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시험, D-1
수능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은 마지막으로 영어 단어장을 들춰보기도, 문제집을 한 번 더 풀어보기도, 그것도 아니면 다음 날을 위해 푹 쉬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수능이 다가온다는 말을 매년 들을 때마다, 가끔씩 내가 수능 보기 전날엔 어떤 마음이고 뭘 했는지 다시 떠올려보곤 한다.
다른 사람들은 어땠을까? 수능 전날을 맞아 에디터들에게 물어보았다.
잠이 잘 오지 않아 몸을 좀 풀었을 뿐인데...
나는 체대 입시생이였다. 고등학교 3학년 생활 내내 운동과 수능 공부를 병행하고 있던 나는 그저 얼른 시간이 지나가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수능 전날, 평소에 자던 시간과 달리 일찍 잠들려고 누우니 잠이 올리가 없었고 괜히 쓸데없는 상상의 나래만 펼쳐 불안감만 커졌다.
내 머리속에선 일전에 읽었던 수능날 늦잠자서 시험을 못봤다는 학생들, 핸드폰이 울려 퇴장당했던 학생들의 이야기가 내 이야기로 각색되어 한편의 드라마를 찍었다. 더이상 안되겠다 싶었던 나는 문득 몸이 힘들어야 잠이 오려나 하고 일어났다. 플랭크와 스쿼트같은 홈트레이닝으로 몸의 열을 올리면서 이게 뭐하는 짓인가 생각에 빠졌다. 하지만 효과는 탁월했다. 잠이 들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다음 날. 몸살이 났다...
너무 아팠다. OMR 펜을 들 힘 조차 없었다. 그때야 느꼈다.
왜 담임선생님이 나대지 말고 조용히 보내라고 한 건지...
/ 나다연 에디터
기숙사 친구들과 함께한 야밤의 토크쇼
쿵, 쿵, 쿵, 쿵. 심장박동소리가 선명하다. 손을 대지 않아도 가슴이 뛰는 것이 느껴진다. 벌서 1시가 넘었는데 핫식스를 퍼마신듯 쨍쨍하다. 야자할때는 뭔 짓을 해도 잠이 오더니, 내 인생에서 잠이 가장 필요한 수능 전날밤엔 잠이 안 온다...
오늘 밤, 나와 기숙사 룸메이트들은 수능에 대한 부담감과 수능 이후 벌어질 일들- 재수라든가, 미래라든가 하는 미지의 것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 미래란 것은 책상머리에 앉아 펜대나 굴리던 고딩들로서는 아직 손끝에 잡히지 않는 의뭉스러운 것이었기에 곧 이야깃거리가 떨어졌다.
대신 우리는 좀더 가깝고 구체적인 미래들, 가령 수능 끝나고 헬스에 등록하겠다, 핸드폰을 사겠다, 학교를 도박판으로 만들겠다, 좋아하는 여자애에게 고백을 하겠다 - 같은 것들에 대해 신나게 열을 올렸다. 종말 혹은 구원을 단 하루 앞둔 사람들의 심정이 이럴까? 마지막이라는 요상한 들뜸 덕에 흥분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는 것은 나만의 생각. 몇 분 전까지만 해도 같이 떠들던 룸메이트들은 몰래 수면제라도 훔쳐먹었는지 어느새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갑자기 짜증이 나서 침대를 발로 찰까 하다가, 그러다간 더 잠이 안올것 같아 그만두었다. 진짜 자야 하는데...아...낼 못일어나면 어떡하지...아니야, 이런생각 할 시간에 자자. 눈 감고 아무 생각도 하지 말자...
근데 내일 아침밥이 뭐였더라?
/ 조태홍 에디터
겨울치고 더운 날씨인 것 말고는, 평소와 다를 것 없던.
긴장됐다. 11월 치고는 더운 날씨였다. 조끼 패딩을 입은 채로 갔다. 학교 기숙사에서 살고 있던 터라 친구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갔다. 같은 고사장에 누구와 함께 시험을 보는 지 따위의 얘기를 시시콜콜하게 했다. 텅 비어있는 학교는 왠지 모르겠지만 쓸쓸한 느낌이 들었다.
친구들과의 대화 사이에서도 평소의 유쾌함이 적었다. 긴장감이 흘렀다. 자리 확인을 전부 마친 후 학교에서 나와 각자의 집으로 가려고 걷던 도중 감자탕 집을 발견했다. 기숙사에서 살면서 급식만 먹던 우리에게 감자탕은 참을 수 없는 유혹이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뼈해장국을 하나씩 붙잡고 걸신들린 듯 먹어치운 후였다. 만족감에 배를 두드리며 다음 날 시험은 까맣게 잊은 채 각자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도착해서 마주한 엄마의 얼굴은 나보다 훨씬 더 흙빛이었다. 수능은 엄마가 치는 것 같았다. 질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탈압박에 능한 나는 혓바닥 드리블링으로 단 몇 마디로 엄마의 질문공세를 헤쳐 나왔다. 뼈해장국을 먹고 왔다고 이야기하기가 뭐해서 저녁을 또 먹었다. 씻고 책을 더 볼까 싶었지만 이내 포기했다.
