 제외 요청'을 통해 막지만, 블로그와 카페에서 활동하는 키워드 헌터에 의해 사라진 키워드는 계속 올라온다.

자료 요청에 지친 이들은 직접 크랙이라는 것을 해보기로 마음을 먹는다. 간단한 지식과 채팅방을 통한 실시간 상담으로 크랙이라는 것을 해본다. 이들이 노리는 먹잇감은 유료 게임이다. 그저 유료 게임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수준에 불과하지만, 이쯤되면 과거 PC 온라인 게임 시절에 핵과 각종 버그를 공유하던 '인포 마스터' 수준이다.

자신감을 얻고 비슷한 뜻을 가진 이들이 모여 만드는 것이 랩(Lab)이다. 이들의 특징은 공유 사이트가 아닌 페이스북과 블로그와 트위터다. 특히 이들은 모바일 리워드 앱 서비스의 추천인을 구걸하는 집단과 다르다는 것을 강조, 순수한 배포를 강요한다. 이유는 단 하나. 호기심과 과시욕을 앞세운 일종의 영웅 심리다. 또 이들은 크랙을 배포하는 이유를 논리정연하게 답한다. 특히 이들 중에는 호기심보다 정상적으로 결제하고 플레이했던 유저들도 제법 있다.

"유료 게임을 즐기던 와중에 누구는 결제하고, 누구는 공짜로 즐기면 개발사가 막아야 하는 것 아닌가. 적어도 정상적으로 즐기는 유저들은 지켜줬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럴 바에 나도 그냥 불법 유저가 되는 게 낫다."

업체의 필터를 피하기 위한 페이크 검색어는 기본이다

개발사의 선택은? 폐업과 카피캣

각종 악재를 버티며, 업데이트와 차기작 플랜까지 진행할 수 있는 개발사는 없다. 뒤늦게 VC에 연락해보거나 인맥을 총동원해보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결국 폐업과 카피캣 중에서 선택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다. 시쳇말로 사업을 접거나 카피캣으로 방향을 선회, 손가락질과 욕을 먹더라도 회사를 경영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내몰린다.

익명을 요구한 개발사 대표는 "카카오 게임 런칭 1주일 만에 성적표를 받아보니 참담했다. 모 아님 도로 시작했던 게임이지만, 현실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달랐다. 막말로 생계를 유지하려면 도둑질(카피캣)이라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문제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꼬여버린 악순환을 도중에 끊어버릴 수가 없다는 점이다. 크랙과 보안 이슈는 개발사의 의지와 생명을 꺾어버리고, 이렇게 꺾어버린 개발사는 폐업하거나 생존을 위한 카피캣을 선택한다. 카피캣의 범람과 성공은 결국 시장의 경쟁력을 악화시켜 외산 게임의 침공에 손쉽게 자리를 내주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비록 극단적인 경우지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는 현실적으로 없다.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개발사에 손가락질과 육두문자를 날려도 정작 이들을 도와줄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는다. 개발사가 애걸복걸해도 나아질 수 없는 현실. 이게 바로 국민 모바일 게임과 천만 다운로드, 하루 매출 10억, 200억 투자 유치 등 장밋빛 이면에 숨겨진 현실이다.

결국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것은 없다.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방구석 인어아가씨' 게임작가의 요청. 웃어넘기기엔 이미 너무 절박한 현실이다.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방구석 인어아가씨' 게임작가의 요청. 웃어넘기기엔 이미 너무 절박한 현실이다.

 

* 위 기사는 헝그리앱(http://www.hungryapp.co.kr/)에서 기재되었습니다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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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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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그리앱 모바일 게임 전문기자.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모바일 게임을 리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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