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제3웹툰 평가표

다음 네이버 레진만으로 만족할 수 없는 당신을 위한 명단공개.

요즘 웹툰은 다들 좀 시원찮던데 다른 데를 가 볼까?!

2010년대가 반환점을 돌고 있는 지금, 뭔가가 웹툰 업계에서 바뀌고 있다. 2000년대 중후반엔 다들 ‘네이버 웹툰 (또는 다만세)?입성’을 하지 못해 안달이었고, 2010년대 초반에는 ‘뫄뫄 작가님이 레진으로 옮겨가셨대여!!’가 포털 웹툰 독자들에게 제일 큰 경사였는데 말이다. 지금은 분위기가 수상하다. 작가들의 연재처가 더 이상 네이버-다음-레진코믹스의 삼자 구도로 수렴하지 않는 것이다. 이렇달 패자(覇者)도 없고, 적통을 이어받는 천자(天子)도 없던 중국 춘추시대가 떠오르는, 묘한 광경이다.

한동안 튼튼할 것 같던 네이버-다음-레진의 삼파전은, 우습게도, 웹툰이라는 ‘사업’ 자체의 수익성 문제 때문에 이렇게까지 삐그덕거리게 되었다. 포털 웹툰 사업부는 만화 끝자락의 광고와 2차 제작 사업(영화화 등)으로 연명하고 있을 뿐, 콘텐츠 유료화 모델에 깨끗이 미련을 버린 지 오래 되었다. 처음부터 유료 콘텐츠로 승부했던 레진은 잘 하고 있지 않냐고? 현재 레진으로 월 100만원 이상의 수익을 얻는 작가는 전체의 4할 정도이고, 그나마도 수익의 대다수가 성인물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레진코믹스 드러그캔디 홍보 배너

대체 어떤 만화일까 궁금하긴 했는데 겁이 나서 차마 못봄… ⓒ레진코믹스

이쯤 되면 웅지를 숨기고 ‘ㄹㄹ웹’이며 ‘7H드립’의 심산유곡에 숨어 지내는 유동닉 작가들이 탐탁찮게 여길 만도 하다. 작가로 태어나 제 뜻 한 번 펼쳐 보지도 못하고 억지로 찍은 단행본에 사인이나 해 주다가, 하찮은 가명으로 흔해빠진 대본소 성인만화나 그리다가 은퇴할 수는 없잖은가. 일반 무지렁 독자들에게도 지금의 웹툰 지형도는 역시 불만족스럽다. 적당한 가격에 내 취향을 푹푹 찔러 주는 웹툰이 나와 주면 사서 볼 의향과 잔돈이 있는데, 근데 왠지 포털이나 레진에선 그런 걸 기대할 수가 없을 듯한데, 하면서.

그래서 지금, 작가들의 이동과 독자들의 이동이 조금씩 그러나 돌이킬 수 없는 기세로 일어나고 있다. 처음 들어보는, 혹은 한두 번밖에 못 들어본 ‘제3웹툰’ 서비스들이 너도나도 ‘공모전’이며 ‘오픈 기념 코인 지급 이벤트’를 열어 사람을 끌어모으고 있는 것이다. 그 규모와 속도가 이젠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어서, 한번 전체적으로 제3웹툰 세계를 살펴봐야겠다는 판단이 섰다. 여기서는 이 서비스들을 크게 3가지 척도로 평가해 여러분의 판단 기준을 돕고자 한다. 마음에 드는 곳이 있다면 회원가입을 해 보자. 누가 알겠는가? 오늘 당신에게 무료 코인을 선물한 그곳이 내일의 웹툰 세계를 제패할지!

평가 척도

색상
여색(남색)을 밝히는 정도. 성인물 비중이 클수록 점수가 높다.

채도
작품들의 다채로운 정도. 장르나 소재가 다양할수록 점수가 높다.

명도
유명한 정도. 소속된 작가나 모회사가 잘 알려져 있을수록 점수가 높다.

