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탐사대] 노량지너들의 파이팅을 위한 Must Listen Hiphop 7

그들에겐 파이터 스피릿이 필요하다. 그래서 추천한다.

이봐 DJ, 이 무대에 비트를 던져 주지 않겠나

싸움이란 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 어떤 것보다도 지구력이 중요한 법이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끈질김은 비록 중간 과정은 비루하더라도 싸움의 끝을 찬란하게 만들 것이다. 물론, 이 모든 과정을 나라는 인간을 정립하기 위한 기나긴 싸움으로 삶을 바라볼 수도 있지만, 그걸 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은 많지 않기에, 지루하고 힘든 것이 사실이다. 당장 우리가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며 가장 처음 맞닥뜨리는 긴 싸움인 ‘대학 입시’가 어땠던가 기억해 보라.

그런데 노량지너(?)들은 그 긴 싸움을 한 번도 모자라 고시, 혹은 공시라는 이름으로 또다시 벌인다. 게다가 친구 하나 없이 고시원이나 독서실에서 혼자 지내며 인내해야 하니, 지루함은 이전에 치렀던 입시보다 배일 것이다. 그런 노량지너들에게 에너지와 파이팅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무언가는 그 누구보다도 절실히 필요할 것. 그래서 준비한 7개의 힙합 노래들. 어쩌면 각 노래를 듣는 단 5분만으로도 노량지너들은 반복되는 지루한 일과를 잘 보낼 수도 있을 것이다. 꼭 힘내서 다 뿌시고(?) 찢어(?) 버리길 바란다.[/ig_features]

 

Kendrick Lamar -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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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정규 앨범 “To Pimp A Butterfly”로 돌아와 힙합뿐만 아니라 전 장르를 통틀어 올해 최고의 앨범을 냈다고 인정받고 있는 래퍼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 국내에서는 ‘컨트롤 대란’의 원조로 알려졌는데, 그는 앨범을 통해 흑인 사회에 대한 외부의 억압이나 내부의 악순환을 은유를 섞어가며 완벽하게 표현해냈었다.

그러나 “i“의 경우에는 그런 작품의 맥락을 떼어놓고 노래 그 자체만으로도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에너지 넘치는 곡이다. 빠른 템포의 경쾌한 기타 리듬 위에서 켄드릭 라마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자고 외치며, 자기애를 강조한다. 그렇기에 곡은 소리적인 측면으로든, 내용적인 측면으로든 오랜 기간 공부에만 매진하며 숙성(?)되는 노량지너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믿는 게 가장 우선이니까.

가사 한 줄

I love myself 나는 나를 사랑해

(One day at the time, sun gone shine) 언젠가 때가 된다면, 태양이 뜰 것이야

 

 

Jerrk.K - Everybody Is A 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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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사회적인 이야기를 자신의 랩 안에 담아왔던 래퍼 제리케이(Jerry.K)는 대체로 날 선 태도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것을 음악으로 풀어낸다. 그러나 지금 소개할 곡은 그런 그의 음악적 정체성과는 조금 다른 노래다. 물론, 곡이 수록되어 있는 그의 두 번째 정규 앨범 “True Self”에도 주로 특유의 사회를 향한 촌철살인이 담겨 있다(뮤지션으로서의 고뇌 역시 있다).

다만, “Everybody Is A Star”에서 그는 세상을 살아가는 수많은 보통의 존재들도 모두 하늘의 빛나는 별들처럼 특별한 존재라며 힘을 북돋아 준다. 그 어떤 때보다도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며 좋은 결실을 맺기를 고대하는 노량지너들에게는 앞서 소개한 “i“와 함께 자존감을 끌어올리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또, 국내 음악이기에 더욱 깊게 와 닿기도 할 것이다.

가사 한 줄

검지 손가락을 뻗어 별을 그려봐

지금부터 그게 너야 네 품에 넣어놔

 

 

Lupe Fiasco - The Show Goes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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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지너들이 꼭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시험을 보기를 고대하고 고대함과 동시에 잘 볼 수 있을까 걱정을 하든 안 하든 어쨌든 시험 날짜는 계속 다가온다는 것이다. 그러니 걱정과 두려움에 휩싸이기보다는 그 하루의 결전을 자신감 있게 맞이할 준비를 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도움될 것이다.

