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산을에 “신규 채용”이 필요한 이유

제 2탄, 광주광산을의 문정은 후보(29세).

기획의도

이번 총선에 나온 청년후보는 총 16명, 그 중 정의당에서는 꽤 많은 숫자의 청년 후보들이 보이는 편이다. 얼마 전 20대 대선 청년후보 모집을 통해 발탁된 청년후보에게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고, 그 중 20대의 나이인 사람들도 몇몇 보이고 있다.

그 중 광주광산(을)의 문정은 후보를 만나보기로 했다. 청년할당 부대표직을 지냈고, 지난 19대에 이어 두 번째 선거 도전인, 그야말로 ‘청년 정치인’ 문정은(만 29). 마침 서울에 올 일이 있다고 하기에, 용산역 부근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남 일 같지 않은 정치를 보다

허자인 (이하 허)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개인적인 계기를 듣고 싶습니다.

문정은 (이하 문)

사실 제 주변의 친구들이나 선후배들도 사실 ‘정치’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에 다양한 관심이 있어요. 다만 그것이 설명되지 않는 거죠. 이런 모습들이 언론이나 주요 리더들에 의해 정치적 무관심이나 정치 혐오라고 설명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정치에 대한 효능감을 갖지 못하고, 정치에 대한 선택지가 없을 뿐인데.

국회의사당 난동

하긴, 정치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청년들에게 정치가 ‘설명’되지 않는단 말씀이시죠?

그렇죠. 저도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정치를 너무 싫어하고 관심 없어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들이 겪고 있는 불편함이나 부당함,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지점들이 하나같이 다 정치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었어요. 정치로 해결할 수 있고, 해결해야 하고. 하지만 정치는 보수적이고 두려운 존재로서만 표상이 되어 있지 사람들의 삶 속에 내려앉아 있다는 느낌을 못 받는 것 같아요.

정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하실 법도 하네요.

다른 정치인들은 정치를 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있었다고 하지만, 제 경우엔 가랑비에 옷 젖듯 스며들었던 것 같아요. 6, 7살 때부터 부모님이 어린이신문을 구독하게 해 주셨고, 주간 어린이동아 같은 거? 그런 걸 많이 봤어요. 그러다보니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일이 우리 동네에서 일어나는 일 같은 느낌인 거예요.

우리 동네의 일.

그리고 IMF 당시 아버지는 직장생활을 하셨고 어머니는 가게를 하셨는데, 어머니는 가게를 정리해야 하고 아버지는 직장을 그만 다니셔야 한다는 거예요. 용돈도 줄고, 학원도 하나 그만두어야 했던 불안감 같은 게 생기면서, IMF가 뭔가 나쁜 것 같다는 느낌은 받는데 정확히 뭔지는 알 수 없는 거예요. 경제 위기니, 금모으기를 하니 하는 것들이 계속 나오니까 안 좋은 거다, 우리나라를 괴롭히는 것 같다는 막연한 느낌들만 있었고. 그때 그 ‘뭔가’를 바꿔보고 싶었단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 다음은 어떤 일들이 있었나요?

부모님과 선생님이 열심히 공부하라 해서 3년을 열심히 했는데 뭘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 왜 대학에 가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하는 생각도 들고. 실패의 경험이 없었으면 돌아보거나 내가 여기서 처해 있는 환경이나 조건이 부당하다고 잘 못 느꼈을 것 같아요.

다들 그런 고민이 있죠.

그런 고민을 설명할 수 있는 언어나 지식이 생기게 된 게 20대 초반이었어요. 아르바이트 생활을 하며 대학을 가지 않았었는데, 아르바이트 하니까 용돈 받고 따뜻하게 다닐 때보다는 체감하잖아요, 한 시간 열심히 일해야 겨우 밥 한 끼 먹는구나 하는 거라든가. 나 같은 사람들이나 주변 사람들을 대변하는 사람이나 정당은 없나 하는 생각을 가졌고, 그 때 진보정당의 존재를 알게 됐고요.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

2009년에 용산 철거민 투쟁이 있었어요. 실제 그 지역에서 쫓겨났었던 철거민들의 이야기나 그런 것들이 강경한, 특정 사람들의 싸움이 아님을 알게 되면서 그런 문제들에 구체적으로 관심을 갖게 됐어요. 그 해 여름에 2천 명 정도의 노동자가 정리해고됐던 쌍용자동차 투쟁이 있었는데, 대학생으로서 같이 연대하면서 우리 부모님도 노동자였음을 인지했고, 필요나 중요성을 알게 됐고요.

