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세의 후보가 기본소득을 외치는 이유

제 6탄, 녹색당 비례대표 3번 김주온 후보.

판사님 아래의 소제목들은 전부 녹취록에서 따왔습니다

사실 이번에 만날 후보자는 젊다던가 여성이라던가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비례대표라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비례대표로서 원내에서 담당할 이야기가 ‘기본소득’이라는 점이 문제였다. 대체 모두에게 조건없이 돈을 준다는 게 어떻게 말이 되는지, 갓 대학원 입학한 20대 중반의 청년은 지금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나 정치판에 뛰어든 건지 궁금했다.

망원의 한 작은 카페에서 이제는 녹색당 비례대표 3번이 확정된 당시 비례대표 예정자 김주온(25)과 만나기로 했다. 망원의 힙스터들이 자주 오는 카페라며 너스레를 떨던 김주온 후보는 이번 총선 최연소 후보라는 소문만큼이나 젊어 보였지만, 기본소득에 대한 말 한 마디만 꺼내도 진지하게 강연을 시작했다. 기사가 좀 심각해지는 감이 있어서, 소제목을 흥미롭게 붙여본 점 양해 바란다.

김주온 후보 노트북과 함께

노트북이 넘나 녹색한 것

 

“선거권도 급진적으로 16세까지로 낮추자”

허자인

그러고 보니 연초에 피선거권 획득 기념 파티를 하셨더라고요. 피선거권 획득 축하드립니다. 

김주온

네, 생일이 1월 1일이라 새해와 함께 피선거권을 드디어 획득했죠.

작년 녹색당 당원 총투표 당시에는 만 24세였죠?

네, 피선거권은 만 25세부터고… 사실 생일파티 같은 건 잘 안 했는데, 정치를 하려고 하다 보니 뭐든 의미부여를 하게 되더라고요. 그 때 누가 초등학교 이후로 모르는 사람들이 있는 생일파티 처음 와 본다고 하더라고요. (웃음)

이에 대해 청년의 정치참여를 방해하는 기존 선거제도에 대해 비판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조금 더 자세히 들어보고 싶습니다.

지금 청년들이 정치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필요성은 많이 공유되고 있는데, 실제 참여를 하려고 했을 때 문턱이 너무 높아요. 돈 문제도 크지만, 일단 나이부터가 걸리는데, 저는 선거권 연령과 피선거권 연령이 다른지도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당내 경선에 참여하려고 보니 만 25세 넘었는지 확인을 해야 하는 거예요. 작년에 정당 내 비례후보 경선 때 보니까 제가 피선거권이 없는 거예요. 다행히 1월 생일이라 문턱은 넘었죠. 하지만 만으로 해서 25세지, 한국 나이로는 20대 후반인 사람이 많잖아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얘기네요.

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취업을 하거나 그랬으면,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한창 뭔가 하고 있을 시기일 수도 있고, 대학을 안 간 청년들이면 만 25세가 되기까지의 간격이 굉장히 길잖아요? 왜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선거권과 피선거권 연령을 맞추는 것부터 필요할 것 같고. 전세계적으로도 선거권을 낮추자는 것도 추세고요. 녹색당에서는 선거권도 급진적으로 16세까지로 낮추자고 하고 있어요.

16세? 엄청 급진적이네요.

고베 시의 18세 선거참여 독려 포스터

안 될 건 뭐람 지금 일본에서는 ‘18세를 깔보지 마라’ 포스터가 공식으로 붙고 있는데 ⓒ고베시선거관리위원회

청소년들이 그때부터 알바노동을 시작하고 의무교육도 끝나고 하는데, 권리의 주체는 될 수 없는 거죠. 청소년들의 정치 참여가 중요하고, 선거에 참여하는 것도 있지만 평소에도 당 안에서 정치활동을 합법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인 거죠. 지금 청소년녹색당이 유일하게 당내 공식적 기구로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고, 외국 정당들에서 어렸을 때부터 청소년들이 참여해서 당에서 성장하는 것을 부러워만 할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있어야 하는 거죠.

