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처럼 만난 그대 ‘청춘고민상담소’
노량진 탐사대 기사를 준비하기 위해 무중력지대를 찾은 트웬티스 타임라인 (트탐라) 에디터. 본능을 따라 들어간 화장실에서 급한 일을 끝낸 후에도 한참을 일어날 수 없게 만드는 그것이 있었으니, 바로 ‘청춘고민상담소’.
오지랖 넓이라면 자신있는 트탐라 에디터는 이대로 청춘고민 상담소를 지나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그들은 '제 코가 석자'임에도 '청춘고민상담소'에 넘쳐나는 노량지너의 고민에 모두 답을 하고 말리라는, 아무도 원치 않은 사명감을 갖고 '제 코가 석자' 고민 상담소를 시작하는데...
쎈언니, 복학생, 갓긍정. 누구보다 제 앞가림이 시급한 세 명이 펼치는 '남의 고민 일해라 절해라'가 지금 시작된다. 참고를 할지 말지는 당신의 선택!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제 코가 석자인 것들이!' 생각하고 지나가시길 권장합니다.
(※편집자주: 여기서부터의 상담은 반말체로 진행됩니다. 양해 바랍니다.)
Q1. 배우가 꿈입니다. 예쁘지 않고 시작한 지도 얼마 안 됐고 나이도 있는데 배우로 먹고살 수 있을까요 ㅠㅠ
난 언니가 꿈을 목표한 이상, 다른 사회적 잣대 때문에 흔들리지 않았으면 해. 미켈란젤로 현상이라는 말, 혹시 들어 봤어? ‘나의 아름다움은 상대방의 눈에서 발견된다’라는 거야. 지금은 외모나 다른 외적 요소들 때문에 언니가 배우의 꿈 앞에서 망설일 수도 있지만, 그런 건 꿈을 포기할 이유가 되지 못한다는 걸 기억해두길 바라.
분명 누군가는 언니가 당당하게 연기한 그 배역을 좋아하고 사랑할 테니까. 그러니 걱정일랑 접어두고 진짜 하고 싶은 그 꿈에 좀더 올인해 보는 게 어떨까?
저기, 내가 통계를 배워 봐서 아는데, 이 나라에선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인생 자체가 근본적으로 불안정해. 근데 그 통계에는 외모 변수, 경력 변수, 나이 변수 하나도 없어. 그냥 다 힘들대. 엄청 예쁘고 경력도 길고 나이도 젊은 배우는 뭐 먹고사는 걱정이 하나도 없느냐? 그게 아니라는 거야.
그걸 받아들이고 시작하는 게 어떨까 싶다. 다들 힘들다는데 다들 어떻게든 배우를 하잖아. 그게 어떻게 가능할지 생각해 봤어? 한번 잘 알아보고 관찰해 봐. 본받을 점이나 대책이 있을 테니까.
복학생 에디터 말 받아서 답변해 드릴게요. 그 배우라는 진로 있잖아요, 본인이 알고 선택한 거 아니에요? 만약 그런 게 아니면, 진로로 먹고 살 직업을 선택하면 되는 거였잖아요? 그럼에도 배우가 하고 싶으니까 배우를 선택한 거잖아요.
그럼 조금만 더 버텨 봐요. 아직 얼마 안 됐담서. 진짜 한참 나중에 세월 많이 지나서 돌이켜봤을 때 “아 역시 그때 배우 하겠다고 밀고 나가길 잘했어” 자부심 가질 수 있을 때까지 한번 해 봐요.
Q2. 청춘이라고 불리움이 두려워요. '청춘'이라는 말에 걸맞게 사나 싶어서...
아무나 청춘 아니야. 어리다고 다 청춘이 되는 게 아니라고. 청춘에 걸맞게 살아야 청춘이지. 꼬맹이도 할아버지도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면 풋풋한 청춘인 거고, 이제 갓 스무살 됐어도 매일 무의미하게 시간만 보내고 있으면 할아버지보다 못한 거야.
지금 청춘이 두려우면 도망가도 돼. 근데 이건 알아 둬. 청춘이란 이름을 아무나 다 갖는 게 아니라는 거. 청춘 소리 들을 자격을 아무 때고 다시 얻어올 수 있는 건 아니야. 네가 청춘이기를 원할 땐, 그게 언제든, 정말 청춘처럼 한번 살아 봐. 후회하지 않도록.
미안한데 이게 나한테는 염장질로 들려. 나는 암만 내가 청춘이라고 자기 주장을 해 봐도 아무도 청춘이라고 안 불러주거든. 왜냐고? 그럼 너 나한테 꽃다운 청춘이라고 내 얼굴 보고 말해 줄 수 있어? 거 봐. 못 하잖아.