※ 편집자주: 모든 척도는 5점 척도이며, 단순 점수 합계가 절대적인 서비스 우열을 의미하지 않음을 밝혀두는 바입니다. 현재 편집자는 총합 8점에 그친 코믹GT의 씹덕스러움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중입니다.

 

1. 탑툰 toptoon.com

3

첫인상: 어… 이거 분명히 어디서 봤는데!!!
색상 ★★★★
채도 ★★★
명도 ★★★★★

희한하게 물건 살 때 웹하드 쿠폰과 함께 탑툰 쿠폰이 동봉되는 일이 많다. 외장하드를 구입했다가 5천원권 쿠폰을 받은 일이 있었는데, 이렇게 포인트 교환권을 남발(?)하는 없어 보이는 행태와는 다르게 의외로 잘 알려져 있고 지금도 성장하는 중이다. 지난 6월 기준으로 누적 조회 1억 뷰를 돌파했고, 서울 지하철역을 돌아다니다 보면 스크린도어 광고도 왕왕 볼 수 있을 정도다.

짬툰 지하철 광고

알고 보니 이게 이거였다 ⓒ짬툰

썰만화라는 카테고리가 따로 있을 정도로 성인물의 비중이 매우 높다. 다만, 아주 하드코어한 성인물이라기보다는 가볍고 빠르게 보고 즐길 수 있는 간단한 에로물을 지향하는 편이다. 익명 커뮤니티 성인 게시판에 간간이 올라오는 ‘썰만화’의 어감 그대로다. 심지어 작품 그림이나 내용에 별 신경 안 쓰는 것도 닮았다. 그럴듯한 썸네일만 보고 들어갔다가는 심심한 내용물에 뒤통수를 맞을 위험이 있음.

그래도 액션, 무협 카테고리가 따로 있고 비성인물 만화도 생각보다 많은 편이다. 성인물이 7에 일반물이 3인 비율이니, 아예 일반물이 없는 것보다는 나은 수준이라고나 할까. 에로 성인물 이외에 성인 극화물도 종종 보이는데, 김성모, 박인권 작가의 대본소 만화부터 시작해 권가야 작가의 “해와 달”도 있다. 최근에는 양판소 소설도 전자북으로 서비스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30~40대 아재들을 대상으로 담배 한 대 피면서 성인 만화 흘끔흘끔 읽는 대본소 만화방 느낌을 주는 서비스다.

 

2. 짬툰 zzamtoon.com

첫인상: 우와… 야해… 근데 뭘 봐야 되지…
색상 ★★★★★
채도 ★
명도 ★

신생 웹툰 플랫폼. “어른들을 위한”, “고품격 성인 문화”를 노골적으로 지향하고 있다. 탑툰은 그나마 비성인물도 간간이 있긴 한데 여긴 그런 게 거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말로 들으면 이해하기 어려운데, 직접 들어가서 둘러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사용하는 텍스트부터가 여기 소개된 9개 사이트 중 가장 자극적이다. 심지어 ‘장르별 보기’를 들어가 보면 색툰, BL, “성인물”의 분류가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짬툰 홈페이지 갈무리

보통 장르별 구분이라는 건 코미디, 스릴러 등등으로 나누지 않던가…?

그런데 이보다 더 중요하게 언급해야 할 특징이 있다. 정작 뭘 보려고 하면 별로 볼 게 없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등록된 전체 작품은 현 시점 기준으로 154종에 달하는데, 이것들 중 ‘회원가입 없이 & 무료로 & 맛보기로’ 볼 수 있는 작품이 손에 꼽는다. 무료 회원가입을 하면 볼 수 있을 것처럼 되어 있는 에피소드들도 실은 전부 유료결제인 경우가 허다하다. (누가 봐도 회원 대상 전편 무료로 해 줘야 되는 퀄인데도 말이지…) 전반적으로, 결제를 망설이게 만드는 정책들을 갖고 있다.