‘미디어카페 후’에서 진행된 “청춘아, 정치하자”에서 “정치에 관심을 갖는 것은 그리 힘든 일이 아니었다”라고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정치에 관심을 ‘어렵지 않게’ 갖게 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제 고향이 나주예요, 광주 바로 옆. 518의 영향도 있고, 주위의 부모세대가 다 ‘생존자’인 상황인 거고. 특히 학교 선생님들이 광주 전남대나 조선대 사범대, 광주교대 나오신 분들이 많았는데, 많은 선생님들이 딱 그 당시에 대학을 다니고 있었어요. 수업 듣기 싫어서 ‘선생님 재밌는 이야기 해주세요’ 하면 그때의 생생한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어요. 봄이면 체험학습으로 5.18 관련한 곳들 많이 방문하기도 하고. 국가폭력에 대한 감수성 같은 건 되게 자연스럽게 길러질 수 있었던 환경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김주온 후보

재밌는 이야기였군요. (웃음)

(웃음) 듣고 보니 그랬네요. 또, 광주 전남에서 자라면서 어른들께서 평소 정치 얘기를 많이 했거든요. 뉴스를 가지고 요즘 화제 이야기도 많이 일상적으로 했고. 밥상머리 정치 토론이 되게 당연한 줄 알았어요. 근데 서울에 와서, 대학에 와서 많이 놀란 거죠. 경제학과였는데, 요즘 뭐가 화제가 되고 있어도 그에 대해 특정한 의견을 내가 가지고 있다는 걸 어필하지 않고 그냥 얘기를 해 보자고만 했을 때도 특이한 사람, 정치에 관심이 있는 애가 되더라고요. 탈정치화된 학교 문화가 되게 낯설었어요.

기본적으로 공동체에는 문제나 갈등이 발생하기 마련인데,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 자체가 정치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 그러니까 대학에 와서 ‘그건 정치적이야!’라고 말하는 것이 이해가 안 갔어요. 녹색당에서는 ‘정치 아닌 것이 없다’라고 말해요. 오히려 녹색당 활동하면서 기존의 정치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에서 더 확장하여 공기부터, 우리가 먹는 쌀 한 톨까지 정치라고 생각하게 됐죠. 초인 같은 제사장이 모든 사안에 대해 현명한 의견을 내려주는 것이 아니라.

흔히 국회의원 후보로 나오는 많은 청년들은 총학생회장을 했다던가 하는 경력들이 있잖아요? 이전에 어떤 활동을 하셨는지 조금 들어보고 싶어요.

대학은 일종의 공동체라고 생각하면서, 문제들을 비판적으로 사유하고 문제제기할 수 있는 친구들을 만나고 싶었어요. 운이 좋게도 같이 세미나를 하거나 재미있는 작당들을 하는 친구들을 만났죠. 학교 내 생활도서관을 만들고자 했던 모임의 친구들인데, 현재의 대학은 기업화돼 있고 궁극적으로 학생에게 선택과 자유가 없는 상황, 여기에 총체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만든 게 ‘일단은 비빌자리, 단비’라는 이름이었고요.

단비 생활도서관

뭐 이런 공간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뒤에 손 든 사람들도 현재는 녹색당원이라고.

좀더 자세히 계기를 설명해 주신다면?

다니던 학교에서 가까운 곳에 ‘두리반’이라는 농성장이 있었고, 거기서 만난 활동가들에게 많은 영감을 받았었어요. 공간이 해방감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처음 해봤어요. 두리반은 지금은 없어졌는데, 그때 만난 사람들은 투쟁이 끝나고 나니 갈 데가 없는 거예요. 온라인으로만 남아 있거나 다른 투쟁현장으로 이어지긴 했지만,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중요하다고 느꼈고 그래서 학교 안에서도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숨통을 트일 수 있는 공간이 하나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서 생활도서관 활동을 했던 거고요.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정치세력 = 녹색당"

왜 ‘녹색당’이어야 했는지가 궁금합니다. 기본소득은 노동당도 이야기하고, 정의당은 의석도 갖고 있고, 가장 큰 야당으로는 더민주가 엄연히 있거든요. 왜 하필 녹색당을 택하셨나요? 냉정하게 말해서 녹색당의 이번 총선 후 전망은 좋지 않거든요. 녹색당이 원내에 들어가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당 내에서부터 평등하고 위계적이지 않은 문화를 만들려고 하는 모습에, ‘내가 가서 뭘 해볼 수 있겠다!’ 하는 판단을 하게 됐죠. 그런 게 좋았어요, 해볼 수 있겠다는… 그리고 녹색당이 한 석이 목표라고 하지만, 한 석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이 굉장히 많아져요. ‘국회의원 한 명’이 들어가는 거지만, 당원 전부가 국회로 들어가는 것처럼 되는 거예요.