용산참사 당시

문정은이 연대해 왔던 현장들은 이런 곳이라고 한다. ⓒ참세상

 

“젊은 여성”의 정치활동을 체험하다

제가 사는 지역의 선거에서는 어떤 후보가 아직 너무 젊어서 다른 사람을 찍어주겠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저도 고스란히 듣고 있어요. ‘젊은 애가 뭘 안다고 정치를 해?’ ‘뭘 했어, 그동안? 전문적으로 뭘 했어?’ ‘재산은 있어? 결혼은?’ ‘앞으로 정치 백수로 뭐 해 먹고 살 건데?’

정치 백수?

정치를 직업으로 인정하질 않아요. 반감과 혐오가 내재되어 있고요.

그런 분위기가 있죠.

지금 19대 국회가 이전에 비해 훨씬 나이들어 있어요. 평균 프로필이 56세, 재산이 10억 이상인, 서울에 사는 남성이에요. 그런 국회 구성이라고 한다면, 다양성을 담보하지 못하고 천편일률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거죠. 회사나 공무조직에서도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고자 신입사원 채용을 하잖아요. 조직이 살아남기 위해 계속 젊은 피를 수혈하고, 그들을 훈련시켜 핵심 인재들로 길러내는 것이 조직의 생리이고 목표인데, 왜 이 대한민국 국회는 신입사원 채용을 안 하냐는 거예요.

듣고 보니 그러네요.

젊기 때문에 부정부패에서도 자유롭고, 가장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나이에요. 국회가 신입사원 채용을 등한시하기에 인력 적체가 생기는 거죠. 만 26세 때 지역구 국회의원에 당선된 김영삼 대통령 이후로, 최연소 기록 가까이에 간 사람조차도 없어요. 그때만 하더라도 젊은 시절에 정치에 도전했었던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큰 지도자로 성장했어요. 김영삼 전 대통령이 그랬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그랬죠. 국회가 더 이상 나이들어서는, 나라의 창의성이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편한 말로써의 세대 교체가 아니라, 신규 채용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초선 당시 김영삼

초선 당시 만 26세이던 전 김영삼 대통령(우측).

젊은 것에 더하여, ‘여자가 무슨 정치냐’ 같은 말도 들었을 것 같습니다.

아주 자주 접하죠. “결혼하고 아이 낳고 와 봐라” 하는 말씀을 많이 하세요.

(웃음)

제가 정치활동을 시작한 이래로, 롤모델로 삼을 만한 선배 여성정치인을 끊임없이 찾고 있지만 정말 찾기 힘들어요. 수적으로도 부족하고, 모델링할 만한 사람도 없어요. 분류를 해 보면, '박근혜/심상정/조은비'정도로 나눌 수 있어요. 사회참여가 활발한 전형적 여성의 경우는 심상정 의원이에요. 가정을 등한시하고 사회적 성과를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빡세고 인상 강한’ 여성. 성과주의적 압박을 느끼는, 전형적인 여성정치가.

전형적이군요.

네. 그런 의미에서 저는 더민주에 영입된 전 삼성전자 상무 양향자도 같은 케이스라고 봐요. 하지만 우리가 이 두 분을 그대로 따라가야 하느냐 하면, 여성으로서 포기하거나 미뤄야 할 사항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 그럼 전 결혼이나 출산을 두려워하게 될 거예요.

그럼 조은비 님은요?

