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주차 위클리 스트레스 클리닉

이번 주 키워드: 김수창, 김영오 복식, 광역버스, 슈스케6, 노키즈존, 싱크홀 땅굴

9월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주 위클리 스트레스 클리닉을 통해 꿈 같던 방학의 마지막 풍경이 어땠는지 되돌아보세요.

 

1. 김수창 전 지검장의 공연 음란 행위 입건 +5

스트레스가 심해서… ⓒnewsis

바바리맨의 횡포는 이미 한국에서 흔한 일이다. 그러나 차관급인 지검장의 위치에서의 음란 행위라면 말이 달라진다. 무려 한 시간에 다섯 차례나! (그는 1962년생이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가 그저 직책상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일탈행위와 같은 정신병 정도로 치부되고 있는 현실이다. 전 지검장은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며 수치심으로 죽고 싶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밤 열두 시, 집에 돌아가다 음란 행위를 목격한 여고생의 수치심은 어디에?

 

2. ‘유민 아빠’ 김영오씨 단식 중단 +46

ⓒ yonhapnews

단식 농성을 이어가다가 22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었던 김영오씨가 28일 단식을 중단하기로 결정하였다. 금속노조 출신과 이혼 경력 등의 과거를 꼬집는 사람들, 경제부터 살려야 한다는 사람들, 그리고 국회의사당에서 뛰쳐나와 같이 단식을 했던 국회의원들의 모습은 김영오 씨에게 그 어떤 위로도 되지 않았다. 그저 김영오씨가 단식을 멈추고 건강을 회복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이었지만, 그 시간 동안에 이미 엎질러진 것들이 너무 많다.

유가족들이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주장한 세월호 특별법을 두고 여야는 그들이 요구하지도 않은 특례입학과 의사자 지정에 대하여 서로 싸웠다. 노란 리본은 선거 후보자들의 현수막에 있는 장식으로 변질되었고, 자유대학생연합의 폭식 투쟁 예고라거나, 어느 배우가 페이스북에 올린 유가족 비난 글은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조사에 따르면 현재 고2 학생들이 갖는 ‘내가 위기에 처할 때 국가가 나를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이 46.8%에서 7.7%로 급락했다고 한다. 이 믿음을 다시 회복시키기에는 앞으로도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3. 광역버스 입석 금지 정책 “없던 일로” +37

국내 도입이 시급합니다!

국토교통부가 야심차게 내놓았던 수도권 광역버스의 입석 승차 금지는 결국 37일 만에 흐지부지되었다. ‘탄력적 입석 허용’ 이라는 애매한 말로써 국토부가 사실상 실패를 인정한 것. 저마다 출근을 하기 위해, 학교를 위해 사람들 사이에 치여서 오는 것에 이미 지쳐 버린 시민뿐만 아니라 자주 적자를 보던 광역버스 업계도 괜한 치명타만 입었다. 실행한 지 겨우 한 달이 안 돼 논란 속에 마무리된 이번 사건은, 안 그래도 매일 출근하기 싫은 갈등에 휩싸이지만 결국 갈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아침에 똥을 던져주었을 뿐이었다.

 

4. 슈스케 시즌 6 시작 -6

이번 카피는 “REAL MIRACLES NEVER STOP” ⓒCJ E&M

‘슈퍼스타K6’(이하 슈스케6)가 8월 22일 방송을 시작했다. “왜 또 시작이야?”라는 반응이 점점 “생각보다 괜찮다”의 호평으로 바뀌고 있으니 우선 안심하고 봐도 괜찮다. 심사위원 수는 4명으로 늘었고 역대 최다 지역에서 예선을 개최하였다지만 우리가 기대하는 건 참가자들의 실력. 2화까지 나온 지금, 기대가 너무 낮아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귀는 즐겁다.

진지한 얼굴로 나이가 든 어머니가 잃어가는 것들에 대한 자작곡을 들려주는 ‘동네 흔남’부터 아이유 노래를 끈덕지게 부르는 유튜브 스타 흑형까지 다양하다. 과격하게 출연진의 과거를 들추어내어 사연만을 비추던 예전의 버릇은 많이 고쳐졌다. 기자 간담회에서 제작진이 “슈스케5의 문제점 168가지를 찾았다”라 했던 것은 허풍은 아니었나 보다. (그렇게 ‘악마의 편집’의 권위는 쇼미더머니3에게 물려주려던 찰나, 2화 마지막에 보이스 코리아 시즌1 준우승자 유성은이 나왔다. 그녀가 심사위원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기도 전에 방송은 다음주를 예고하였다. 맞다, 틈만 나면 60초 후에 공개한다며 애간장을 태우고 PPL이 난무하던 오디션 프로그램이었지?)

 

5. ‘노 키즈 존’ 논쟁 +5

맥도날드 인계점의 가족사랑매장. 지금은 어떨지 궁금하다. ⓒ세계일보

최근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노 키즈 존’에 관한 논쟁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노 키즈 존(No Kids Zone)이란 음식점과 같은 공공장소에서 5살 이하의 미취학 아동 및 유모차의 입장을 제한하는 공간을 뜻한다. 논란이 일어나자마자 침묵하고 있던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No Kids”를 외치고 나섰다.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을 제재하지 않던 부모들의 행동을 비난하고, 자기가 겪은 사례를 소개하면서.

노 키즈 존에 반대하는 부모님들은 ‘너희들은 나중에 애 안 낳을 꺼 같냐’라고들 하시는데, 너무 그렇게 역정 내지 마시고 서로의 이해를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이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침 지난 6월과 7월 강원 춘천 퇴계점과 경기 수원 인계점 맥도날드는 새롭게 ‘가족사랑매장’이란 것을 선보였다. 매장 2층을 어린이 동반고객용으로 지정해 일반고객용 매장인 1층과 분리하였다고 한다. 이 문제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궁금해진다.

 

6. 싱크홀이 남침용 땅굴이라고? +9

근데 진짜 왜 자꾸 땅이 꺼지는 걸까요? ⓒ국제일보

땅굴안보국민연합은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석촌지하차도에서 남침용 땅굴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그것도 9개나. 그들은 김정은의 군대가 대한민국의 지하를 이미 점령했기 때문에 우리 나라는 땅굴 기습침공에 속절없이 무너질 태세라고 절박하게 외친다. 더 놀라운 사실은, 땅굴안보국민연합이 실존하는 단체라는 사실이다. 아무리 봐도 요즘 싱크홀은 지하철 때문에 터지고 있는 것 같지만. 가뜩이나 개강 주간이라 심란해 죽겠는데 여기까지 잘도 기어올 북한군 걱정까지 하려니 머리가 터질 것만 같다.

 

총계: +96

지난 회차의 측정치보다는 덜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100에 가까운 무시무시한 스트레스를 받고 살았다. 이것은 마치 어플 스토어 랭킹에 올라와 있던 ‘알림e’ 앱이 뭔가해서 설치했다가 알고보니 '우리 동네 성범죄 경력자'의 얼굴을 알려주는 앱이라는 것을 알아버진 직후의 스트레스와 맞먹는다.

처방

가급적 빨리 근처 버거킹을 내방하여 3000원짜리 단품 와퍼를 9월 1일부터 3일까지사흘 내에 섭취한다. 차도가 없거나 와퍼 재고가 없을 경우, 네이버 웹툰 작가들끼리 서로의 작품을 그려 준 “2014 네이버웹툰 왓 이프” 시리즈를 열어 회차마다 꼼꼼히 숨은 패러디를 찾아보며 머릿속을 하얗게 비우도록 한다.

 

에디터 _ 권새봄 , 김아름별 , 김어진 , 이해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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