생각해보면 나는 공부하는 것을 참 싫어했다. 그땐 그렇게 기다려왔던 내일이 나의 해방일이리라 생각했었다. 씻고 침대에 누워서 페이스북을 켰다. 자신한테, 그리고 친구들에게 써놓은 수많은 응원메시지들이 타임라인을 가득 채웠다. 고마움과 걱정, 그리고 기대가 정확히 삼분의 일씩 차지하는 감정이 들었다. 하지만 그걸로 끝. 이내 잠에 들었다. 평소와 다를 것 없이.
/ 조영훈 에디터
수시에 합격한 덕에, 큰 긴장감 없던 수능 전 날
수능 전에 수시에 합격했다. '너 너무 못 쓴다. 넌 논술 하지마'라는 말을 들은지 딱 1년만이었다. 기쁠 줄 알았는데 허무했다. 저 말을 했던 선생님에게 뻐기듯이 자랑하겠다 생각했지만, 진심으로축하해주는 선생님에게 덕분이라고 고맙다고 말했다. 왠지 맥이 풀렸다.
순식간에 수능은 최저등급만 맞추면 되는 낮은 허들이 됐다. 사회영역책을 조금 뒤적거리다 침대에 누웠다. 갑자기 수능 끝나고 보려고 아껴둔 미드 마지막회가 궁금해졌다. 수시 합격자의 여유라고 생각하며 미드를 틀었지만, 내가 좋아했던 미드의 결말은 미적지근했다. 최악이 아니라서 다행이지만, 기억에 남지는 않을 그런 결말이었다.
모두가 대학만 가면 연애도 하고 여행도 하라 했다. 수능이라는 고비만 넘기면 된다 했다. 그래서 고비를 코 앞에 둔수능 전날 밤은 무슨 일이라도 벌어질 줄 알았다. 그런데 내일 무슨 옷을 입을지 고민하고, 점심은 뭐 먹을지 생각하는 그저 그런 평범한 초 겨울 밤 중 하루였다.
미적지근한 미드의 결말처럼, 미적지근한 그날 밤은 느리게 흘렀다.
/ 정우미 에디터
지난 3년이 너무도 후회되던, 불안의 수능 전날
어쩌면 수능 당일보다도 머릿속에 더 많이 그려보았던 날. 계획대로라면 12시쯤 자야한다. 차분하고 비장하게 잠자리에 들었는데 문제가 생겼다. 수험생 시절 내내 3-4시가 기본 취침 시간 아니었던가. 수면 시간을 바꿔보려 했으나 실패했다. 아무리 일찍 자도 2시였다. 오늘만 특별히 그 시간에 잠이 올 리가. 불을 끄고 눈을 감아봤다. 시간이 한참 흐른 것 같아서 눈을 떴다. 꺼진 형광등 실루엣이 더 선명하게 보이는 듯했다.
큰일이다. 점점 더 정신이 맑아졌다. 빨리 자야 되는데. 시험 도중 노랫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불상사가 일어날까 감히 이어폰에 손을 댈 수도 없었다. 시간을 확인할 때마다 지금 자면 얼마나 잘 수 있는지 계산했다. 두 시간 가깝게 흘렀다. 누워서 다른 걸 하다 자자 생각했다. 3년 내내 쓴 다이어리를 뒤적여보았다. 나 꽤 열심히 산건가라는 생각이 들자마자 카톡 지워놓고 매일 문자하던 모습,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서라도 드라마 보던 모습 등이 스쳐지나갔다.
엄습하는 불안과 후회. 내일이면 지금까지의 노력이 한 번에 평가받는다고 생각하니 허무하기도 했다. ‘나 같은 애가 내일 시험을 잘 볼 수 있을까. 잘 보길 기대해도 되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다이어리를 접었다. 돌아누우니 그 모든 감정은 더 큰 생각의 소용돌이에 빨려 들어갔다. 와. x됐다. 나 진짜 언제 자지?
/ 박헌주 에디터
수능 전날, 옆집에서 수능금지곡이 들려왔다...