두 번째로가 조은비 님이나 나경원 님의 리더십인데, 외모를 중심으로 여성성이 상품화되는 여성 리더들이죠. 성과가 어떠냐를 떠나 가장 첫 평가 기준이 외모가 되는 여성 리더들. 여성 정치를 후퇴시키는 것 중 하나예요. 조은비 님이 노동개혁에 관련해 대답을 하지 못했다거나 외모로만 이슈가 되는 게 아쉬운 이유는, 후보 스스로가 하고 싶었던 말이나 이번 선거를 통해 훈련되고 싶은 부분이 분명 있었을 텐데 외모 논란 때문에 기회를 박탈당한 거예요.

외모 논란이 있었죠.

알 만한 신문사가 이러고 있습니다.

‘속보’

그녀를 비판하기보다는, 정치나 언론 지형, 시민들의 시각이 그런 쪽으로 되어 있다는 것 자체가 여성정치를 후퇴시키는 거죠. 이후의 후배들은 ‘내가 심상정처럼은 하기 힘드니까, 예쁘게 외모를 가꿔야 하는구나, 그래야 뜨는구나’라고 느끼지, 묵묵히 여성의 사회참여를 도모하는 길을 선택하기는 어려워지죠.

게다가 집권여당의 최고위원이라 할 수 있는 김을동 전 의원도, 여성들이 너무 똑똑하면 유권자들이 싫어하니 좀 모자란 표정을 짓고 있어야 한다고… 너무 황당한 거죠. 그 당에서는 여성정치의 원로인데, 어렵게 정치에 나가는 후배들에게 얼빵한 표정이나 짓고 있으라는 조언이나 하면, 자당의 여성정치인들을 다 얼빵한 사람으로 만들어버리는 거잖아요?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분은 대단히 이른 나이에서부터 정치의 영역에 있었잖아요? 그래서 본인 스스로가 여성성이라는 것을 억제하면서 국모 혹은 국부로서의 모성을 가져야 하는 요구를 받아 왔고, 독보적인 형태의 여성 리더로 성장하신 거죠. 그렇다면 나는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을 따라가야 하는 건가. ‘생물학적인 여성’이지만, 사회적 지위나 사용하는 언어, 관심사의 부분들은 남성 중심의 문화라고 보이는 거죠.

여성의 설 자리가 없군요.

간단히 나눠보았던 여성 리더십 안에, 신인 정치인이 가야 할 길은 막막하고 어두운 거죠. 발굴해야 하는 것이고, 제 다음 후배들이 나설 때, 양향자 전 상무가 ‘내 후배들이 똑같은 일을 겪게 하고 싶지 않다’라는 표현을 했어요. 제가 거리에서 ‘결혼하고 애 낳고 와라’라는 말을 들을 때, 제 후배 여성 정치인들이 똑같이 듣게 하고 싶지 않은 게 먼저 길을 나서는 사람으로서 만들고 싶은 거예요.

 

기성 정치에서 바꾸고 싶은 것을 생각하다

청년 후보가 생각하는 ‘기성 정치’의 문제점이 무엇이며, 이에 대해 새로운 정치 신인들이 해 나가야 할 부분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기성 정치는 오랫동안 우리 정치를 움직여 왔던 두 보수 야당이라고 생각해요. 그 양당이 가장 위협적인 변화라고 느끼는 건, 게임의 룰에 대한 변화예요.

룰의 변화?

선거 제도에 대한 변화죠. 이겨 왔던 게임의 법칙이 있는 거잖아요. 고스톱도 지역마다 룰이 다른데, 인간 심리가 자기가 이겨 온 룰을 그대로 가지고 가고 싶어하는 거죠. 이거야말로 기성 정치의 가장 후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하거든요. 헌재 판결이나 국민들이 지지해준 만큼 의석수 배정이 안 되는 문제를 뜯어고쳤어야 해요.

예를 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국민들이 진보정당에 10%의 지지를 보냈으면 그만큼 의석도 가져와야 하는데, 이전의 통진당의 경우 10%의 지지를 받고도 30석이 아니라 13석을 받았어요. 17석은 기존의 룰 때문에 두 정당에 빼앗긴 거죠. 제도의 진입장벽이나 정치의 틀이 흔들려야 하는데, 공공의 연대 같은 것들이 젊은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당을 불문하고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저도 그런 역할을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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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정치에 충격을 주고 싶은 거라고 이해해도 될까요.

