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여자 말고 너

맏언니 소개팅 보내는 마음으로 선정했습니다

김하늘이 김재원에게 모진 매질을 하며 ‘난 선생이고, 넌 학생이야’라고 부르짖고, 풋풋한 이승기가 누나가 뭐라고 하든 나는 누나를 너라고 부르겠다고 말했던 때가 있었다. 그때가 누나-동생 커플의 전성시댄 줄 알았다. 하지만 2015년에도 연상연하 커플은 진행형이다.

그런데 말이다. 연상연하 커플의 변천사에서는 왜 항상 ‘연하남’만 주목받는 것인가. 연상녀들을 홀리는 연하남이 있다면 연하남을 매료시킨 연상녀들도 있을 터. 왜 그녀들에게는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나. 더이상 연하남을 가진 그녀들을 ''도둑X''이라 부르지 말고 ''은밀한 매력''의 그녀들을 사로잡은 연하남들을 능력자라고 말해달라.

이..이런 누나 말고.

이래도 연하한테만 주목할 수 있을까?

 

 

Type 1
모던하면서 뭐든 잘 하는 이 누나.
나도 잘 다뤄주려나..?

연상녀에게 기대할 수 있는 가장 첫번째 이미지는 역시 나를 리드해줄 것 같은 도발적 매력. 나이만큼 여유도 있고, 그저 믿고 따르기만 하면 되는 누나, 그 향기 속에서 연하남은 그저 아찔하기만 하다.

 

바람 피기 좋은 날 _ 김혜수

민기야 눈쏟아지겠다~

민기야 눈쏟아지겠다~

남편의 바람기에 견디다 못해 맞바람으로 응수하는 유부녀 김혜수. 어려도 한참 어린 대학생 이민기를 만나 당당하면서도 뻔뻔한 만남을 이어간다. 유부녀임을 알면서도 끌릴 수 밖에 없었던 김혜수의 치명적인 매력은 아마도 연륜에서 오는 농염한 분위기와, 내가 원하면 언제든 헤어질 수 있는 위치에서 ?오는 누나의 여유로움이 아니었을까. 역시 갑이 되고 볼 일이다.

 

관능의 법칙 _ 엄정화

누나 그런데 조명이 조금 어..어둡네요…하하..

저를 이렇게 그것도 단 둘이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극중에서 방송국PD로 나오는 40대 엄정화는 20대 남자가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올 만큼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의 소유자다. 30대도 아닌 40대의 ‘관능’이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아직 철이 없어서 알 수는 없지만 이성적 판단을 넘어선 ‘무엇’임은 분명하다. ?여기에 자신의 분야에서 확고한 입지를 가진 능력 있는 여성이라는 점도 지적인 섹시함을 부각시킬 수 있는 요소. 연하남보다 날 먼저 가지세요 언니…

 

Type 2
털털한 이 누나.
어느새 나를 매료시키시네.

뭐지? 나보다 나이도 많고, 내세울 것 하나 없는데도 전혀 주눅들지 않아… 이 누나, 뭔가 다른 여자들이랑 다른 거 같아. 당찬 소녀 느낌도 아니고 순진무구한 캔디 같은 여자도 아닌데 왠지 끌려…

 

조선을 홀린 그녀 _ 장녹수

조선팔도가 누나 치마폭 아래에 있다는데 사실인가요?

조선팔도가 누나 치마폭 아래에 있다는데 사실인가요?

30살의 나이에도 열여섯 소녀처럼 보였다는 초동안 누나. 기생 출신의 그녀는 궁으로 들어와 연산군의 총애를 한 몸에 받았고 후궁까지 오르게 된 최소 능력자. 남들은 무섭다고 설설 피하는 폭군 연산군 앞에서도 당당한 태도를 잃지 않았다고 한다. 때로는 애처럼, 때로는 노예처럼 부리며 갖은 금은보화를 수집했단다. 한 번 빠져버리면 헤어나올 수 없었던 매력의 이 누나, 교태와 아양은 따를 자가 없다는 기록까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전형적인 여우 스타일. 만약 썸남이 있다면 이 누나와 절대 만나게 하지 말지어다.

 

내 이름은 김삼순 _ 김선아

어느덧 삼순이 누나도 마흔이다..

누나를 알게 된지 어느 덧 10년. 그러나 우리들 가슴 속에 여전히 살아 숨쉬는 억척스럽지만 매력터지는 삼순이 누나. 외모나 몸매가 그렇게 뛰어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능력에 자부심을 가지는 이 누나, 뭐지? 연애든, 직장이든 서른 살 여자에게 주어질 기회가 현저히 부족하다는 현실을 파악하면서도 끝까지 당당함을 잃지 않고 할 말은 하는 당당함이 온 국민을 사로잡았던 삼순이의 매력 포인트. 기존 드라마의 청순 가련형 여주인공에 비해 현실성 있는 캐릭터로 많은 여성들의 공감을 샀고, 재벌 연하남도 눈독들일 만큼 매력적인 모습으로 연상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선구자.

