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게 살기 위해서는 일단 살아남아야 했다

대학가면 단톡방, 회사가면 성추행…

당신은 공부를 열심히 했다

인서울 이름있는 대학에 들어갔다. 그런데 동기들은 당신에 대해 입에 담기 힘든 성희롱을 단체로 한다. 직캠도 있었단다. 그것을 공론화 했다. 그들은 미안하다고 사과하고는 돌아서서 들켜도 별 거 아니네라며 히죽거렸다. 아, 더한 얘기도 있다. 강간해놓고 네가 나를 강간범이라고 말 하는 바람에 내 대학생활이 참 힘드니 네가 밉고 죽겠다는 얘기도 있었다.

하지만 가해자들은 반성하지 않는다

그러다 당신은 인턴이 되었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 대학을 열심히 다니고 취업 준비 빡세게 해서 공기업에 인턴으로 발탁됐다. 그 공기업 간부들은 당신을 모텔까지 끌고가서 성추행했다. 강제로 키스하고 강제로 노래방을 끌고가며 엘리베이터 안에서 가슴을 만졌으며 모텔까지 두 번이나 끌고갔다. 이후 지하철역으로 도망간 당신을 강제로 공원으로 데려가 무릎위에 앉힌뒤 키스하고 가슴을 만지며 유사성행위를 유도했다.

다른 인턴 피해자도 있었다. 알고보니 거의 전통에 가까운 상습적 성추행과 성희롱이었다고 한다. 그래놓고 조사과정에서는 여직원을 감금해놓고 회사에서 원하는 진술서를 작성하게 했다고 한다. 물론 가해자는 중요하신 분이므로 짤리기는 커녕 3개월 감봉과 전출. 피해자는 회사의 이미지를 더럽혔다는 기가막힌 이유로 퇴사 종용. 결국 계속되는 성추행, 성희롱과 스토킹을 이기지 못해 퇴사. 공론화 되어서야 가해자 파면. 참고로, 다른 성희롱 간부는 감봉당했다. 단 1개월동안.

그리고 가해자는 '꽃뱀'이라고 불린다

또 다른 당신은 경찰이 되었다

똑같이 공부를 열심히 하고 대학을 열심히 다니고 여자로 정말 들어가기도 힘들고 버티기도 힘든 경찰 10년차. 무슨 건덕지라도 잡아내서 보고해야 하는데 보고할게 없으니 제일 만만한 여자에게 뭐라도 뒤집어씌우려고 감시하다가, 얼마나 지랄발광을 했으면 유리 멘탈은 아니었을 10년차 여자 경찰관이, 열 살 일곱살 두 아이와 같은 경찰서에 다니는 남편을 두고 자살했다.

근무 태만에 동료들에게 갑질, 해외연수를 독차지했다는 이유를 대려고 했으나 해당 경찰서는 개소리 하지 말라며 각하처리했다. 그리고 그냥 가기 분했는지 고인의 출근시간과 사무실 도착시간, 애들 데려다 주는 장면까지 미행하고 체크하며 사진 촬영도 했다.

경력 10년차이지만 직급없는 고인이 갑질할 위치도 아니었고, 연수 기회도 실력으로 갔다는게 증명되자 애들 챙기러 집에 간 건덕지밖에 없으니 그냥 무식한 협박으로 들어갔다. 지각 세번 인정하라고. 이게 녹취되었다. 강압 수사끝에 그녀는 목을 맸다. 열살 짜리 큰 아이가 가위로 줄을 끊었으나 너무 늦었다.

그녀의 잘못은 단 하나, 경찰서에서 제일 만만한 사람이었다는 것.

당신은 '그냥' 살고 있었을 뿐이다

한샘 사건, 얼마 되지 않았다. 곧바로 현대카드 사건도 있었고, 보도되지 않은 사건의 숫자는 말 할 것도 없다. 조작할 것도 없이 이런 사건은 매일같이 넘쳐난다.

성범죄 담당하던 판사가 몰카범으로 발각되었으나 사직서로 마무리. 초범이라고 벌금 300만원. 끝. 명문대 교수가 제자 성폭행. 하지만 검찰은 수사 중지. 십대 아이들은 만취한 친구를 두고 가위바위보 해서 집단 성폭행. 집에만 있던 어떤 아내는 남편이 음란사이트에서 모집한 남성에게 성폭행 당했다.

몇 년도 아니다. 며칠 동안의 뉴스다. 십대의 여학생, 이십대의 여대생들, 인턴들, 아내, 그리고 삼십대의 직장인. 워킹맘. 안전한 곳이 대체 어디인가. '여성상위' 시대에서 여자라는 거 떵떵거리고 누리고 사는 곳이 어딘지 좀 말해주기 바란다. 단체로 이사라도 가고싶다.

여성상위까지도 안 바란다. 성추행, 강간 걱정 없이 10대 보낼 수 있고, 대학 다닐 수 있고, 취업할 수 있고, 직장 다닐 수 있고, 가정 꾸리고 살 수 있는 곳이라도 좋겠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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