네. 제1과제는 기성정치에 대한 충격을 줄 수 있는 제도상의 변화라고 정리하고 싶어요. 두 번째로는, 계속 신인들이 유입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야 자정 작용이 된다고 봐요. 예비후보 기간을 늘린다거나, 기탁금으로 대표되는 자금을 줄인다거나. 이런 목소리를 계속 내야 한다고 봐요.

많은 기성 정치인들이 자신의 출신이나 거주 지역, 관심 지역과 무관하게 ‘전략 공천’을 받는 것은 많이 목격해 왔고, 이는 제가 살던 지역에서도 몇 차례 겪었던 일입니다. 광주 광산을로 출마하시는데, 광주 출신이라 광산을에 출마하기로 하신 것인지, 또 광주에서 성장한 청년이 광주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젊은 정치인일수록 앞으로 지역 연고 같은 것은 약해질 거라고 전망하고 있어요. 이전처럼 고향이라거나, 한 지역에서 오래 머물거나 학교를 졸업하는 젊은 세대들은 없어지니까요. 그래도 지역을 대표한다는 것이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는 지역별로 편차가 크기도 하고, 지역을 거점으로 투표를 하기 때문이에요. 지역구 투표를 하고, 지역 이익이라는 것이 정치에 적용이 되잖아요.

네, 그렇다면 왜 하필 광주인지.

왜 하필 광주에 왔냐고 하면… 지난 대통령선거에 지고 나서, 야권이라고 이야기될 수 있는 사람들이 야당 혁신에 대해 지속적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했어요. ‘제1야당이 무능하기 때문에 졌다, 혁신해야 한다’ 하는. 그 ‘제1야당의 무능’의 핵심은,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주는 광주라는 지역에서의 혁신과 쇄신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한 거예요. 그러다 보니 광주 현역에 대한 교체 민심이 크게 일어났고, 종국에는 ‘국민의당’이라는 당이 만들어지는 데까지 온 거잖아요.

네, 제1야권은 그랬죠.

2016 광주광산을 후보여론조사

그래서 나온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 ⓒ KBS

그런 과정에서, 제1야당이 강해지기 위해서는 진보정치도 역할을 해야 한다는 고민이 든 거예요. 그렇다면, 요동치는 광주 민심 안에서 진보정당 정의당도 광주 시민들에게 하나의 선택지가 되어야 하는데, 내가 계속 중앙에 있을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난 7.30 보궐선거 때(권은희 의원이 당선됐을 때) 저도 전략공천후보로 광주 광산을에 전략공천됐어요.

본인은 전략공천된 경우시군요.

네, 그리고 그때 당시 느낀 거죠, 광주 시민들은 대안 선택지를 찾고 있으나 마땅히 없는 것이구나. 우리가 당장 유력한 선택지가 되기 어렵더라도, 대안선택지로서 존재하고 역량을 키워야겠다는 결정을 하고. 오랜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광주에서의 정치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진보정치가 가장 강해지는 길이라고 생각을 한 거죠. 이 모든 고민의 핵심은 야당의 혁신, 진보정치의 강화, 지역정당의 강화이고.

전략공천이라는 건 심하면 아무 상관 없는 사람이 갑자기 낙하산처럼 내려오기도 하거든요. 광주 광산 지역과 본인은 얼마나 관계가 있나요?

사실 정확한 연고를 따지자면 저는 서구에서 초중고를 나왔어요. 광산을이라는 지역에 직접적인 연고는 없다고 봐야 하고. 광산이라는 지역이 특이한 게, 새로 형성된 지구예요. 새롭게 광주에 편입됐고, 어느 정치인에게도 새로운 지역구였죠. 누구나 그 지역의 시민들을 위한 새로운 정치를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어 있는 지역인 거죠.