한 명이라도 의미가 있다?

네. 그뿐만이 아니라, 녹색당이 지금까지도 국회 밖에서 외치고 있는 것처럼, 그동안 이슈로 다뤄지지 않았던 것들을 이슈로 다루기 위해서 노력을 해 왔어요. 탈핵도 그렇고, 먹거리 문제나 미세먼지도 그렇고. 기본소득 같은 건 더민주에서는 엄두도 못 내죠. 농민기본소득을 검토한다고는 했지만. 녹색당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의제들을 뚝심 있게 연구해 오고 주장해 온 거의 유일한 정당이거든요. 국회 안에 그 의제들이 일단은 들어가게 된다는 거, 그걸 다 풀어놓고 말하기 시작할 거라는 점이 좋아요.

녹색당 공보물 일부

자부심이 느껴지는 공보물 ⓒ녹색당

그래도 사표 생길 게 두려워서 표가 안 갈 거 같아요.

사표에 대해서는… 솔직히 지금 더민주가 한 석 더 얻는다고 해서 과반이 될 수 있을까요? 정의당이 한 석 더 얻는다고 해서 교섭단체가 될 수 있을까요? 그런 상황에서, 한 석을 가지고 +1이 되었을 때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정치세력이 어디냐고 하면, 녹색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내에 들어가서 활동하는 것이 바닷물을 썩지 않게 하는 소금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이번에 꼭 원내로 들어가야 합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역구로도 나올 수 있었을 텐데, 원래 태어난 나주나, 학교를 다녔던 마포나 서대문 등의 지역구가 아니고 왜 비례대표로 나가시는지가 궁금합니다.

그거는, 총선을 계기로 ‘기본소득’이라는 의제가 더 논의되고 이슈화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으니까요. 비례대표가 그렇잖아요? 자기 의제들이 뚜렷한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큰 고민 없이 비례로 나가기로 했고, 비례 후보가 더 늘어나야 한다는 입장이기도 하고요. 물론 지역구 활동도 매력이 있다고 생각은 해요. 다만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게 그건 아니라고 판단했고, 비례후보로서 기본소득을 중심으로 다양한 가치들을 폭넓게 얘기하고 싶은 마음이 크죠.

그렇다면 녹색당의 다른 비례후보들은 어떤 의제가 있나요? 후보님이 기본소득이고?

1번 황윤 후보님은 원래 다큐 감독이고, 동물권을 주제로 다큐를 만들어 오셨죠. 2번 이계삼 후보님은 밀양에서 국어 교사였는데, 교육운동이랑 밀양 송전탑 투쟁 현장에 투신하셨죠. 4번 구자상 후보님은 부산 경남지역에서 30년간 환경운동 해오신 분이에요. 5번 신지예 후보님은 두발자유운동을 하셨고 탈대학 운동 활동하시는 분이고요.

녹색당 20대총선 비례대표 공보물

ⓒ녹색당

정말 다양하네요.

그럼요. 자기 의제만 이야기하는 건 아니고, 녹색당 원내진입을 바라는 한마음 한뜻으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녹색당은 청년할당 없이도 35세 이하 청년들이 비례대표에 2명이나 있어요. 두 명이나.

 

“녹색당의 청년수당은 분명히 지향점이 달라요”

기본소득을 본인 의제로 가져오신 걸로 알고 있는데, 노동당의 기본소득과는 어떻게 다른지, 또 이재명의 청년배당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듣고 싶어요.

기조가 다르긴 해요. 녹색당은 ‘사회전환의 지렛대’라는 표현을 쓰거든요? 삶을 전환할 수 있는 정책인 거죠. 단순한 복지정책의 하나로 보지 않고 넓은 범위에서 이야기해요.

다른 당은 어떤데요? 비슷할 거 같은데?

골똘히 생각하는 김주온 후보

약간씩 달라요. 노동당의 기본소득은 노동정책과 연계되어 있어요. ‘완전고용연동제의 실현수단으로서의 기본소득’이라는 거에요. 그리고 기존 다른 정당들은 성장을 포기하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기본소득 이야기를 할 때 ‘소득 기반 경제’를 이야기하는데. 녹색당은 그런 경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에요. 재원에 있어서도 노동당은 자본보유세를 중요하게 이야기하는데, 녹색당은 생태세를 이야기하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 아닐까 해요.

그럼 성남시가 하는 청년배당은요?

