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에도 ‘조동아리’가 데뷔할 수 있었을까?

뉴페이스가 없는게 아니라, 기회가 없는겁니다.

올해 1분기, 태어나 단 한 번도 일자리를 가져본 적 없는 20~30대 실업자 수가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특히 전체 취업 무경험 실업자 11만 5천 명 중 20~30대 청년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82.6%였다. 취업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10명의 실업자 가운데 8명이 청년인 셈이다. 신규 채용 감소와, 기업의 경력직 선호 추세가 영향을 미친 탓이다.

교육해야 하는 신입사원을 뽑기보다, 안전하고 품이 들지 않는 경력직을 우대한다. 기업은 청년이 경력이 없다고 뽑지 않고, 그러다보니 청년은 경력을 쌓을 수 없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힘 없이 텔레비전 앞에 앉아도 답답함은 풀리지 않는다. 청년들이 사라진 예능에서 지금 우리의 이야기는 쉽게 들을 수 없다.

ⓒSBS '미운우리새끼'

최근 <해피투게더>는 또 한번의 개편을 단행했다 2부에 ‘조동아리’가 중심이 되는 캐릭터쇼를 전면에 새롭게 내세운 것이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조동아리’ 멤버들은  전설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고, 입담과 재치가 이미 검증된 바 있는 이들이다. 내용도 ‘공포의 쿵쿵따, ‘위험한 초대’ 같은 추억의 예능 코너를 진행한다. 불안정한 새로움보다는  이미 한차례 검증된 바 있는 방향을 선택한 것이다.

도전보다는 안정을 선택하는 방송국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민영 미디어렙과 종편 체제가 들어선 이후 지상파 광고시장의 붕괴가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방통위가 발간한 ‘2014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을 보면 전체 방송시장은 2011년 3조6240억 원에서 2014년 3조2899억 원으로 9% 감소했다. 특히 지상파의 경우 2011년부터 2014년까지 20.1%나 급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투자도 줄어들고 있다. 이를테면 젊은 예능인을 키우려는 시도가 그렇다. MBC는 2012년 <웃고 또 웃고> 이후 5년 넘게 개그 프로그램을 편성하지 않고 있다. 최근 SBS도 스탠딩 코미디 프로그램인 <웃찾사>를 폐지했다. 담당PD는 시즌제가 끝난 것일 뿐 이라고 해명했으나, 저조한 시청률을 보였던 프로그램이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는 양세형이 '웃찾사' 무대에 올라간 나이는 만 18세였다.

사람들에게 인기를 받지 못하는 예능인들이 도태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기회의 불균형은 분명하게 존재하고 있다. 신인 개그맨들이 등장할 무대조차 아예 전무한 상황에서, 기존 예능인이 재밌어서 살아남았는지, 신인 예능에게 기회조차 없는지는 명확히 알 수 없는 일이다.

국민MC로 칭송받는 유재석의 데뷔 나이는 만19세. <대학개그제>라는 무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개그사냥>이라는 프로그램이 없었다면 '맛있는 녀석들'에서 행복한 먹방을 보이고 있는 김민경의 모습도 우리는 볼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2017년에  신인들이 무대에 설 수 있는 스탠딩 코미디 프로그램은 KBS의 <개그 콘서트>와 tvN의 <코미디 빅리그> 2개가 전부다. 지금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이 지금 데뷔했다면 , TV에 얼굴 한번 비추기 어려웠을 일이다.

신인 개그맨이 데뷔할 곳이 없는 예능, 카페 아르바이트생조차 경력직만 뽑는 세상. 시작할 기회조차 없는 사회 속에서 청년들은 오늘도 조금씩 포기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자리가 없어서요.. ⓒMBC '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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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희

주진희

Twenties Timeline 피처 에디터. 아직 방황하는 중. 더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