다들 수능 전 날에 그렇듯이,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평소 하던 대로 하루를 평범하게 보내려 했다. 괜히 이상한 짓 안 하려고 하고. 그래서 평소와 똑같은 아침을 먹고, 같은 시간에 공부를 하고,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아주 평범하고 무-난한 하루를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 순간, 그렇게도 평범했던 그날, 평범하지 않은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항상 정숙하던 옆집이 그날따라 상당히 흥이 나는 날이었나보다 . 옆집에서 들리는 리듬감 충만한 멜로디는 내 귀를 간지럽히기 시작했고, 딱 아주 거슬릴 만큼의 볼륨으로 존재감을 어필했다.
애써 무시하려고 노력해봤지만 하필이면 그 노래들은 멜론 인기 top100 목록들이었고, 내 의지와는 달리 가사는 귀에 쏙쏙 꽂혀버렸다. 귀마개를 해봐도 귓가에 스며드는 중독성 넘치는 후렴구를, 나는 거부할 수 없었다.
"슬퍼하지 마아~ 노노노오"
"으르렁 으르렁~ 으르렁대이"
"이십사시간이~ 모오-자 라"
결국 옆집을 직접 찾아가서 내일이 수능 보는 날이라 노랫소리 좀 줄여달라고 직접 부탁했다. 그런데 노래를 끄지 않고 정말 줄이기만 하더라... 밖에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니 잠도 깨버렸고, 어쩔 수 없이 새벽까지 리듬에 몸을 맡기며 수능의 아침을 맞이하게 되었다. 아
다행스럽게도, 생각보다 컨디션이 괜찮았다. 밤새 액땜을 한 것이라 생각하며 기분 좋게 집을 나서고, 고사장을 향해 가며 무엇인가 좋은 예감이 들었다! 수험표를 집 소파에 놓고 갔다는 사실을 고사장 앞에서 깨닫기 전까지는 말이다...이후의 이야기는 상상에 맡기겠다.
/ 고혁준 에디터
라디오에서 들려온 응원의 목소리
고3, 나는 2G폰을 사용했었다. 카톡은 커녕 인터넷도 안 되던 폰으로 유일하게 놀 일은 라디오 듣기였다. 낮의 자습시간부터 새벽 침대에서 잠들기 전까지 지상파 지방방송 딱히 가리지 않고 들었다. 가끔 신청곡을 보내고 틀어주면 신기해하며 들었던 기억이 난다.
수능 당일 새벽. 침대에 누워 온갖 생각을 하며 천장을 바라보았다. 이리저리 뒤척거리다 괜히 긴장감에 잠기기 싫어 늘 그랬듯 이어폰을 끼고 폰 라디오를 틀었다. 종현의 푸른 밤에선 마침 쌀쌀한 수능 날씨 이야기가 한창이었다. 문자메시지 창을 켜 키패드를 꾹꾹 눌렀다. 1분 쯤 지났을까,
"1XXX님의 사연입니다."
놀랍게도, 내 뒷자리 번호였다.
'쫑디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수능을 볼 고3학생이에요. 저한텐 먼 이야기 같았는데 벌써 디데이네요. 긴장돼서 그런지 평소에 늦게 자서 그런지 잠이 안 와요ㅠㅠ 쫑디가 저 시험 잘 보라고 응원해주세요!'“
가슴이 차분히 내려앉으며 따뜻해졌다. 힘내라는 말은 지난 몇 달간 내내 들었다. 딱히 내가 좋아하지도, 내 존재 자체도 모를 사람이 그저 내 사연을 읽어주고 몇 마디 응원을 해줬을 뿐이었다. 그런데도 그날 그 몇 마디가 유독 와 닿았던 건 새벽감성이었을까, 12년간 기다린 날에 대한 긴장감 때문이었을까?
/ 정희연 에디터
괜한 마음에 집에 들어가기 싫었던 수능 전날
차렷, 경례. 때 이른 인사를 마치니 오전 11시. 평소라면 한참 수업이 진행되는 시간이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수능 전날이기 때문이다. 생전 처음 타는 버스를 타고 생전 처음 보는 고등학교에서 내렸다. 이 낯선 곳에서 나는 지난 시간을 증명해야 하는구나. 배정받은 교실로 올라갔다. 생각보다 쾌적했다. 혹시 내일 망하더라도 최소한 자리 탓은 못할 일이었다.
다시 시계를 본다. 이제 겨우 오후 1시. 열 아홉 시간 뒤면 나는 다시 이 자리로 돌아올 것이다. 그 생각이 머리에 꽉 차니 제법 머리가 아팠다. 습관처럼 발길을 옮긴다. 야자를 째고 친구들과 그렇게나 들락거렸던 학교 근처 플스방이다. 손님은 하나도 없었다. 꾸벅꾸벅 졸고 있던 아저씨가 패드를 건낸다. 익숙하게 받아 들고 자주 가던 자리에 앉는다.
