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학기 절대로 듣지 마라!
어느 매체에서도 주목하지 않았던 “계절학기”에 대해 이야기하려다가 우리는 알게 되었습니다. 계절학기를 해 본 사람들의 의견이 ‘할 만하다’와 ‘전혀 할 만하지 않다’의 양 극단으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는 걸 말입니다. 마치 이번 #Brexit 국민투표 때의 영국처럼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계절학기 탈퇴(LEAVE)측과 잔류(REMAIN)측에게 똑같은 질문을 건네어 들어 본 입장입니다. 이번 여름 계절학기를 듣는 사람과 듣지 않는 사람 사이의 민족적 분열과 갈등이 방지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기서는 계절학기 반대(탈퇴)파와의 1문1답을 읽어보시죠.
제가 계절학기를 한 번도 안 들어봐서 그러는데, 도대체 계절학기란 무엇입니까?
계절학기라는 표현 자체가 좀 웃긴 표현인데… 방학 학기죠. 방학 시작하는 4주 동안 학기 중 16주 수업을 모두 몰아서 하는.
예를 들어서 보통 1주에 3시간씩 16주를 듣는 게 3학점이었다고 할까요? 그러면 계절학기는 하루 3시간짜리 수업을 1주에 4번 해요. 그러면 4주 안에 3학점 수업 시간을 맞출 수 있죠. 보통 그렇게 해요.
계절학기는 누가 왜 신청하는 건가요?
방학 때 마땅히 하고 싶은 것이 없다거나, 학점을 조금 빨리 채워야 한다거나 하는 경우에. 또는 학기 중에 원했던 수업을 듣지 못했어서 인생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경우에.
계절학기를 본인은 지금까지 총 몇 번 들어 보았나요?
2번.
어떤 과목을 수강했고, 과정이나 결과가 어땠나요? 느낀 점을 자유롭게 말해 주세요.
중국어 초급(부끄럽게도 재수강)과 유럽문화예술스케치라는 영화사 관련 수업을 들었습니다.?중국어 초급은… 일단 수업 크기가 그렇게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비중국출신중국계(화교)가 많아서 결국 양학당했던…
유럽문화예술스케치는 지루하고 유익한 수업이었네요. 다시 들으라면 계절 말고 학기중에 듣고 싶어요. 한 주에 4일이나 듣는 건 너무 급하다고요.
계절학기의 장점은?
학기 중에 경쟁이 빡세서 못들었던 수업을 듣거나, 애매한 방학 계획을 채우거나, 학점을 급하게 메우거나 할 수 있습죠.
계절학기의 단점은?
1. 날씨가 결코 공부하기에 쾌적하지 않습니다. 장마가 오거나 폭설이 오거나 폭염이 오거나 한파가 오죠. 그 어떤 날씨도 당신으로 하여금 평소와 같은 등교/수업/학업을 가능케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힘들게 힘들게 학교를 갔는데 교수님이 개인 사정으로 휴강이라면… 아무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2. 계절은 보통 학기가 끝난 직후에 시작합니다. 그건 앞 학기와 다음 학기 사이의 텀(term)이 전혀 없다는 뜻이죠. 학기를 어제 겨우 끝내고 오늘 수업 들으러 간다거나 심지어 새 학기 수업을 들으면서 아직 마감이 안 끝난 에세이를 쓰고 있기도 합니다… 사람이 학기가 하나 끝나면 좀 지친다고요. 그걸 풀 시간도 없이 바로 공부를 하게 되면 죽어요 죽어…
3. 중간고사/기말고사가 2주에 한 번씩 온다뇨…? 그건 시험이 끝나면 바로 다음 주에 시험 기간이 시작하는 것이라고요. 지난 학기 기말고사 → 2주 후 새 중간고사 → 2주 후 기말고사. 날 죽이세요 엉엉
계절학기를 들었던 것을 후회하시나요? 그 이유는?
후회는 안 해요. 그래도 목표했던 것들을 채웠기도 하고, 시간이 좀 지난 3년 전 일이기도 하고. 애초에 많은 것을 기대하고 들었던 것은 아니어서 후회는 안 하지만, 그래도 다시 듣고 싶지는 않네요.
계절학기를 신청하려는/안하려는/고민중인 사람에게 해 주실 말씀?
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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