청년배당에 대해서는… 지금의 청년배당은 금액이 많이 축소된 편이라 안타깝지만, 기본소득이 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현실에서 이런 시도는 환영합니다. 녹색당에서 논평도 냈어요, 환영하며 국가적 도입을 선도하겠다고. 다만 우려할 점이 많긴 해요. 청년수당은 청년배당하고 묶여서 이야기되지만 분명히 지향점이 달라요.

청년수당과 청년배당?

‘배당’은 선별을 안 해요. 그런데 ‘수당’의 경우 취업 못한 ‘니트’가 대상이에요. ‘사회 밖 청년’이라는 개념까지 만들었고요. 사회 밖이라는 게 어떻게 가능한가요? 예전에 정규직 취업하는 청년과 달리 사회와 관계맺는 양상이 달라졌을 뿐이지. 청년수당 방식은 낙인을 찍을 수 있고 더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시니어 멘토를 붙여준다던데… 자기 가난을 증명하는 것도 모멸적인 일인데, 내가 왜 학생인지 아닌지 어떤 상태인지 국가에 보고하고 증명해야 하냐는 거죠. 청년수당은 낡은 개념이라 생각해요.

녹색당 기본소득 홍보자료

녹색당에서 기본소득 로드맵을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로드맵은 어떤 건가요?

구체적 재원마련 방안이나 사람들을 설득할 방안까지 생각한 거예요. 예전의 사회당도 기본소득 이야기는 계속 해 왔지만, 로드맵 형태로까지 만든 건 녹색당이 처음이에요. 갑자기 시행하는 것보다 1단계에서 노인, 농민, 청년, 장애인에게 우선 지급하고, 거기서 구축된 신뢰를 바탕으로 전국민에게 확대 지급하겠다는 내용이 있고.

그게 돼요?

단계별로 하면 된다고 봐요. 1단계 시행에서의 재원 마련은 서민, 중산층에의 직접적인 세부담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하니까요. 세금세출 개혁 부분도 크게 다루고 있는데, 기존의 토건예산 쪽에서 낭비되는 게 있다면 철저히 개혁하고. 연계된 구상이 많아요, 국민참여예산제라든가. 기후변화나 핵발전에서 전환을 이뤄내기 위한 목적으로 생태세 재원마련도 생각하고 있어요. 최저임금 현실화, 노동시간 단축, 전월세 상한제나 표준임대료 도입까지도 이야기하고 있고요.

녹취를 다시 들어보았는데, 기본소득 이야기는 이후 20분간 이어지고 있었다. 새삼 놀랐다. 이 정도면 국민의 정책을 대변한다는 ‘비례대표’의 취지대로 일을 하기에는 충분해 보였다. 그가 5년간 펼쳐 보려는 정책 이야기를 사정상 전부 싣지 못하는 점 양해 바란다.

 

“쉽게 말하면 ‘아재정치' 타파”

기본소득 명강을 들은 기분인데… 다음으로 넘어갈게요. 기성정치 타파, 구태정치 타파 등을 흔히 이야기하는데, 후보님이 생각하는 ‘기성정치’의 문제는 무엇인지, 또 청년이자 신인 정치인으로서 차별화되는 지점이 어딘지 궁금합니다.

쉽게 말하면 ‘아재정치 타파’죠. 아, 아니지. 방금 이거는 빼 주세요.

아뇨 잠시만요. 좀더 설명을 해 주시죠. 합당하다고 생각되면 실으려고요.

음 그러니까… 청년 후보들 출마한다는 기자회견 사진을 보면, 양복 입은 50대 이상 정치인들이 쫙 서있고, 여성 한 명 있고. 그런 거 보면 오는 느낌이 있잖아요. 어느 나라들은 여남동수 내각을 한다고 하고, 트뤼도 총리는 ‘2015년이잖아요?’라고 하고 있는데, 여긴…

말하자면, 최소한의 멋이 없다?

멋이랄까, 기본적으로는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거에요. 꼭 청년만이 더 잘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건 아니지만, 청년이 없는 것은 맞잖아요. 20대 청년이 국회의원이 된 게 김영삼 대통령 이후로 한 명 있고 없거든요. 생태계만 다양성이 필요한 게 아니라, 정치도 다양성이 중요하다는 거죠. 다양한 사람들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잖아요. 남성 엘리트 국회의원뿐인 것 같고, 그 사람들의 목소리가 한국 정치를 지배하고 있는 것 같고. 정치에서 배제된 사람들이 너무 많은데.

