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를 통해 보는 오늘날의 8가지 혐오 차별 양상

알았으면 입 닥쳐 말포이

어렸을 적 나는 다른 아이들과 함께 해리포터를 읽고, 내 호그와트 입학 편지를 기다리곤 했다. 이제 해리포터와 친구들은 과거의 이야기가 되었지만, 마법 세계에서 일어나는 마법사 순혈 논란과 머글 차별은 계속해서 비슷한 양상으로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다.

현실이 해리포터에서처럼 선과 악을 뚜렷하게 구분하기가 쉽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렇지 않기에, 여러분과 함께 이 세상을 읽어보기 위해 준비했다. 해리포터의 각 인물과 사건들이, 현실의 어떤 인물 또는 사건들과 비슷하게 맞닿는지 알아보자.

 

1. 헤르미온느와 꼬마 집요정 해방전선 ? 노예제 폐지를 외친 여성 운동가

헤르미온느

“토하는 게 아니야. 그건 S ? P ? E ? W야.
‘꼬마 집요정의 복지 향상을 위한 모임
(The Society for the Promotion of Elfish Welfare)’이라는 뜻이지.”

헤르미온느는 사회적 차별에 끊임없이 맞서 싸우는 인물이다. 여성이자 머글인 본인에 대한 차별은 물론이고, 노예처럼 일하는 집요정의 존재를 알았을 때에도 그녀는 가만히 있지 않는다. 그녀는 집요정을 위한 모임을 결성하고, 그들이 본인의 노동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도록 격려한다.

엘리자베스 스탠턴

Elizabeth Cady Stanton (1815~1902)

비슷한 예로, 미국 여성 운동가 엘리자베스 스탠턴과 루크레시아 모트는 실제로 노예제 폐지를 위해 싸웠다. 그러나 그 당시 백인 남성들은 그녀와 여성 참정권 운동의 외침을 비웃고 지나갈 뿐이었는데, 이는 헤르미온느의 집요정 해방 활동을 진지하게 여기지 않는 주변 친구들의 모습과 묘하게 겹친다.

 

2. 권력을 등에 업고 혐오를 외치는 돌로레스 엄브릿지 ? 도널드 트럼프

돌로레스 엄브릿지

(금지된 숲에서 만난 켄타우로스에게)
“그러니까 알아서 모시란 말이야!
신비한 동물 단속 및 관리부가 정한 법령에 의할 것 같으면,
너희 같은 잡종들이 인간을 공격했을 땐?”

볼드모트를 제치고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해리포터 속 인물에 뽑힌 엄브릿지는 권력을 이용해 본인의 혐오 및 차별을 정당화한다. 이는 켄타우로스와 같은 마법 생물을 마주했을 때 보인 그녀의 적대적인 태도에서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도널드 트럼프

Donald John Trump (1946~)

이러한 혐오는 멕시코 이민자들을 ‘범죄자, 마약 딜러, 강간범’으로 표현한 트럼프에게서도 볼 수 있다. 그리고 현재 그는 인종 차별적인 대선 공약으로 지지를 얻고 있다. 생각해 보자. 엄브릿지는 결국 마법부 차관이 되어 머글들을 괴롭히는 데에 앞장섰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아마 그보다 더 심하면 심하지 않을까.

 

3. 마법 세계에 만연한 머글 차별 발언 ? 인종 차별적인 발언들

머글 차별

“너한테 말하지 않았어, 이 더러운 잡종아.”

말포이가 머글 출신인 헤르미온느에게 던진 이 말로 우리는 마법 세계에도 ‘잡종’이라는 심각한 혐오 발언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국에서 흑인은 ‘깜둥이’로, 중국인은 ‘짱깨’로 표현하듯이, 그리고 해외에서도 무수히 많은 저열한 표현들로 다른 인종을 지칭할 수 있듯이, 해리포터 속 인물들도 언어 폭력으로 머글에게 모욕감을 주는 것이 가능하다.

김무성 연탄봉사

ⓒ노컷뉴스

물론 적대심이 없다고 해서 차별하고 있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김무성이 나이지리아 출신 유학생에게 “연탄색이랑 얼굴색이랑 똑같네”라고 ‘친근’하게 말을 건넨 것이 겨우 6달 전의 이야기다. 해리의 머글 태생 어머니가 너무 훌륭했기에 “순수 혈통일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고 한 슬러그혼 교수의 발언으로 미루어 짐작하건대, 악의 없는 차별은 두 세계에 똑같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것은 결코 괜찮지 않다.

 

4. 머글 태생 등록 위원회 ? 이스라엘판 아파르트헤이트

(잡종들 ? 그리고 평화로운 순수혈통 사회에 그들이 가하는 위험)

(잡종들 ? 그리고 평화로운 순수혈통 사회에
그들이 가하는 위험)

마법부 강령 하에 머글들은 청문회에서 본인이 마법사 혈통임을 증명해야 한다. 그러지 못할 경우 그들은 마법 지팡이를 빼앗기고 마법 감옥 아즈카반으로 끌려간다. 정부에서 핏줄만으로 개인의 자유를 박탈하는 것이 실제로 가능할까 싶지만, 이러한 일은 현실에서 행해지고 있다.

