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전공 고민되시죠?] ① 내가 복수 전공을 어떻게 만났냐면…

6명의 복수 전공자에게 물어보았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복수전공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럴만도 한 것이, 주변 동기나 선배들은 모두 복수전공을 하고 있었고, 그건 아무래도 이후 취직에 유리하니까. 특히 경영학이나 교직이수 관련 전공들이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을 보면, 이는 더더욱 분명했다.

그런 상황 속에서 복수전공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모두가 철저히 따르고 있는 불문율’을 지키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기만 한다. 바이크를 타고 빠르게 달려가는 엄청난 무리의 뒤에서 나 혼자만 두 발로 핵핵대며 달리는 기분이랄까. 나만 이런 생각일까?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복수전공을 해야 하나 고민하고, 마침내는 복수전공을 선택한, 혹은 이수한 경험자들의 이야기.

복수 전공을 결심한 사람의 흔한 모습 ⓒ영화 '하늘을 걷는 남자'

복수 전공을 시작하는 사람의 흔한 모습 ⓒ영화 '하늘을 걷는 남자'

 

A의 경우: 신문방송학과 + 철학과

Q

처음부터 하고 싶었어? 왜 하는 거야?

A

처음에는 상담심리학과를 복수전공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건 2학년부터 선택이 가능하다고 해서 차선책으로 철학과를 택했어요. 예전에 철학과를 다니던 친구가, “철학과에서는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방법을 배운다”라고 했던 말이 떠올라, 철학이라는 학문에 호기심을 느꼈습니다.

도올 김용옥

우리가 생각하는 가장 전형적인 철학자의 모습이다.

Q

복수전공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한 마디?

A

복수전공 시 필요한 학점이나 부수적인 필수 사항을 학교 홈페이지나 교학팀에 문의해 꼼꼼히 알아놓을 필요가 있어요. 유의할 점은, 복수전공 과목 선택 이전에 생각했던 교육 과정과 실제의 교육 과정은 차이가 매우 클 수 있다는 것입니다.

Q

복수전공의 가장 큰 장점이 있다면?

A

타 학과 친구들을 사귈 수 있다는 점이 있습니다.

 

B의 경우: 영어영문학과 + 신문방송학과

Q

처음부터 하고 싶었어? 왜 하는 거야?

A

신방과는 어떤 로망과도 같았어요. ‘대학교에 가면 신방과 수업을 들어야지…!’ 하며 키워 왔던 청소년 시절의 로망을 이루고 싶기도 했고. 시각문화큐레이터학과와 엄청나게 고민하다가, 1학년 1학기 멋모르고 수강했던 교양과목의 신방과 교수님의 강의가 정말 좋았던 게 떠올라서 신문방송학과를 선택했어요.

손석희 교수연구실

멋진 신방과 교수님의 모습이다. ⓒ노컷뉴스

Q

복수전공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한 마디 해 준다면?

A

평소에 관심 있어 학문으로서 배워보고 싶었던 학과를 선택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뭐든지 흥미가 있어야 끝까지 잘 마무리 지을 수 있으니까.

Q

뭔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A

현실적인 측면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복수전공하려는 그 학과의 전반적인 분위기나 교육 과정, 주전공과의 연계성 같은 거요.

 

C의 경우: 영어영문학과 + 경영학과

Q

처음부터 하고 싶었어? 왜 하는 거야?

A

고등학생 막연한 꿈이 브랜드 매니저였어요. 경영학과로 진학을 꿈꿨지만, 현실은 달랐고… 영어를 경영학 학업 내용의 백그라운드로 삼기 위해 영문과에 들어갔어요. 그리고 바로 경영학과를 복수전공으로 선택했어요. 원했던 공부를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고, 재밌었죠. 비록 지금은 마케팅이 아닌 다른 경영 분야로 진로를 바꿨지만, 후회스럽지는 않아요.

브랜드 매니저

그가 한때 꿈꿨던 직업이다.

Q

복수전공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한 마디 해 준다면?

A

배우고 싶었던 것에 대해 심도 있게 배울 수 있는 중요한 기회. 이렇게 다양하게 배울 수 있는 곳이 대학 말고는 거의 없다 보니, 할 수 있을 때 하라고 추천하는 편입니다.

Q

복수전공 선택 시 주의할 점이 있다면?

A

복수전공을 하나의 스펙으로 생각하고 (이수)하면 힘들 수 있어요. 너무 많은 시간과 가치를 낭비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좋을 거예요.

 

D의 경우: 언론정보학부 + 정치행정학과 정치트랙

Q

처음부터 하고 싶었어? 왜 하는 거야?