레진에서 ‘태양초 고추장 연구소’를 그린 개호주 & 도자기월드 콤비가 연재를 하고 있기는 한데, 정작 업체는 별 관심이 없는 듯하다. 별로 좋은 신호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옛날의 성인 대상 극만화의 스캔본이 주를 이루는 ‘코믹스’ 쪽을 제외하면, 짬툰 작가 중 최고 네임드가 바로 이 콤비이기 때문이다. (아무데나 야한 포토툰을 공급하고 있는 ato엔터테인먼트는 논외로 하자.) 성인물 전문 취급 웹툰 플랫폼으로서는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중이라고 보아야 할 듯.

신과 과학 소개 페이지 갈무리

이런 평타 일반물을 이렇게까지 내팽개쳐두는 걸 보면… 빼박캔트 ㅅㅅ만화방인지도… ⓒ짬툰

 

3. 코믹스퀘어 comixsquare.com

첫인상: 왠지 그리운 느낌이 드는 깔끔한 만화방이랄까?
색상 ★★
채도 ★★★★
명도 ★★

신생 웹툰 업체. 1980년대 한국 최초의 성인 만화잡지 ‘만화광장’의 정신을 계승해 지은 이름이라는 듯. 힙합의 김수용 작가, 기계전사 109의 김준범 작가, 주희주리의 양여진 작가 등등 중견 베테랑 작가 라인이 코믹스퀘어의 지향점을 시사하고 있다. 탑툰이 만화방에서 빌려 보는 약간 야한 최신만화 느낌이라면, 코믹스퀘어 만화는 만화방 밖에서 가진 돈 다 털어 사서 보던 만화잡지 느낌이다.

코믹스퀘어 젊음의 행진 페이지 갈무리

와… 이분 살아계셨네… ⓒ코믹스퀘어

어른이 보는 만화를 표방하고 있는데, 올라온 작품 면면을 보면 에로를 추구하겠다는 뜻보다는 주요 독자층을 30~40대 성인으로 잡겠다는 뜻임을 알 수 있다. 심지어 19금 마크 달린 만화들도 성인향 내용이 약간 나와서 19금을 표기한 작품이 다수이고, ‘대충 떡치고 싸는’ 성인 대상 작품은 많지 않다. 이게 기존의 웹툰 업체와 차별화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평균 퀄리티가 낮더라도 작품 수를 확보해 야한 작품의 수익으로 물량 승부를 보려는 기존 신생 웹툰 업체와 정반대의 노선을 걷고 있는 것.

작품에 대한 대우도 좋은 편이다. 레진이 기본 고료 200으로 상향하기 전부터 코믹스퀘어는 기본 고료 200을 지급하며 시작했고, 원고 준비 기간 중에도 일단 원고만 넘겨서 통과 접수되면 해당 원고의 고료를 선불로 지급하는 파격적인 조건이 있다. 편집자가 배고픈 설움을 아는 작가 출신이란 게 절실히 느껴지는 대목이다. 최소한 작가 대우 관련 구설수에 휘말릴 것 같지는 않다.

 

4. 코믹스토리 comicstory.net

코믹스토리 블로그 헤더

첫인상: 갈피 못 잡는 스포츠 찌라시 만화면!
색상 ★★★★
채도 ★★
명도 ★★

신생 웹툰 업체. 대작스멜 공개 방송 때 편집장 말을 들어보니 전신은 1990년대 중후반 때 나온 만화 전문잡지 ‘코믹테크’다. 여긴 사실 아직까지 홍보를 하지 않았고 관련 정보도 부천 국제 만화 축제 때 가서야 알게 된 거라 많은 부분이 베일에 싸여 있다. 어디에 가든 홍보하는 걸 보지 못한 것치고는 작품 수는 비교적 많은 편에 속한다. 일반물들만 살펴보면, 대체로 소재가 독특하고 화풍이 유쾌한 것이 많다.

