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두 종류의 대학생이 있습니다.
계절학기를 해 본 사람, 그리고 한 번도 안 해 본 사람.
계절학기를 한 번도 안 해 본 대학생에게 계절학기란 대략 이런 이미지입니다. 뭔가 굉장히 특별한 수업을 듣고 있는 것 같고, 엄청 바빠 보이고, 방바닥에 왼쪽 옆구리와 오른쪽 옆구리를 번갈아 붙이며 놀고 있는 나보다는 좀더 부지런하고 착실한 사람들이 하는 것 같아서 왠지 대단해 보이기도 하고, 그런데 또 정작 뭘 그렇게 열심히 바쁘게 하는 걸까 생각해 보면, 의외로 잘 모르겠다는 느낌.
그래서일까요? 지금까지의 대다수 미디어는 계절학기 자체를 별로 이야기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계절학기 등록금이 비싸다거나, 연예인 누가 계절학기를 듣는 것을 포착했다거나 하는, 계절학기 바깥의 이야기가 더 많이 검색됩니다. 문득 궁금했습니다. 계절학기 때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그게 어떤 점에서 좋거나 나빴는지를 말하는 게, 그렇게 쓸데없을까? 그래서 먼탐라 회의 때 은근슬쩍 떠 보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근데 계절학기 어떤 거 같애? 할 만해?”
회의 장소에 일찍 와서 먼탐라 회의를 엿듣던 에디터들이 한 마디씩 거들더군요. “완전 좋은데?”부터 “어 저는 극렬 반대입니다”까지. 찬성파와 반대파가 거의 1대 1 비율로 팽팽히 맞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건 뭐 거의 #brexit 국민투표에서 영국인들이 보여준 개표 결과 비슷하게 흥미롭더군요. 뭐야? 계절학기 자체에 대해서도 할 얘기 있잖아? 근데 왜 아무도 안 했지?
그래서 이번 먼탐라에서는 국민 여론을 수렴해 보려고 합니다. 올 여름, 계절학기를 들으러 학교에 잔류 (remain) 하는 게 좋을까요, 학교를 나가는 (leave) 게 좋을까요? 찬반 양론을 하나씩 들어 보시고, 여러분의 표도 행사해 주세요. 제가 알기로는, 기존에 수집된 여론조사가 없어서, 대학생이 생각하는 계절학기에 대한 일반 여론으로서는 이 설문이 최초가 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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