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H 강기념§ 약★물@☜지금바로클릭

우리 에디터가 이상해졌어요.

미안하다, 개강이다.

그렇다. 방학은 끝났다. 이제 해 뜨는 시간에 맞춰 일어나야 하고, 아름다운 새벽감성 누릴 시간 없이 칼 같이 잠들어야 한다. 다시 대뇌피질은 풀 가동되고, 시계를 들여다보며 시간표에 따라 뛰어다녀는 삶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그뿐인가. 허겁지겁 머리도 안 말리고 1교시에 날아온 탓에 필기구도 없이 앉아있는데, 교수님은 어느새 폭풍 필기를 시작하시고, 여기 앉은 학생들의 삼분의 일은 에프를 줄 거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으신다. 칠판 아래에는 어느새 종강했음 좋겠다는 자막이 자체적으로 흐르고 있다. 아니, 흐르는 건 내 눈물인가.

아직 안끝났다. 상자잡고 버텨라.

아직 안 끝났어 상자잡고 버텨 Hang on★

겨우 강의실 밖으로 나오니, 워터파크 물놀이 튜브를 배에 그대로 두르고 온 나와는 달리 더 예뻐지고 잘생겨진 동기들이 나를 물끄러미 처다본다. 쏟아지는 시선이 민망하고 또한 민망하도다. 방학때 뭐하고 지냈냐고 묻지마라. 소처럼 먹고 자고 놀았다. 그 와중에 스펙은 좀 챙겼나는 말까지 들으면 나는 아주 그냥 노이로제가 걸릴 것 같다. 그렇구나. 개강이구나. 아아미쳐버릴것같다아아!!!!

그냥 다 성가시고 집에가고 싶다, 그러나 갑자기 떠나버릴 자신은 또 없다. 결국 꾸역꾸역 살아가는 나, 그리고 우리 모두를 위해 준비했다. 일상에서 탈출할 수 없다면 그냥 모든 걸 놓고 잠시 미쳐보자. 개강에 다친 당신의 뇌를 위한 처방전. 빨간약은 흥분제, 파란약은 진정제니, 취향대로 고르시길.

 

RED CAUSULE : 다부숴버려어어EHEHEehehei

새학기가 뭔가요. 먹는 건가요. 나의 평화로운 세계에 일방적으로 선전포고를 집행한 세상에게 분노하는 당신은 뇌를 더욱 활성화 시킬 필요가 있다. 여기, 대뇌 뉴런을 아주 그냥 폭파시켜줄 충격적인 영상물을 소개한다. 스트레스로 인해 폭력성이 극대화되었다면, 그냥 우리 이제 끝을 어디 한번 보도록 하자.

참, 링크 클릭은 마음의 준비를 마치고 난 다음 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열심히 설명을 썼다. 후방 주의하고 심호흡 한 번, 준비운동처럼 실천하자.

 

1. Criak

시리악(본명은 시리악 해리스)은 영국의 모션그래픽 아티스트이다. 홈페이지에 가 보면 자기가 미래에서 왔다고 주장하며 별별 이상한 그림도 올려놓았다. 하지만 여러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고, 티비 프로그램 광고물도 제작하는 등 실력있는 비디오 아티스트로 인정받고 있다.

일상의 풍경들이 경쾌하고 기괴한 일렉트로닉 음악에 맞춰 뛰놀고 발광하면서 마약하면 보일 것 같은 세상을 연출해낸다. 곰돌이가 도시를 점령하고, 사람 얼굴이 괴물 벌레로, 소들이 거미로 변신한다. 마약을 흡입하지 않고도 마약한 후의 세상을 볼 수 있다니 얼마나 경제적인가.

시리악의 영상에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영역을 한참 벗어나는 반전이 있다. 이를테면, 귀여운 어린 양의 변신을 어디까지 상상하던지 간에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 그밖에도 인간의 삶을 풍자한 깊이있는 의외의 작품과 완벽한 프렉탈 이미지를 통해 영상미를 인정받는 작품도 있다.

환자님 약 받아가세요

1

Welcome to kitty city

  •   귀여운 고양이가 나옵니다. 아마도요.

 

2. Regular ordinary swedish mealtime

요리 프로그램이 사방팔방 유행하고 요리사가 따로 진행하는 예능까지 출현한 요즘. 그래서 트렌디하게 하나 준비해봤다. 몸 좋은 스웨덴 마초남이 요리하는 영상, 어떤가?

물론 평범하고 일반적인 스웨덴 식사라는 고상한 이름에 걸맞게 이 영상도 매우 폭력적이다. 우리의 스웨덴 마초남은 공룡처럼 울부짖으며 음식 재료를 식탁에 거칠게 집어던진다. 참고로, 울부짖음을 잘 들어보면 다른게 아니라 재료의 이름이다.

양파를 도끼로 썰고, 망치로 캔을 따는 것도 모자라 밀가루 반죽과 격투를 하고 머리를 도마에 찧어 채소를 다지는 영상을 보고 있자면 주변에 마초남 지망생들이 떠오른다. 그가 생각하는 남성스러움이 얼마나 코믹한 것인지 꼭 알게 해주고 싶다.

환자님 약 받아가세요

2

Deadly Thinbread Rolls

  •   뭔지는 몰라도 제가 다 잘못했습니다

 

3. Happy tree friends

폭력적인 요리사를 보고도 잠이 덜 깼다면 귀여움으로 한번 잔인함으로 한번 뇌를 깨워주는 해피트리프렌즈를 소개한다.