 

Type 3
이해심 많아! 안 소심해!
혹시 이 누나라면, 기댈 수 있을까…?

언제나 듬직하게 지켜주는 역할은 남자의 몫이라고? 누가 그래.
징징거리는 것도 한 두 번이지, 기대기만 하는 여자들은 너무 피곤해. 때론 남자도 의지하고, 기대고 싶다고.

 

찌질의 역사 _ 윤설하

웹툰계의 보살님이 인사를 하고 있다.

웹툰계의 보살님이 인사를 하고 있다.

23세 윤설하 선수. 다른 연상녀들에 비해 나이는 어리나 태평양 만큼 넓은 이해심의 소유자다. 첫사랑과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처음부터 그녀에게 끌렸다고 고백하는 남자를 이해해주는 여자가 이 세상 천지 어디에 있겠는가. 그뿐인가. 첫사랑과의 에피소드도 다 들어주고 심지어 이해하고 편도 들어주며, 첫사랑의 취향을 강요하는 남자친구를 참아주기 까지 한다. 철없는 연하남이 그녀를 떠났을지언정 아무도 그녀를 손가락질 하지 못하리.

 

마블 시리즈 _ 블랙 위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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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다 싸우셨으면 커피나 한잔 하실래여?

일단 레알 누나다. 러시아도 아니고 소련 출신, 산전 수전 공중전 다 겪은 베터랑. 그래서인지 이 누나는 절대 망설임이 없다. 오랜 동료가?갑작스럽게 배신해도 일단 하이킥부터 날리는 과감함(어벤져스, 호크아이). 임무를 위해서라면 갑작스러운 키스도 마다하지 않다가도(캡틴 아메리카 : 윈터솔져), 각이 안 나온다 싶으면 망설임 없이 다른 방향으로 선회한다(어벤져스2, 헐크) . 한강 대교를 달리는 트럭 위에서도 서슴없이 뛰어다니는 검은 수트의 자태를 멍하게 보고 있다면 당신은 이미 이 누나의 포로.

 

Type 4
뭐지 이 누나, 지켜주고 싶다.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누나.

남자라면 누구나 마음속에 품고 있을 기사도 정신.
누나를 지켜준다는 것만으로도 진짜 남자가 된 것만 같은 기분. ?내가 이 누나를 지키겠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_ 이보영

누나 제가 뭔 생각 하고 있게요 ㅎㅎㅎ .. 아 꺼지라구요?

누나 제가 뭔 생각 하고 있ㄱ…왜 112를 누르시는거죠?

첫 만남. 이 누나는 영웅이자, 은인이었다. 10년이 지나고 다시 만났을 때 이 누나는 지켜주고 싶은, 지켜줘야 하는 여자가 되어있었다. 아무리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한들 여린 순간의 그녀는 지켜주고 싶기 마련이다. 거기다가 이보영 정도의 동안 페이스라면 순식간에 나이격차를 망각할 수도 있다. 지적이지만 때로는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누나를 그렇게 지켜주다 보니 신석기시대부터 계승된 내 안의 남성미 DNA가 업그레이드 되는 느낌적인 느낌.

 

고교처세왕 _ 이하나

진짜 좋아하기 싫었는데 답도 없이 빠지게 되는 스타일

진짜 좋아하기 싫었는데 답도 없이 빠지게 되는 스타일

어리버리한 여자 캐릭터는 오빠들에게만 먹히는 줄 알았지. 이를테면 늑대의 유혹이나, 뭐 그런 소설에 나오는 그런 캐릭터. 그러나 어딘가 허술하고 빈 틈이 많은 이 누나에게 18세 소년은 끌리고 만다. 잔소리를 하는 듯 챙겨주고, 자신이 재벌이라는 사실에 잘 보이려고 안간힘 쓰는 다른 여자들과는 다르다. 정말 싫다가 어느 순간 답도 없이 빠지게 되는 스타일. 나가시는 출구는, 없습니다.

 

 

이하는 잡담이니 읽으면 좋고 싫으면 말고

어떠한가? 아직도 이 누나들이 ''도둑X'' 혹은 날강도로 보이시는지? 물론 누나, 연상녀라고 해서 특별하거나 남다른 매력이 있는 건 아니다. ‘누나’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꼭 ‘누나’들만 가지고 있는 게 아니니까. 나이값 못하고 어리광 피우는 누나도 있지 않은가. 조숙하고 어른스러운 동생도 있을 수 있고.

 

이를테면 키썸 동생처럼…

이를테면 키썸 동생처럼…

 

…그러니까 이제 이 글 보는 동생들이 나 좀 데려갔으면 좋겠다…☆
010-7……

#도둑이라고_불러도_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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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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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enties TimeLine 피처 에디터.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곱씹어보는 것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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