만화 전문 잡지 스타일이 아니라 스포츠 신문 만화 같은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초창기에 ato엔터테인먼트의 성인 포토툰을 과감히 먼저 들여 온 곳 중 하나였다. (개인적으로 갈 데까지 갔다 싶었다. 이런 말 하면 꼰대 같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특정 인물의 포토툰은 만화라고 보기 좀 어렵지 않나?) 하지만 지금은 탑 20위권에서 성인물보다 일반물이 더 많이 보이는 등, 안정적인 주력 작품을 찾아나가고 있는 모양.

코믹스토리 작가후원

그냥 무작정 돈을 주고 싶을 때 사용하는 기능인 듯하다 ⓒ코믹스토리

그밖에도 의도를 짐작하기 어려운 특이한 특징들이 많은 플랫폼이다. 예를 들자면 회원이 가진 코인으로 작가를 후원하는 것이 가능하다. 작품별 ‘커뮤니티’ 메뉴 아래 ‘작가응원하기’ 서브메뉴에서 1회 최대 20코인까지 후원할 수 있다. 33코인이 4900원이니까 대략 3000원까지 후원 가능한 셈이다. 심지어, 커뮤니티 메뉴에는 작품에 대한 한줄평을 달 수 있는 “댓글 보기” 서브메뉴도 있다. 그런데 정작, ‘장르별 작품 모아보기’ 같은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이래저래 희한한 포털.

 

5. 코믹큐브 bookcube.com

코믹큐브

첫인상: 좀 썰렁한 레진 짝퉁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알차네?!
색상 ★★★
채도 ★★★★★
명도 ★★★

신생 웹툰 업체. 전신은 북큐브. 만화 작가나 독자들한테는 생소한 곳일 텐데 북큐브는 원래부터 전자책 전문 서점으로 일찍이 장르 소설의 전자북 시대를 개척한 중견업체다. 책 보유량만 해도 수십만이 넘어가는 곳에서 웹툰을 새로 시작한 게 바로 코믹큐브인 만큼, 재무적 건전성이나 콘텐츠의 안정성은 나름 탄탄할 것으로 추측된다. 겉보기에는 레진코믹스의 디자인이나 요소를 많이 따 와서 허술해 보이지만, 콘텐츠 장사를 오래 한 업체 특유의 저력이 있는 서비스다.

그 이유를 하나 들자면, 코믹큐브는 출판 만화 시대에 완결을 내지 못한 작품이나 작가들을 많이 기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학원 무협물인 ZEN 마경무인학원이 있다. 원래는 2010년에 서울문화사에서 출간되다가 미완으로 그쳤던 출판만화였는데, 북큐브의 웹툰 서비스에 와서 웹툰으로 부활한 것. 여기에 트레이스로 유명한 네스티켓 고영훈 작가의 신작 성인물 “결벽증”도 독점 연재 중이다.

북큐브 로그인 화면 갈무리

사장님 저는 업무를 보고 있었습니다 ⓒ코믹큐브

가장 큰 특징을 꼽자면, 개인인증을 통해 19세 이상으로 로그인했을 때 완전히 별세계가 펼쳐진다는 점이다. 이 점이 그간 e북이라는 유료 콘텐츠를 다뤄 본 사업체의 노하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일본에서 수입해 온 고급 에로만화부터 탑툰에서나 볼 법한 떡만화까지 종류별로 잘 갖춰 놓았다. 상단의 ON/OFF 스위치와 “더 많은 웹툰!” 홍보 배너가 유의미하게 작동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행보에 따라 탑툰이나 짬툰 같은 직설적인 에로 웹툰 플랫폼보다 더 흥할지도 모르는 곳.