남들이 청춘이라고 불러 주고 있을 때 ‘청춘지랄’ 좀 실컷 해 놔. 그래도 되니까 청춘이라고 불러 주는 거야. 그 때 놓치면 나처럼 진짜 이도저도 아니게 돼. 나 같은 사람들 몫까지 대신 해준다 생각하고 청춘 실컷 즐겨. 제발.
청춘이라는 게 뭘까? 어떻게 살아야 청춘다운 거지? 아직 세상 물정 모르는 나도 그 단어에 대해서는 뭐라 정의할 수가 없어. 하지만 굳이 어렵게 생각하진 않으려고 해. 내가 목표하고 있는 것을 위해 달린다면 그 또한 청춘의 얼굴이 아닐까.
나중에 청춘이라 불리던 지금을 돌이켜봤을 때, 그 시간 때문에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걸로 충분히 멋진 청춘의 얼굴이라 생각해. 그러니까 청춘이라는 단어 앞에서 너무 고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Q3. 전, 세계여행하는 게 꿈인데 여자 혼자 가능할까요?
내가 4박 5일 일본 갔다 와서 느낀 건데, 혼자라서 못 가고 여자라서 못 가는 여행은 하나도 없어. 진짜 중요한 건 돈이야 돈. 비행기표, 식비, 숙박비, 택시비 견적 딱 뽑아놓고 잘 봐봐. 그 거액을 보고도 가고 싶은 걸 포기를 못 하면, 다들 어떻게든 해서 가더라고.
어쩌면 너가 아직도 공항철도를 안 타 본 이유는 여자라서, 혼자라서 같은 게 아닐 수도 있어. 그 여행이 너한테 절실한 게 아닌 건지도 몰라. 그러니까 그 “세계여행”의 예산을 짜 보고 자신한테 뭐가 더 중요한지 생각해 봐.
물론! 당연하지! 내가 그렇게 갔다왔는걸. 난 첫 여행이 혼자 떠난 여행이었는데 정말 너무 좋았어. 누군가가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복학생다고 했던가. 한국에서 내 주위를 맴돌던 모든 고민들을 뒤로한 채 오른 여행길. 이전 같았으면 그 고민들에 사로잡혀 또 다른 고민들을 낳았을 테지만, 그 공간에서 벗어나니 아예 새로운 생각을 하는 게 가능해지더라.
그래서 결론은? 여행가기 전에 하는 고민은 별 소용이 없다는 거. 일단 어디라도 떠나 보라는 거지!
사실 막상 여행하면 여자가 더 유리할 때가 많아. 내가 경계를 해야 할 사람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사람들이 나를 덜 경계하는 것도 사실이거든. 그래서 사람들이 더 쉽게 다가오고 쉽게 친해질 수 있어. 그리고 팁 하나 주자면, 혼자 가야 진짜 인연을 만든다. 훗.
그리고 사실 '여자냐 남자냐'보다 더 위험한 변수는 ‘혼자’라는 거고, 그 위험을 감수하느냐가 문제지, 여자라서 혼자 가는 게 위험한 건 딱히 아냐. 그건 각자 선택이니까 딱히 뭐라고 안 할께.
Q4. 푹 쉬질 못하겠어요. 어디에 있어도, 뭘 하고 있어도 자꾸만 불안해요..
그럼 쉬지 말아요. 그럴 수 있다면. 그런데 그럴 수 없잖아? 사람은 쉬지 않고는 살 수가 없어요. 졸음 참고 몇 시간을 앉아 있어 봤자 눈만 뒤집히지, 아무것도 기억 안 나는 경험 한 번쯤 해 봤을 거 아냐?
인간은 당연히 쉬어야 하는 건데 왜 불안해요? 경쟁자 때문에? 그렇다고 그 사람 하는 대로 죄다 따라갈 수는 없잖아요! 불안해하지 말고, 휴식이 필요하다는 걸 인정하고, 대신 당신의 속도로 쉬어요.
뭔가 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책상 앞에 앉아는 있고, 계속 반복되는 지친 일상 때문에 일은 손에 안 잡히고, 그렇지 않아? 이럴 땐 솔직히 쉬는 게 제일이야. 하지만 남들이 달리는 모습을 바라보면 자신이 뒤처진다는 생각에 쉬지도 못하고 계속 애매한 상황에 머무르게 되지.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지 말았으면 해. 모든 꽃이 피는 시기가 다 다르듯, 각자의 속도가 다른걸. 그러니 남들을 보면서 쉬지도 못하고 불안에 떨기보다는 좀더 자기 안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봐. 쉴 때는 쉬고, 할 때는 하고! 그게 지금 달리고 있는 마라톤을 완주하는 비결이 아닐까.