에브라, 박지성에서 다시 긱스, 그리고 루니까지 완벽하게 이어지면서 골인. 몇백번이나 플레이 했던 패턴이다. 하지만 몇천일을 살아온 지루한 삶은 어째서 아직까지 공식이 보이지 않는걸까. 그것을 알 수만 있다면 코앞으로 다가온 수능도 상대 수비수의 허를 찌르는 쓰루패스처럼 아무렇지 않게 넘길 수 있을텐데.
/ 김도현 편집장
큰 불안에 숨이 막힐 것 같았던 수능 전날
사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하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그 당시의 나는, 뭐랄까, 일종의 강박증 같은 걸 갖고 있었다. 그 땐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12년도 수능 시험 전날의 나는 강박적으로 모든 계획과 경우의 수를 계산해두고 있었다.
시험 시작이 9시니 나는 적어도 30분 전에 도착해야 하고, 그러면 나는 집에서 몇 시에 출발해야 하고, 그러려면 나는 몇 시에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야 하고, 그러려면 나는 몇 시에 수험표를 마지막으로 챙겨야 하고, 그러려면 나는 몇 시에 밥을 먹어야 하고....... 거기다 나는 수능 날 점심 때 먹을 도시락 재료를 사려는 어머니에게 온갖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도시락은 매운 건 안된다 배 아플 수도 있으니까, 국물 많은 것도 안된다 화장실 갈 수도 있으니까 등등.
당시의 나는 시험 보다 점심 잘못 먹으면 지구라도 멸망해버릴 것 처럼 잔뜩 긴장한 채로 있었다. 그 당시 내가 어떤 모습이었는 지를 되돌아보면, 마치 부들부들 떠는 새끼 치와와 같았다고 생각하게 되서 그 날을 떠올리면 나도 모르게 피식 웃게 된다. 그렇게 긴장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 그렇게까지 긴장하고 걱정하지 않아도 큰 문제는 없었을 텐데.
수능 전날의 나를 마주치게 된다면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다. 그렇게까지 걱정하지 말라고. 그저 긴장하지 말고 맘 편히 먹고 한 숨 자고나면, 아무 문제 없을 거라고. 잘 해낼 수 있다고, 이렇게 말이다. 물론, 과거를 떠올리며 흔히들 하는 진부한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 박종우 에디터
번외: 미국 수능, SAT 시험 전 날 이야기
중학교 시절, 미국인들은 학교를 놀러다니는 줄 알았다.
파티 하고! 술 먹고! 연애도 좀 즐기다가 달그닥 훅! 아이비리그 진학!
크나큰 착각이었다. 막상 국제학교를 와보니, 미국 대학 놈들은 바라는게 참 많았다. 내신은 물론,운동 경력, 각종 자격증, 동아리 활동...어떤 친구는 스펙을 위해 특허를 3개나 출원했다. 시험은 뭐가 그리도 많은지... 수학능력을 측정하는 외부시험 중 대표적인 것들만 해도 SAT,SAT2,AP,IB,ACT... 만만치 않은 응시비가 드는 이 시험들을 적어도 두 세 개는 쳐야 대학 지원서에 무엇이라도 채울 수 있었다.
허나 그 다양함 덕에, 각 시험의 중요도는 한국의 수능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고로 시험 전날이 특별히 떨리지는 않았다. 그래도 첫 SAT 시험 전날은 잠을 푹 자야한다는 강박감이 조금 찾아와, 평소보다 일찍 침대에 들었다. 문제는 당시의 내가 항상 아이팟을 들으며 잠들었다는 것이다.
비록 이제는 추억의 이름이지만, 6년 전 SS501은 손꼽히는 인기를 자랑하는 그룹이었다. 현대인들은 수능금지곡 암욜맨만을 추억하지만, SAT 전날 밤 아이팟이 틀어준 곡은 잊혀진 명곡- 럽락뒤스(love like this)였다. 어쩌면 SS501 자체가 시험금지그룹인건지, love like this는 암욜맨에 결코 꿀리지 않는 농약 같은 노래였다.
덕분에 나는 생애 첫 SAT 시험 내내 럽락뒤스에 시달렸다. 남북전쟁 당시 리 장군은 내게와 럽 라익 뒤스 오 이리듐의 동위원소는 원 럽 넌 럽롸익 디스 오오 넌 내게 넌 내게로.
애초에 수험생이란 세상만사가 신경 쓰이고, 짜증나는 시기다. 그 시기를 00년대 후반~10년대 초반의 후크송대잔치 속에 이겨낸 우리 세대에 찬사를 보낸다. 아울러 루키루키와 밀라익끼!와 함께 수능을 준비하는 올해의 수험생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당신의 눈동자에 럽 라익 디스 오 럽!
/ 전범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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