팝스타 칸예 웨스트(Kanye West)의 앨범에 참여하며 이름을 알렸던 컨셔스(의식 있는) 래퍼 루페 피아스코(Lupe Fiasco)의 “The Show Goes On”은 그런 ‘생겨야만’ 하는 자신감을 한껏 불어넣어 줄 것이다. ‘쇼는 계속 된다’라는 뜻을 가진 제목만큼이나 트랙은 위풍당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악기 구성이나 루페 피아스코의 희망적인 가사가 돋보인다. 아래 소개한 한 줄의 가사처럼, 노량지너들도 자신에게 시기와 질투를 보내는 이들을 뒤로하고 그저 씩 웃으며 자기 스타일대로 밀어붙이길 바란다.

가사 한 줄

hope you slip up off your path 니가 가다가 미끄러지길 바라면서

I don’t switch up I just laugh 난 스타일을 바꾸지 않아, 그냥 웃지

 

 

 

스윙스 (Feat. Tyra) - 지금부터 잘하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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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전반적으로 그냥 가사의 메시지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되는 곡들을 소개했다. 이제부터는 가사를 곱씹으면서 각자의 방식으로 즐기기에 좋은, 도전이 되는 곡들(challanging tunes)을 소개하겠다. 그 첫번째는 ‘펀치라인 킹’, ‘괴물 래퍼’ 등의 수식어로 표현되는 저스트 뮤직(Just Music)의 CEO이자 래퍼 스윙스(Swings)의 “지금부터 잘하면 돼”. 이 노래는 그가 지금처럼 엄청난 인기를 누리기 전인 2011년 발표한 정규 2집 앨범 “Upgrade Ⅱ”에 수록된 곡인데, 그가 건네는 위로의 말들 덕분에 지금도 간혹 회자되고 있다.

스윙스는 곡 안에서 자기 자신, 자신이 가르쳤던 레슨생, 그간 삶을 살아오며 지켜봐 왔던 어떤 전형적인 여성상의 스토리를 각 벌스의 제재로 잡고 말하고자 하는 바를 풀어낸다. 이미 지나간 잘못과 실수 어쩌겠느냐며 그저 지금부터 잘하면 된다고 한다. 너무나도 간단한 이 명제는 사실 모두가 알면서도 썩 실천하기 어렵다. 특히나 길어지는 싸움으로 페이스를 유지 못 한 노량지너들은 더욱 그럴 것이다. 자신이 떠나 보낸 나태한 나날들이 끊임없이 생각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괜스레 돌아보지 마라. 돌아봐도 바꿀 수 없으며, 당신이 할 수 있는 건 오로지 앞으로 나아가는 것뿐이다.

가사 한 줄

가끔 내 행동들을 역사에서 지우고 싶어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해

어쩌겠어 친구야 그냥 지금부터 잘 하면 돼

 

 

Eminem - Lose Your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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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미넴(Eminem)은 아마도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고 잘 알려진 힙합 뮤지션일 것이다. 그의 곡 “Lose Yourself” 역시 이 리스트에 올릴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가사는 몰라도 ‘맘스파게리’는 다들 알 정도로, “Lose Yourself”는 그의 노래 중에서도 한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다. 아마 영화 <8 Mile>에서 에미넴이 역경을 딛고 결국에는 프리스타일 랩 배틀에서 승리를 쟁취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이 곡은 높은 유명세에 부응하듯 한 번 잡은 기회를 놓칠 수 없게끔 비장한 분위기를 강조하고 있다. 훅 가사 자체가 그렇다. 노량지너들이 시험 전날쯤 마음을 가다듬으면서 꼭 한 번 들으면 좋을 듯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8 Mile> 메인 포스터의 에미넴처럼 손바닥에 깜지를 쓰는 것까지 따라하지는 않도록 할 것.