해피트리프렌즈는 몬도 미니 쇼에서 제작한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귀여운 동물들이 아기자기한 일들을 하고 있다. 아동용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될 정도다. 하지만 이 귀여운 동물들은 30초가 채 지나지 않아 어이없는 이유로 잔혹하게 찔리고, 갈리고, 썰리며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그 죽음의 과정은 뼈 근육 대뇌피질 내장 혈관 하나하나 섬세하게 드러난다. 영상 후반에 가면 우리 동물 친구들의 순수한 멍청함이 무서워 질 정도,

본 기사에서 소개하는 영상 중 포탈 사이트에서 검색했을 때 성인 인증이 필요한 건 해피트리프렌즈 뿐이니, 시청은 신중하게 선택하라.

환자님 약 받아가세요

3

Eyes cold lemonade

  •  아무리 생각해도 저 칼이 심상치가 않다.

 

BLUE CAPSULE : 나 떠나갈래애애애ahahahah

박하사탕

갑자기 찾아온 수많은 변화들을 견뎌내는 건 누구나 힘들다. 자연상태에서 완벽했던 삶의 흐름이 흐트러지니, 어느새 복잡하고 다사다난한 일상에서 벗어나 우주여행 하고 싶다를 중얼거리는 당신은 절대 이상한게 아니다. 나를 이렇게 만든 사회 구조를 탓하면서 세상 모든 것들, 이 지구까지 낯설어진 분들을 위해 파란약을 처방한다. 떠나자, 저 멀리멀리.

통학하는 분이라면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듣는 것을 추천한다. 다만 우주로 간다는 기분에 취해 자신의 목적지는 잊지 말자. 2호선은 돌고 돌지만 지나간 강의시간은 돌아오지 않더라고.

1. Quagua

네이버에서 기안84의 웹툰을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쿠아구아의 음악이 익숙할 것이다. 네이버 프로필에 따르면 원래 락에 매진했었고 일렉트로닉을 접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믿을 수 없다. 웹툰 bgm으로 사용되기는 했지만, 음악만 따로 들으면 바로 나만의 세상을 상상할 수 있다. 그만큼 공간감이 풍부하다. 다른 파란약들보다는 좀 더 신나고 상쾌한 장면을 연상시켜준다. 마치 가벼운 산책 느낌. 학교 가는 길에 듣는 것도 나쁘지 않을듯.

환자님, 진정제 나왔습니다

324806_95292_2215

개구리 청년

  •   문제 : 이때 개구리의 정서를 서술하시오 (주관식, 3점)

 

2. Eskmo

미국의 일렉트로닉 뮤직 프로듀서. Eskmo와 welder라는 이름을 동시에 쓰고 있다. 신선하면서도 귀에 착착 감기는 박자를 가지고 있는데다가, 평소에 듣지 못한 다양한 소리들이 삽입되어 음색을 다채롭게 한다. 실제로 필드 레코딩도 많이 한다. 에스크모의 음악은 어떤 장면의 배경음으로 사용될 수 없는, 스스로 어떤 장면을 만들어내는 특별한 음악이다. 듣다 보면 정신이 몽롱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다양한 분위기의 음악들이 있으니 여러 행성을 방문한다는 느낌으로 차례차례 들어보는 것도 좋다,

환자님, 진정제 나왔습니다

eskmo

moving glowstream

  •   눈을 감아보세요, 자, 무엇이 보이십니까?

 

3. Bonobo

의외로 국내 포탈 사이트에서 가장 많은 정보를 찾을 수 있었던 아티스트다. 곡이 국내 자동차 광고에 삽입되고, 내한공연까지 왔었다니, 나만 몰랐구나. 어쨌거나, 차분하면서도 일렉트로닉한 뉴 다운템포의 선구자라고 불린다. 반은 신나고 반은 몽롱한 게 쿠아구아와 에스크모의 중간 지점에 서 있는 듯 하지만 또 보노보만의 특색이 있다. 쿠아구아와 에스크모의 음악이 어떤 장소를 연상시켰다면 보노보의 음악은 어쩐지 어떠한 사건을 연상시킨다. 이어폰을 끼고 나만의 영화를 상상해보자.

환자님, 진정제 나왔습니다


bonobo

flashlight

  •   어쩐지 꿈에서 들어본 BGM

 

BONUS : 설국열차의 크로놀

20130704000504_0

약빨도 안 듣는다. 그냥 다 같이 죽자!!

고양이 마리오

img_045

뭔 짓을 해도 죽는다.

고양이의 생명은 끝이 없고 엔딩도 보이지 않는다. 정말 예상하지도 못한 변수에 고양이는 떨어지고, 또 떨어져 죽지만, 이 게임은 도저히 끝나지 않는다. 엔딩도 게임오버도 없는 답답답 게임이다. 출구없는 이 세상과 닮았다는 점은 왠지 문학적인 감동마저 준다.

이 게임에서 이기려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그러다보면 갑자기 신경다발이 끊어질지도 모른다. 그냥 대충 조작하다가 죽고 또 죽고 그러다 그만 두는게 최선이다. 하지만 잠시만, 이것이야 말로 정말 우리의 삶을 완벽히 표현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게 이 짓을 하고 있느니 차라리 공부를 하겠다 라는 생각이 드는 바로 그 시점에서 멈춘다면, 완벽하다.

 

 

처방을 마치면서

나는 행복하다!

나는 행복하다!

'죽자'를 네이버 검색창에 치면 '당신은 소중한사람입니다'라는 문구가 나옵니다.
그러니, 우리 힘내서 또 살아 봅시다.

살다 보면 겨울방학이 오겠지요.

Tweet about this on TwitterShare on FacebookShare on Google+Pin on PinterestShare on TumblrEmail this to someone
The following two tabs change content below.
한소현

한소현

Twenties' TimeLine 피처 에디터. 좀 더 잘 살고픈 사람. 브로콜리를 좋아합니다.
한소현

한소현의 이름으로 나온 최근 기사 (모두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