 

6. 봄툰 bomtoon.com

봄툰 로고첫인상: 너희들이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해 봤어
색상 ★★★
채도 ★★★★
명도 ★★

신생 웹툰 업체. 여성 취향 웹툰 서비스를 표방하고 있으며, 실제로도 거의 전부가 여성향 만화로 구성되어 있다. BL, 로맨스, 판타지로 작품 카테고리가 분류되어 있고 지금 현재 연재되고 있는 작품을 기준으로 보자면 여성 신인 작가들의 작품이 많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이름이 널리 알려진, 네임드 작가가 딱히 없어서 인지도에서 좀 떨어지는 것 같다.

봄툰 첫화면 갈무리

작품들이 다채롭다 ⓒ봄툰

신생 웹툰들이 에로 작품으로 승부한다고는 하지만, 그게 여성 대상일 때는 조금 이야기가 다른 듯. 대놓고 여성향 에로 콘텐츠―BL 등―를 양껏 올려 놓고 손쉽게 승부하는 대신, 작품의 이야기나 캐릭터의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대표적인 증거가 신작 소개 메뉴. 앞으로 연재될 예정인 작품들에 대해 작가의 말, 작품 요약 등을 꽤 상세하게 소개해 작품 자체에 관심을 갖게 하는 식이다.

페이스북과 공식 블로그가 매우 활발하게 관리되고 있다. 작품 미리보기는 물론, 작품에 대한 설명, 중요한 서비스 업데이트 소식(최근에 iOS 앱이 공개됐다) 등이 부지런히 올라오며, 심지어 페이스북에는 봄툰과 별 상관 없는 여성 타겟 동영상 자료도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그냥 구독 눌러 놓고 보고 있다가 작품에 흥미를 갖기 시작해서 결제로까지 이어지는 전략을 채택한 것을 보인다. 아무튼 활발하게 활동한다는 것은 좋은 지표인 만큼, 기대해볼 만한 플랫폼.

 

7. 마녀 코믹스 mcomics.co.kr

마녀코믹스 화면 갈무리

첫인상: 옛날 2G시절에 NATE 들어가서 보던 만화 코너
색상 ★★
채도 ★★
명도 ★★★★

신생 웹툰 업체. 전신은 서울문화사. 알다시피 만화 전문 출판사다. 현재 간판 작품은 실사 드라마로도 나온 ‘밤을 걷는 선비’. 순정 만화, BL, 할리퀸 등 아예 장르 카테고리를 거기에 맞춰 준비해 놓고 여성향 만화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여성향 브랜드다.

여성향 전문 웹툰 브랜드란 점은 봄툰하고 컨셉이 겹치는데, 봄툰 쪽이 신인 작가들의 웹툰이 주로 올라온다면, 마녀 코믹스 쪽은 기성 작가를 중용하는 느낌이라 봄툰과 다른 일면이 있다. 과거에 나왔던 순정 만화들인 궁, 하백의 신부, 춘앵전, 당신만의 앨리스 등이 웹연재되고 있는데, 새로 그린 게 아니라 기존에 출판된 걸 디지털로 바꾸어 올린 것 뿐이라 오리지날 신작은 좀 적은 편이다.

마녀코믹스 마녀의 일상 5화 갈무리

한 화면에서 한 장면 정도는 제대로 보게 해 주세요…

홈페이지 화면이 모바일에 최적화되어 있어 PC로 볼 때 다소 불편하다. 차라리 옛날 출판 만화를 스캔한 작품들이라면 이해를 하겠는데, 최신 웹툰 연재분들도 이런 식이다. 웹툰이라는 플랫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인지 아니면 모바일 유저만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것인지 불명확하다는 느낌을 준다. 사실 아래에 설명할 빅툰과 (모회사가 같아서인지) 특징이 많이 겹치는 플랫폼.