 

지역의 현안을 생각하며 출마하다

광산구의 현안에 대해서도 좀 더 들어보고 싶습니다. 광산구 과밀학급이나 지역 대학으로 교통편이 이어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봤는데, 지역 대학에 다니는 20대나 학교 다니는 아이가 있는 30~40대를 잡기에 적합한 정책인 것 같지만 그 이외 세대에게 필요한 정책은 어떻게 보여주실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세대적 구분에 대해서는 고민이 많아요. 표준적인 한 가정을 본다고 하면, 3대까지 있는 가정은 거의 없으니 40~50대의 가장이 있고, 대학에 다니거나 고등학교를 다니는 자녀가 있고, 또는 더 나이 들었다면 손주들이 있는 가정이 평균적인데, 우리가 정책이나 정치의 언어를 가지고 ‘세대’로 호명하다 보니 사실은 그 정치를 할 때… 제가 과밀학급 문제 이야기를 하잖아요? 그럼 손주 손녀 이야기일 수 있는 거거든요. 근데 세대로 이야기를 해버리면, 기초노령연금 관련으로만 투표를 해야 할 것처럼 느끼게 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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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수 있겠네요.

한 집의 문제로 봤을 때 손주들의 등록금도 비싸고 청년실업도 있는 거고, 노후 보장도 받고 싶고, 아들딸의 높은 주거비도 문제가 있는 거잖아요. 이런 것들이 다 복합적이고 다양한 층위로 연결되어 있는데, 정치가 너무 단편적으로, 세대갈등적으로 유권자들을 호명하고 있어요.

네 네.

제가 청년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을 때, 당장 어떤 어르신은 이렇게 말해요. 나도 일자리가 필요한데, 청년들 일자리만 만들어줄 거냐? 하고요. 그게 되게 조심스럽더라고요. 정치가 세대갈등을 조성할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보는데. 광산구 같은 경우에도 신흥지구이기 때문에 새로운 유권자들인 거예요. 그 동네에서 자라고 태어난 사람들이 아니라, 택지개발이 되면서 신흥 아파트단지가 대규모로 만들어졌어요. 그 아파트에 입주하는 젊은 부부들이 들어왔을 것 아니에요. 아이들을 거기서 많이 낳고 기르다 보니 아이들 비율이 높아서 평균 연령이 33세밖에 안 돼요.

신기하네요.

아이들과 젊은 부부가 많고, 노후의 삶을 사는 중장년층이 많이 사는 지역이에요. 그런 사람들을 위한 정책들이 많이 필요한데, 아이들이 많다 보니 학교가 부족하고 과밀학급이 되는 거예요. 그 문제를 빨리 해결해줘야 해요. 지역에서 머리를 맞대서 나온 안은, 광산구 관내 외곽지역에 있는 초등학교는 교실이 남거든요. 그쪽에 배분해서 통학버스로 나눠주는 방법이라거나, 인근 교실을 늘리는 방법 등. 그 문제가 빨리 해결이 되어야 아이들이 이 지역에서 나고 자라면서 떠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현안이 되는 거예요. 부모들 입장에선 아이들 교육 문제가 가장 중요하니까.

네, 첫 번째는 새로 유입된 젊은 가정을 위한 정책이고, 다른 건 어떤 게 있을까요?

두 번째는, 아무래도 신흥지구이다 보니 기반시설이 많이 부족해요. 아이들 키우는 부모 입장에선 문화시설도 많았으면 좋겠는데 그런 것들이 턱없이 부족해서 청소년 문화센터 등을 빨리 마련해야 하는 시기이고요. 구체적으로는 교육과 관련해서 광주에는 서구교육청 하나밖에 없는데, 광산 쪽에도 늘어나는 아이들 수에 맞춰 광산교육청을 설립해야 해요.

광산 지역을 별도로 관할하는 교육청 말씀이시죠?