김주온 후보의 휴대폰 케이스. 스티커의 목소리가 넘나 과격한 것

그런 소외된 목소리를 다시 정치의 장으로 들어가게 하겠다?

김. 그렇죠. 사람이 권력을 가진다는 게 유동적인 건데, 그걸 섬세하게 알아채고 고민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정치를 했으면 좋겠어요. 한국에서는 국회의원이란 거 하나만으로도 엄청난 권력층이 된 건데 그래선 안 된다고 보고요. 이번에 녹색당 대의원대회를 마치고 총선 결의대회를 했는데, 거기서 모든 녹색당 후보들이 약속문에 서명했어요. 특혜성 지원금을 폐지하겠다, 과도하게 높은 임금을 반환하고 모두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said]

생각보다 더 철저하네요.

저는 정치라는 게 과로 때문에 힘들어하는 ‘극한직업’에 가까운, 사명감으로 하는 일이 되어야지, 지금처럼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것처럼, 다 가진 사람들이 ‘이제 권력도 가져볼까?’ 하는 정치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최근 청년담론에 대한 후보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청년정치’, ‘청년정책’ 같은 것들이 존재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기본소득은 모든 사람을 위한 것에 가까운데…

 제가 청년이라는 이유로 오로지 청년 문제로서의 ‘청년 기본소득’만 이야기하고 싶진 않아요. 세대의 문제 이전에 시대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지금 일자리가 불안하고, 삶이 불안한 것들이 ‘청년 시기’가 지나가면 해결되는 게 아니잖아요. 보편적인 정책인 기본소득을 이야기하는 게 전혀 어색하다고 보지 않아요. 시대의 의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봐요.

마지막 질문이에요. 유권자라면 누구나 녹색당에 비례대표 한 표를 던질 수 있어요. 제가, 또 독자들이 왜 녹색당을 찍어야 할까요? 또, 후보님을 국회로 보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가 이민을 가고 싶다고 하지만, 한국만 아니면 된다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 ‘우리가 이민 가고 싶은 선진국’은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는 나라들이고, 그 나라들엔 분명 녹색당들이 있을 거거든요. (웃음) 앞으로는 녹색당이 있는 나라와 없는 나라로 나뉠 겁니다. 한국에 녹색당 의원이 있다는 것은 희망의 상징이 될 거고요. 다른 정당들이 겁나서 말하지 못하는, 핵심적인 지적들을 거침없이 용기 있게 하는 정당이 녹색당이니까요. 한 석이 늘었을 때,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정치집단은 녹색당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보물을 들고 있는 김주온 후보

 

국내 도입된 녹색당, 이번엔 국회 진입을 노린다

인터뷰를 끝내고 나오는 길에 SNS를 둘러보다가 ‘국내 도입이 시급합니다’ 한 마디가 붙은 ‘짤’을 보았다. 짤 자체는 기억이 잘 안 난다. (엄청 크고 맛있는 케이크였던가 그랬다.) 그런데 문득, 그것 때문에 김주온 후보의 마지막 한 마디가 다시 기억이 났다. “앞으로는 녹색당이 있는 나라와 없는 나라로 나뉠 겁니다.”

ⓒ globalgreens.org

‘국내 도입이 시급하다’라는 관용어는 이런 것에 쓰인다. 정체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이 나라에 있어야 하는, 그래서 알리고 싶어지는 선진 문물.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우리나라에 있어 본 적이 없는 것이긴 한데, 보면 볼수록 참 좋다고 생각되는 어떤 것. 그리고 2016년을 살아가는 우리는 이제 ‘국내 도입이 시급’해 보이는 어떤 상품을 발견하면, 실제로 들여오고, 보급하고, 잘 누리고 쓰면서 삶의 질을 올리고 있다.

현재 전세계에 ’green party’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정당은 기성정치에 들어간 당만 무려 91개에 달한다. 물론 그 녹색당이 국내에 도입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상황은 이제부터일 것이다. 상품은 그렇고, 정책은 어떨까? 과연 김주온 후보가 녹색당을 대표하여 알리고 있는 ‘기본소득’은 이 나라에 보급이 될 수 있을까? 그의 일장 수업을 들어 본 입장에서는, 그가 국회에 비례대표로 진입을 하면, 아주 안 될 일도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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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자인

허자인

Twenties TimeLine 피처 에디터. 못하는 것 빼고 다 잘하는 그냥 대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