이스라엘 ID카드

‘아파르트헤이트’란 남아프리카 공화국 백인정권의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 정책을 말한다.

이스라엘 정부는 유대인과 비유대인을 구분하기 위해 아이디 카드를 단계별로 발급하고, 각 단계별로 접근 가능한 지역을 구분짓고 있다. 또한 투표권에도 차별 등급을 정해놓았다. 이는 인종차별적 성향이 짙어, 이스라엘판 아파르트헤이트로도 불리고 있다.

 

5. 도망자들 ? 집을 잃은 난민들

테드

(테드가 도망자 일행에게)
“지난주에 죽음을 먹는 자들이 내가 사는 지역에 왔다는 소식을 듣고,
차라리 도망치는 게 좋겠다고 판단을 내렸다네.”

해리는 은신 중에 머글 태생 등록을 피해 달아난 테드, 딘, 더크와 죽음을 먹는 자들에게 반기를 들고 신변에 위협을 느껴 달아난 도깨비 그립훅과 고르눅을 마주하게 된다. 이들은 모두 마법 세계에서 직장을 가지고, 혹은 학교에 다니며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지만, 이제는?오갈 데 없는 나그네일 뿐이었다.

난민들

이런 사람들을 현실에서는 난민(難民)이라고 부른다. 혹자는 ‘왜 우리 세금으로 외국인들을 보호해 줘야 하느냐’ 하고 비난할지 모르지만, 그들 역시 자기 나라에서는?각자의 가정과 삶을 꾸려 나가던 평범한 사람들이었고, 단지 정치적 박해로 나라가 사라져서, 생계에 위협을 받아서, 혹은 말 그대로 자국에서 쫓겨나서 난민의 신분이 된 것뿐이다.

 

6. 머글 혐오 범죄 ? 올랜도 나이트클럽 총기 난사 사건

퀴디치 월드컵

(퀴디치 월드컵에서 말포이가 헤르미온느에게)
“그레인저, 저들은 지금 머글을 뒤쫓고 있어.
너도 허공에 둥둥 뜬 채, 속옷을 자랑하고 싶니?”

퀴디치 월드컵에서 볼드모트에 동조하는 자들은 두건을 쓰고 머글들을 공중에 매달아 놓는 테러를 가한다. 그리고 헤르미온느는 머글이라는 이유로 같은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위협을 받는다. ‘아니 아무리 싫어도 꼭 이렇게까지 하나’ 싶었다면, 현실에서는 더 충격적인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자.

엊그제인 6월 12일, 29세의 남자가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의 펄스(Pulse)라는 게이 나이트클럽에 AR-15 계열 소총을 들고 들어가 무차별 사격을 저질러 최소 55명이 사망한 사건이 일어났다. 백악관의 표현을 빌어 단언컨대,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테러 행위이자 증오 범죄”가, 2016년 오늘날에도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7. 볼드모트와 죽음을 먹는 자들 ?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ISIS

볼드모트

(퍼지 전 장관이 죽음을 먹는 자들에 대해)
“그자들은 공공연히 정체를 드러낸 이후,?대대적인 파괴 행위를 벌여 왔소.”

복면을 쓰고 활동하며, 본인들에게 상징성을 부여한다. 또한 그들은 ‘순수 혈통’과 ‘순수 교리’라는 그릇된 신념에 집착하며, ‘순수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혐오와 공포를 바탕으로 세력을 키우고, 그들에 반기를 드는 자들에게 말 그대로 ‘파괴 행위’를 가한다.

ISIS

파리 대테러로 악명을 떨친 바?있는 ISIS는, 그 잔인함과 집단성이 고스란히 볼드모트와 죽음을 먹는 자들을 연상시킨다. ISIS를 비롯한 극단주의자들은, 그리고 죽음을 먹는 자들은, 각각 ‘비 이슬람’들과 ‘머글’들에 대한 혐오와 공포를 부추기고, 그 폭력적 질서 위에 군림하려 한다.

 

8. 불사조 기사단 ? 혐오와 차별에 맞서 싸우는 힘

불사조 기사단

(해리포터가 볼드모트에게)
“이제 너는 그들을 괴롭힐 수 없다. 넌 그들을 건드릴 수 없단 말이다.”

각자 해리포터에서 얻어가는 메시지는 다를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만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희망이 있다는 것. 불사조 기사단과 그들의 지지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볼드모트 그리고 그 추종자들과 맞서 싸우는 것을 보며, 우리는 희망을 얻는다.

현실 세계에서도 사람들은 혐오와 폭력에 대항해 ‘흑인 생명은 소중하다 (Black Lives Matter)’ 운동을 하고, ISIS와 맞서 싸우고, 퀴어 퍼레이드를 열고, 페미니즘 운동을 한다. 비록 우리에게 해리포터와 같은 ‘선택 받은 자’는 없지만,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함께 싸워 나간다. 그러는 편이, 좀더 희망이 있으니까.

혐한 반대 시위 운동 대표자 다카하시 인터뷰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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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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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캠퍼스 클래스 1기. 먹고 자고 놀기만 했으면 좋겠는데, 세상이 쉽지는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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