A

원래는 복수전공 생각이 없었는데, 뭔가 앞으로 도움이 될 거 같아서 선택한 전공들이에요.

Q

정치부 기자 하려고 이렇게 고른 줄 알았는데?

A

그런 것도 있긴 한데 그냥 평소에 정치나 사회 쪽에 관심이 많았고, 주변 환경 자체도 ROTC나 동아리 회장 등을 하고 있었어서, 조직이 돌아가는 과정이나 사람 사이의 일들 처리 과정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선택했습니다. 앞으로도 두고두고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했고. 혹시 모르죠. 제가 나중에 정치를 하게 될지. (웃음)

문재인 특전사 시절

훗날 정치를 하게 되는 한 특수부대원의 모습이다.

Q

복수전공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한 마디 해 준다면?

A

두 가지 정도가 있어요. 하나는, 복수전공을 하게 되면 그만큼 주전공에 대한 깊이가 낮아질 수 밖에 없다는 점. 다른 하나는, 본인 적성에 맞고, 주전공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공을 택하면 더욱 좋다는 것.

 

E의 경우: 심리학 + 신문방송학 + 융합소프트웨어

Q

처음부터 하고 싶었어? 왜 하는 거야?

A

신문방송학이랑 심리학은 처음부터 꼭 하고 싶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꿈이 방송 일을 하는 거였는데, 신문방송학도 좋지만 심리학을 배우면 뭔가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Q

그러면 융합소프트웨어 전공은 원래 계획에 없었어?

A

전혀 없었죠! 그런데 신문방송학 수업을 듣다 보니까 디지털미디어에 관심이 생겨서 작년부터 시작하게 되었어요.

스티브 잡스

융합 디지털 미디어에 관심을 보였던 사업자의 모습이다.

Q

지금 복수전공 고민하는 1학년한테 한마디 한다면?

A

해야 할 것 같아서 하는 것보단, 공부하고 싶어서 했으면 좋겠어요.

 

F의 경우: 철학 + 경제학 + 정치학

Q

처음부터 하고 싶었어? 왜 하는 거야?

A

사실 전 철학적인 거에 관심이 많아서 1전공만 할 생각이었어요. 경제나 정치는 그냥 막연히 관심이 있는 주제였고. 그랬는데 학교에 들어와서 보니까 정치학 경제학 철학을 묶어서 연계전공할 수 있게 해 놨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덜컥 신청했어요.

Q

복수전공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한 마디 해 준다면?

A

본인이 정말 배우고 싶은 게 뭔지를 꼼꼼히 따져 보면 좋을 거 같아요. 돌이켜 생각해 보면 저는 경제학이라기보다 경제철학 이론을 공부하고 싶었던 거였어요. 그러면 그건 과목 몇 개 들으면 되거든요. 그런데 잘 몰라서 경제학 전체를 복수전공으로 선택해 버렸죠. 그랬더니 ‘경제통계학’ 같은 게 필수가 되어 버렸는데, 그 과목은 완전 학점 기부천사로 활약하고 나왔지요.

칼 맑스

정치학과 경제학과 철학에 관심이 있던 한 서양인의 모습이다.

Q

복수전공 선택 시 주의할 점이 있다면?

A

학교가 생각보다 복수전공자들에게 관심이 없어요. 알아서 점수 따고 알아서 이수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서, 학점이나 과목 관리를 잘못하면 불필요한 학기를 또 다녀야 하는 불상사도 있답니다.

 


 

너무 취직만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아직은 “구직 활동 위한 경제경영 복수전공 선호 경향 여전” 같은 소식이 뉴스를 통해 간간이 들려오는 지금이지만, 세상 모든 복수전공자들이 취업만 생각하고 다전공을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경제학이나 경영학을 선택하지 않은 이들에게서 그 선택 자체를 후회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이 시기를 좀더 잘 누리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 엿보였다. 오직 호기심과 관심으로만 뭔가를 선택하고 배울 수 있는, 대학 생활이라는 때를.

 

복수전공 경제경영 설문조사

ⓒ 캠퍼스위크

 

그래서, 혹시나 복수전공을 할지 말지 뭘로 할지를 고민하는 당신에게, 그들의 말을 빌어서 이렇게 전하고 싶다. 그냥 해야 할 것 같아서가 아닌, 정말 하고 싶어서, 배우고 싶어서 뭔가를 배우는 기회로 삼으라고. 그저 재미있을 거 같아서, 친구나 교수님이 멋있는 말을 해 줘서, 우연하게 눈에 띄어서 뭔가를 복수전공했다는 사람들도, 다들 꽤 만족스럽게 지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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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여름

문여름

Twenties' Timeline 피처 에디터. 좋아하는 것을 열심히 좋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