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탐사대] 노량지너들을 위한 Must Have Hats 5

비니, 스냅백, 버킷햇, 베이스볼캡, 봄버햇. 골라서 쓰고 나가면 끝.

노량지너에게 ‘힙햇’을 허하라!

오랜 시간 고시원-식당-학원-독서실-고시원과 같은 스케줄만을 소화하며 찌들어 있는 노량지너(?)들. 그들의 삶은 오로지 합격을 위한 피나는 공부에만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특별한 날은 있다. 모의시험 혹은 본 시험이 끝났다든가, 지방에서 올라온 친구를 만나야 한다든가 하는 등의 날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럴 때면 추레한 차림으로 나가는 데에 자기 자신에게 짜증이 날지도 모른다.

행여 그렇지 않더라도, 공부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스케줄이 없기에 코디에 신경을 안 쓰는 찰나에도 나름 자신만의 간지(?)를 챙기고 싶은 욕심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다른 건 모르겠고 일단 꾹 눌러 쓰는 것만으로도 개성을 챙길 수 있고, 언제 어디에 써도 괜찮을 법한 모자 다섯 개를 준비해 봤다. 취향에 따라 골라보시라. 아마 고시생이라도 유지하고픈 최소한의 품위 정도는 지켜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머리를 평소보다 덜 감아도 될지도.

 

비니? BRAT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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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TSON ORIGINAL BURGLAR BLACK

2011년 설립되어 모터사이클과 자동차 문화를 기반으로 한 국내 브랜드 브랫슨(Bratson)의 스테디 셀러 제품이다. 흔히 ‘니트 비니’라고 불리는 류에 속하는 브랫슨의 이 대표 비니는 이제는 너무나도 흔해 빠져버린 칼하트(Carhartt) 비니만큼 이미지가 소모되지 않았음에도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자랑한다. 무엇보다도 일반적인 니트 비니들이 비교적 잘 늘어나는 것에 비해 상당한 쫀쫀함을 자랑한다고 한다.

모자를 쓴다면 항상 쓰고 다닐 노량지너들을 위해 블랙을 추천했지만, 같은 시리즈 중에는 차콜, 그레이, 퍼플, 오렌지, 네온 색상도 있다. 금방 보풀이 이는 3천원 짜리 비니도, 홍대를 3분만 걸어 다녀도 바로 발견할 수 있는 칼하트 비니도 싫다면 이 비니가 딱일 것이다.

 

스냅백? BRIX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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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FT SNAP BACK BLACK/BLACK

캘리포니아를 기반으로 하여 브랫슨이 생긴 연도와 같은 2011년에 생긴 스트릿 브랜드 브릭스톤(Brixton)은 다양한 라인을 조금씩 조금씩 보유하고 있는 와중에도 단연 모자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다. 특히, 국내에서는 많이 찾아볼 수 있을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몇몇 힙합 관련 셀럽들이 쓴 덕에 스냅백이 가장 대중화된 편이다.

브릭스톤의 스냅백만이 가진 특징이라면 단연 댄디함이다. 조금은 부담스럽게 미국 농구팀이나 야구팀의 로고가 화려하게 그려져 있거나 극도의 성향(귀여움, 터프함)의 디자인으로 꾸며지는 일반적인 스냅백과 다르게 이들의 스냅백은 부드러운 톤의 질감과 색감에 심플하게 ‘BRXTN’만이 새겨져 있을 뿐이다. 그래서 정장이 아닌 이상 어떤 옷에도 괴리감 없이 잘 어울리는 편이다. 이러한 점들 때문에 브릭스톤의 스냅백은 매 시즌 발매할 때마다 눈 깜짝할 새 없이 팔려 버리곤 하는데, 지금 소개하는 모델은 꾸준히 공급되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한 가지 유의사항이라면 일반적인 스냅백에 비해 깊이가 얕기 때문에 머리가 큰 사람에게는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 (!)

 

버킷 햇? KANG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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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muda Casual 0397 BLACK

작년 말, 올해 초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일명 낚시꾼 모자, 등산 모자로 불리는 버킷 햇은 사실 그 원만한 모양만큼이나 어떤 코디에도 잘 어울리는 편이다. 그중에서도 1938년부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유명 브랜드 캉골(Kangol)의 버킷 햇은 특이한 재질과 디자인을 가진 데다가 편하기까지 하다.

캉골의 버킷 햇은 기본적으로 나일론, 아크릴과 같은 합성 섬유로 만들어졌는데, 딱 봐도 펄이 숭숭 나 있어 포근한 인상을 준다. 또한, 일반적인 버킷 햇에 비해 1900년대 초, 중반 서양 여성들이 쓰고 다녔던 종모양의 모자인 끌로슈(Cloche)를 닮기도 해 개성적이다(물론, 끌로슈의 원형과는 많이 다르긴 하다).

만약 착용 샷을 보고 싶다면 최근 <쇼미더머니 4>에 출연해 최후의 16인까지 든 래퍼 자메즈(Ja Mezz)의 모습을 참고하길 바란다. 아마 보는 순간 사시사철 쓰고 다닐 수 있을 거란 생각이 절로 들 것이다. 아, 물론 그의 꽤나 독특한 비주얼은 빼고 보길 권한다.

 

베이스볼 캡? UNDER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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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rise Strapback

사실 지금까지는 현 시점에서 유행이 조금씩 지난 종류의 모자들이었다. 이렇게 말하면 다음에 등장할 모자는 정말 혁신적인 모양의 모자일 거라 생각하겠지만, 실상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클래식한 종류의 모자, 베이스볼 캡이다. 하지만 실망하지 마라. 최근 베이스볼 캡은 스냅백에 질린 사람들에게서 각광 받으며 다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정 브랜드 로고나 PPT에나 들어갈 법한 픽토그램스러운 이미지가 정면에 박혀 있는 베이스볼 캡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Back To The Basic’이라고 하면 될까.

신생 국내 도메스틱 브랜드인 언더에어(Undertheair)도 그 흐름에 맞춰 올해 베이스볼 캡 라인을 3개나 내놓았다. 그중 ‘Sunrise Strapback’과 ‘Fucking Monday’가 위에 짧게 언급한 스타일에 속한다. 두 라인 모두 심플하면서도 야구 모자 특유의 산뜻하고 편안함이 있으니 강력히 권해본다.

 

봄버 햇? MAD BO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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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PLEX BOMBER black w / Grey Fur

지금까지 소개했던 모자들이 길거리를 다니다가 한 번쯤 보았던 모자들이라면 마지막으로 소개할 모자는 스타일이 많이 다르다. 소위 ‘군밤 장수 모자’라고도 불리는 봄버 햇만을 30년 이상 제작해온 아웃도어 브랜드 매드 범버(Mad Bomber)의 제품이기 때문이다. 매드 범버는 한 가지 종류만을 오랜 시간 출시해온 만큼 봄버 햇에서만큼은 좋은 퀄리티를 보장하며, 풍성한 디자인과 보온성을 모두 꽉 잡고 있다.

소개한 제품의 경우에는 매드 범버에서 나오는 가장 전형적인 봄버 햇이다. 매드 범버의 제품들은 아마 한겨울에 조금만 걸으면 학원이고, 식당이고, 독서실이고, 고시원인 노량지너들을 추위로부터 확실하게 보호한 채로 실내로 데려다 줄 것이다.

(※사진 출처: 무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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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김정원

Twenties Timeline 피처 에디터. 읽고 쓰고 말하기를 좋아합니다. 의외로 꼰꼰대고 우는 소릴 자주 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