가사 한 줄

You only get one shot, do not miss your chance to blow 너에겐 한 번의 기회가 주어져 절대 실패하지 마

Cuz opportunity comes once in a lifetime, yo 이런 기회는 삶 속에 단 한 번 오는 거라고

 

 

도끼 (Feat. The Queitt & Beenzino) -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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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해 관객들에게 “Say Ho, Say Ho Ho, Say Ho Ho Ho”와 같은 단순한 구절이 아닌 “내가 망할 것 같아?”라는 구체적이고도 도발적인 구절을 따라 하게끔 한 힙합 뮤지션이 있다. 바로 일리네어 레코즈(Illionaire Records)의 CEO 중 한 명인 래퍼 도끼(Dok2)다. 그는 힙합 특유의 자수성가 문법을 한국에서 가장 잘 표방하고, 또 기어코 자신만의 음악적 정체성만으로 성공해낸 아티스트다. 올해 발표된 그의 두 번째 정규 앨범 “MULTILLIONAIRE”에도 그런 도끼만이 할 수 있는 스웩이 잘 담겨 있다.

그 중에서도 수록곡 “내가”에서 도끼는 후렴에서 앞서 언급한 “내가 망할 것 같아?”라는 구절을 끊임없이 반복하며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잘 나갈 거라고 강하게 이야기한다. 이렇게만 보면 아직 별달리 이룬 게 없는 노량지너들에게는 다소 괴리감이 느껴지는 노래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만 느끼기보다는 도끼와 함께 “내가 망할 것 같아?”를 외치면서 온갖 부정적인 시선을 뚫고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보는 건 어떤가? 효과는 생각보다 상당할 수도 있다.

가사 한 줄

설사 망한다고 해도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지

난 할 수 있지란 작은 생각 하나로 보다시피 보란 듯이 잘 왔으니

 

 

ScHoolboy Q - Man Of The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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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노량지너들의 현실과 비교하면, “내가”보다 이 곡이 더 괴리감이 클 것이다. 켄드릭 라마와 함께 TDE(Top Dawg Entertainment)에 소속되어 있는 스쿨보이 큐(ScHoolboy Q)는 최근 떠오르는 웨스트코스트 계열의 갱스터 래퍼 중 하나다. “Man Of The Year”는 2014년 발표된 그의 첫 번째 정규 앨범 “Oxymoron”에 수록된 곡이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곡의 내용은 파티와 마리화나, 여자와 돈으로 점철된 잘 나가는 랩스타의 부유함과 방탕함이 주를 이루고 있다.

다만, 그런 위화감 드는 내용은 제쳐두고 제목과 동명인 후렴 구절에만 집중해보자. 여기서 ‘Man’은 남자를 뜻하지만, 남녀를 불문하고 열심히 노력했다면 어떤 노량지너들도 ‘올해의 남자’ 혹은 ‘올해의 여자’가 될 자격이 있다. 또 올해의 인물이 되겠다는 포부만큼이나 노래 자체도 타격감 있고 터프한 매력이 있으니, 자기 선언의 용도로 이 곡을 듣고 따라 해보는 건 어떨까?

가사 한 줄

Shake it for the man of the year 올해의 남자를 위해 흔들어봐

Uh, man of the year, man of the... bounce 음, 올해의 남자, 올해의... 흔들어

 

 

난 이제 여길 떠나야겠어, 모두 잘들 해보라고

무언가를 극도로 절제하며 살아간다는 건 참 힘겨운 일이다. 모두가 약간씩의 제약을 받으며 산다고는 하지만, 과연 그 누가 노량지너들처럼 한 가지 과업에만 집중하며 그 외의 나머지 것들을 포기하는 상황에까지 놓여 있을까? 어쩌면 절체절명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런 만큼 노량지너들은 실수했다고 해도 지금부터 잘하자며 자신을 다독이며, 계속되는 이 쇼를 잘 마무리 지어야 한다.

난 망하지 않을 거라는 자신감을 항상 챙기고, 겪는 모든 순간에 몸을 던져버릴 수 있기를 바란다. 그렇게만 한다면 그 해를 인생 연도로 만들어서 끝에는 별처럼 반짝일 수 있지 않을까. 그대들이 끝까지 파이팅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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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김정원

Twenties Timeline 피처 에디터. 읽고 쓰고 말하기를 좋아합니다. 의외로 꼰꼰대고 우는 소릴 자주 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