걍 자. 근데 그냥 자면 안 되고, 완벽하게 잠수를 타야 돼. 휴대폰? 에어플레인 돌려 놓고 보지 마. 컴퓨터? 꺼 버려. TV? 켜지 마. 커튼 있으면 치고, 시계는 덮어놓고, 불 다 끄고 걍 누워 버려. 한번 세상을 ‘쌩’까봐봐. 뭐 그렇게 큰일이 나나.
내가 집행부로 한창 바쁠 때 언젠가 술 먹고 필름 끊겨서 쪽팔려서 하루 동안 잠수 탄 적이 있었거든? 그때 뭘 느꼈냐면, 세상에 진짜 불안해해야 할 일, 진짜 급한 일은 별로 없다는 거야. 내가 잠깐 쉰다고 해서 사람들이 내 방 앞에 우르르 쫓아와서 문 두드리는 거 아니거든. 그러니까 한번쯤은 그렇게 해 봐. 아마 이해가 될 거야.
Q5. 연애하고 싶은데 연애감이 떨어졌어요...
연애감이 떨어진 게 아니라 주변에 그런 촉을 줄 사람이 없는 건? 연애감이니 연애세포니, 뭐 그런 게 진짜 있냐고. 연애라는 건 혼자의 세포만 작동한다고 될 일이 아니잖아. 그런 촉을 줄 수 있는 상대가 있어야 찌릿, 하고 연애감이 나오겠지.
그러니까 감이고 뭐고, 그런 게 떨어졌다는 생각은 말아. 아마 사실 이렇게 얘기하는 본인도 연애가 하고 싶다 말은 할지라도 공부나 다른 것들 때문에 진짜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는 아닐걸? 지금 좀만 참고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누군가를 만나러 가길 바라.
긍정이 말처럼 연애감이란 거, 사실 그런 걸 느낄 만한 사람이 없어서 그런 거야. 둘이 삘 꽂히면 없다가도 솟아오르는 게 연애감이니까 걱정은 하지 말고. 그런 거 걱정하기 전에, 진짜 연애하고 싶은 사람을 찾는 게 먼저지. 그 다음엔 마음 가는 대로 해.
다만 본능을 이성으로 막지만 말 것. 이성으로 억지로 누르고 막지만 않아도 연애감이란 건 충분히 발휘되는 거니까. 뭘 하면 썸 타는 느낌이 들까 괜히 딴 데서 찾지 마시고, 지금 내가 저 사람이랑 뭘 하고 싶은지 하는 본능을 충실하게 따라가. 그게 인류의 연애감이란다.
그, 그래. 어떻게 좀 잘 주워 봐. 그 연애감이란 거 난 없으니까… 저거 사 먹어야 하나…
Q6. 취업 준비중이에요. 그런데 떨어질 것 걱정에 시작부터 두려워요. 어떡하죠?
떨어지는 게 두려운 건 생각하고, 붙을 건 왜 생각 안 해요? 확률은 반반인데. 그리고 아무리 많이 떨어진들, 지원한 나 말고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잖아요. 사실은 붙지 못하는 게 두려운 거죠? 그럼 ‘어차피 떨어질 거’라고 마음먹고 지원까지만 해 봐요. 확률은 반반이니까. 그러다 보면 뭐라도 되겠지.
정 안 되면 나가서 죽도록 몸 쓰는 일을 해봐요. 고생을 사서 하다 보면 서류를 열심히 쓰고 싶은 맘이 생길걸? 그런 맘이 안 생기고 그냥저냥 그 일이 좋으면 천직 찾은 거네. 잘 됐지 뭐.
취업 준비중이라서 두려워? 근데 말이야, 구직활동 시작하고 나면 무서울걸? 서류 통과되면 불안하고, 면접 보러 가면 떨리고, 합격하면 겁날걸? 출근하면 걱정할 일이 쌓여 있고, 승진하면 할수록 근심스럽고, 은퇴할 때 되면 엄청 고민될걸?
합격해서 출근하고 승진하고 은퇴하는 거, 결과적으로 보면 딱히 나쁘지 않은 인생 아니냐? 그냥 그렇게 생각해. 뭐든지 해도 무섭고, 안 해도 무서운 법이라고. 원래 그런 거니까, 취업 지원하면서 무서워할 건지 안 하면서 무서워할 건지는 너가 잘 생각해 봐.
시작이 반이라는 말, 알지? 시작도 안 했는데 두려워해서 뭐 해. 그리고 그렇게 두렵다는 취준을 지금 수십만의 청춘들이 다 같이 준비하고 견뎌내고 있어. 사실 알고보면 다 똑같다는 거지.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 하잖아. 물론 즐길 수는 없겠지만, 어차피 한 번 거쳐가야 할 단계라면 지금 당장 준비해서 짧고 굵게 가는 걸 목표로 하자. 그거 알아? 사람은 아무것도 안하고 고민만 할 때 가장 불안하다는 거.