 

8. 빅툰 big-toon.com

첫인상: 초딩 남자애들이 만들어둔 어둠의 학급문고
색상 ★★★
채도 ★
명도 ★★★★★

신생 웹툰 업체. 전신은 마녀 코믹스와 같은 서울문화사다. 서울문화사 내에서 여성향은 마녀코믹스, 남성향은 빅툰으로 분리해 따로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만화 출판사가 전신이라 그런지, 오리지날 한국 웹툰보다는 서울 문화사에서 출간했던 ‘유명한’ 일본 만화의 수가 훨씬 더 많다. 일반물도 그렇고 성인물도 그렇고, 종류는 다양한데 아무튼 일본 쪽 기존 작품의 재유통이 훨씬 많고 ‘웹툰’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

소년탐정 김전일, 우당탕탕 괴짜가족, 도박묵시록 카이지, 드래곤볼(!) 등의 익히 잘 알려진 일반물부터 츠야츠야, 히로시 이타바 등의 네임드 에로작가들을 직수입해 올리고 있다. 여기에 성인 극화, 시대극 만화도 다루고 있어, 인기 순위 10위권에서는 일본 만화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언뜻 보면 그냥 한국어판 일본 전자 웹젠 같은 느낌마저 들 정도.

빅툰 화면 갈무리

샤… 샤먼킹…

한국 작가라면 다음 웹툰에서 한티 시리즈를 그린 계란계란 작가가 첫 성인물을 그린 게 눈에 띈다. (제목은 남녀상열증후군) 이미 예전에 대형 포털에서 나왔던 웹툰들인 드래곤 레시피, 지새는 달 같은 작품도 있기는 한데, 아마도 네이버와 동시 게재한 정도인 듯. 그 이외에는 동명의 장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앙신의 강림 웹툰 정도가 기억에 남는다. 이 상황에서 장르, 국적 등의 작품 카테고리 정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서 보기에 불편한 구석이 있다.

 

9. 코믹 GT comicgt.com

코믹GT 오픈 홍보 배너

판사님 저는 D2컴퍼니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을 뿐입니다 ⓒ게임동아

신생 웹툰 업체. 임달영 작가가 편집장으로 있고 전 시드노벨 팀장이 부편집장으로 있는 곳. 그래서 웹툰/라노벨을 동시에 밀고 있다. 정식 오픈한 지 얼마 안 됐는데 대외 홍보는 다른 웹툰 업체처럼 적극적으로 하지는 않는다. 대신, 신생 웹툰 사이트 중 가장 공략 타겟이 분명한 매니아성을 가지고 승부하며, “만화인+웹툰인”을 제대로 훈련시켜 다른 승부처를 찾겠다는 취지를 가진 플랫폼.

전편 회원무료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작품 제목이 “내 중학동창이 정부의 실험체가 돼 버린 모양입니다” ⓒ탐린, 박지은

홍보 동영상에서 이미 편집부가 달라 붙어 작가를 트레이닝시켜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걸 모토로 삼고 있다고 밝혔으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사실을 진작부터 잘 알려진 사실이다 보니 단기간에 많은 작가를 확보해 전격전을 벌이기 보다는 시간이 오래 걸려도 원하는 스타일의 작가를 만들어 등판시킨 다음 영업을 뛰는 전략으로 갈 것으로 예상된다. 편집장인 임달영 작가 본인이 일본 진출 경험이 풍부한 만큼, 플랫폼 자체의 지구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그런 만큼 활발한 오리지널 신작 웹툰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 점이 단점. 일단 전체 웹툰의 절반 이상이 임달영 작가의 작품으로 기존에 종이책으로 출간되거나, 전자북으로 나왔던 작품들이다. 그리고 워낙 편집부가 요구하는 스타일이 명확한 만큼,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망생이들 입장에서도 이쪽이 원하는 스타일에 맞추지 못하는 한은 앞의 3군데보다 원고 허들이 더 높을 것이며, 독자 입장에서도 소위 ‘항마력’이 웬만큼 되지 않으면… 버티기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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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생 장르 소설가. 취미는 영화/애니메이션/게임/만화 전반의 감상. 리뷰/편집/시나리오 외주 문의는 언제든 환영! 블로그: jampuri.eglo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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