Q7. 체지방이 너무 높아요 ㅠ_ㅠ 여름인데, 케이크도 먹고 싶고 곰젤리도.. 우짜죠..
체지방이란 것은 대부분 과다 섭취한 당분으로 만들어지는데, 현대인이 먹는 음식 자체가 죄다 당이 다 들어가 있어서 피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정말 체지방이 걱정되면 진지하게 채식을 해야지 “무설탕” 과자니 다이어트 콜라니 하는 건 소용이 없다는군요.
그래서 말인데, 뭐 먹을 땐 걍 포기하고 즐겨. 이영돈 PD가 백날 TV에 나와서 음식점 더럽다고 까는데 우리가 밥 안 먹어? 마찬가지거든. 먹을 땐 걍 맛있게 먹고, 걱정은 나중에 해.
정 그렇게 밥이냐 젤리냐가 고민이 되면 밥 대신 곰젤리를 드세여. 밥이냐 젤리냐 하나만 하라구. 1년은 365일이잖아. 1년 내내 건강한 식단을 먹을 것이냐, 매일 한 가지씩 맛있는 것 찾아 먹어서 1년 동안 365가지 맛있는 걸 포기하지 않고 먹을 것이냐. 개이득 아님?
세상에 1타 2피라는 건 없어. 둘 중 하나는 포기를 해야지. 많이 먹지만 동시에 살을 뺀다? 다 부질없다. 먹고 움직이든지, 덜 먹고 덜 움직이든지. 우리의 몸은 정직하니까.
어쩌긴 뭘 어째. 공부로도 스트레스 받는데 먹는 걸로도 스트레스 받으면 쓰나. 먹으라고 만든 건 맛있게 먹어주는 게 인지상정! 사실 같은 여자로써 살이 공공의 적이라는 것도 잘 알지만, 달다구리의 유혹이 얼마나 강한지도 잘 알거든.
우리 길게 보자! 살은 언젠가 빠질 거야. 하지만 매일매일 먹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 받은 내 정신은?! 그래서 집중력이 떨어진다면?! 그건 돌이킬 수도 없어. 그러니까 먹을 땐 맛있게 먹자! 폭식만은 하지 말고. 왜, 최화정씨도 그랬잖아.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라고!
Q8. 장수 고시생입니다. 이젠 그만 두고 현실을 생각해야 할까요?
현실적인 게 뭔가요? 취업해서 돈 벌고 존경 받고 결혼하고 집 사고 애 낳는 거? 근데 그거 알아요? 당신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하는 그 삶을 사는 사람들도 다 똑같은 고민 하면서 산다는 거.
정해진 현실은 없어요. 고시 공부가 당신이 선택한 길이면 그게 당신의 현실인 겁니다. 오히려 그 길을 포기하면, 당신은 다른 곳에서 같은 고민을 하고 있지 않을까요? 어떤 현실을 선택할지, 선택은 당신의 몫입니다. 다만, 남이 뭐라든 그 현실을 본인은 믿어주길 바라요.
지금 시험 공부를 게임 하듯이 취미로 하고 있는 거 아니지? 그럼 그게 현실이 아니면 뭐야? 진짜 비현실적인 건 따로 있어. 전국민이 다 창업해서 성공을 한다든지, 모두가 다 로또를 맞는다든지 하는, 애초에 말이 안 되는 헛된 망상들이 비현실적인 거야.
하지만 고시라는 건, 잘은 모르지만, 하다 보면 언젠가는 만점도 나오는 승부 아냐? 난 오히려 그게 좀더 승산 있는 현실이라고 생각해. 대신 ‘대충 하다가 수틀리면 GG 쳐야지’ 하는 태도로 임하지 말고. 그러다 보면, 주변 사람들도 딱히 뭐라 더 할 말은 없을걸?
누구나 미래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준비하고 기다리는 게 아닐까. 그래서 누군가는 노량진을 희망의 섬이라고 부른대. 나는 지금의 내 위치를 깨닫고 이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보다 현실적인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오늘도, 내일도 절대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현실의 그 자리를 지켜내길!
써놓고 보니, 답은 모두 내 안에 있더라
세 사람이 한창 신나서 “청춘고민상담소”를 들여다보며 답을 하다 말고 복학생이 물었다.
“야 근데 취업 걱정 중인 건 쎈언니가 니 얘기 아니냐?”
쎈언니가 대꾸했다. “그러니까 답을 달아주자는 거지.”
그리고 갓긍정의 결정적인 한 마디. “근데 여기 보니까 이미 서로 고민에 답을 달아 줬는데요.”
“어 그러게.”
그러고 보면 우리는 이미 서로의 고민도 그 답도 알고 있다. 다만 그 답이 너무 틀리거나 빗나간 것이 아님을 서로 확인하고 싶어서, 무중력지대의 화장실 한쪽은 그렇게 빽빽이 메워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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