네. 오래된 숙제죠. 나아가서는 이 지역이 전국에서 마을공동체 사업이 잘 되기로 유명한 동네예요. 중간 지원하는 광산구 공익활동지원센터라는 게 있는데, 마을살이에 대한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워낙 많고 그런 조직들을 선정하고 지원하는 것들이 잘 뒷받침해주기 때문에 이 지역을 사회적경제특구로 지정해서 사회적기업이나 마을기업, 마을공동체사업들이 지속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들이 필요하겠다 하는 고민들을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청년 담론을 말하다

청년을 대표할 수 있는 ‘청년 정치’, ‘청년 정책’이 존재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정의당 X-file과의 인터뷰에서는 ‘20대가 대표할 수 있는 건 없다’, ‘계층 전략으로 바꿔야 한다’라고 말씀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먼저 청년 정치가 무엇을 말할 수 있느냐에 대해 이야기하면, 청년 정치는 크게 세 가지인 것 같아요. 기존의 정당이나 정치인들이 말하는 것처럼 나이와 상관없이 청년 정책을 이야기하는 것을 청년 정치라고 할 수 있겠고, 말하는 사람의 나이도 청년인데 청년 정치를 이야기하는 것이 또 하나이고, 말하는 사람의 나이가 청년이 아닌데 청년 정치만을 이야기하는 것.

하긴 본인이 청년이 아니지만 청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정치인들이 있죠.

청년 당사자가 말하는 청년이 가장 힘이 있을 거라고 저는 생각해요. 보통 당사자정치, 당사자운동 같은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그동안 청년 문제를 기존 정당과 정치인들에게 대변해달라고 요청해왔던 거잖아요. 그게 우리가 원하는 대로 되거나, 우리가 뜻하던 대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청년들이 우리가 직접 이야기하겠다고까지 온 거예요.

그런 거군요.

안타깝고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기성 세대들은 그들이 젊었을 때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사회·경제·문화적 환경을 겪어본 적이 없어요, 그들이 전쟁을 겪어본 적 없는 것처럼요. 그들은 우리보다 국민소득이 더 낮고 더 부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겪을 수 있었던 청년 문화가 있었겠지만, 우리는 당장 돈 없으면 친구랑 한 시간도 못 노는 세대 아니에요?

전 ‘신 혹한기’라고 표현하는데, 이 ‘신 혹한기’를 겪고 있는 우리 세대의 문제를 가장 제대로 전달할 수 있고, 해결책을 가지고 있는 것도 우리 세대라고 생각해요. 기성세대와 호흡을 맞추고 도움을 받을 순 있겠지만, 결국 우리 세대가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어요, 그동안의 여러 과정을 통해서.

목격하신 경우가 있나요?

예를 들면, 청년일자리 사업공고를 보니 4개월 인턴에 6030원을 주는 거예요. 왜 우리 사회의 청년에 대한 인식은 이렇게 달라지지 않는가, 청년인턴은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가 아니라고 그렇게 말을 했는데도 왜 제1사업이 4개월짜리 최저시급 일자리인 거냐 하고 지적을 했는데… 항상 청년을 딱하고 불쌍하게만 보거나, 젊으니 도전해야 한다고 부추기기만 하는 거예요.

저도 이 짤을 그만 썼으면 좋겠습니다. ⓒtvN 'SNL코리아'

저도 이 짤을 그만 썼으면 좋겠습니다. ⓒtvN 'SNL코리아'

안타깝네요.

그 간극 안에서 청년이 설 자리는 없는 거죠. 그런 고민을 하면서 조금 서투를지라도, 우리 스스로가 우리 세대의 문제를 오히려 더 정확히 짚어낼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도 가지고 있고요. 많이 우려는 했어요, ‘청년을 위한 밥그릇 싸움’ 한다고 하니까. 그럼 40, 50대는 어떻게 할 거냐는 말도 들었는데, 여론조사 보니 오히려 제가 40~50대 지지가 높아요. 제가 이번에 하는 정치 안에서 청년들의 문제가 우리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잘 설명해낼 수 있다면, 앞으로도 더 기회가 있다고 봐요.

더불어 “개척해야 할 것은 쉽게 호명될 수 없는 사람들을 멋들어지게 규명하는 것”이라고 하셨는데, 이 ‘쉽게 호명될 수 없는 사람들’에는 누가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할 때, ‘목소리 없는 사람에게 목소리를 주겠다’라는 표현을 썼고 저는 그 표현을 잘 인용하는 편인데, 정치는 결국 호명에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그 동안은 비정규직이라는 말이 없었잖아요? 그냥 근로자, 노동자, 일하는 사람이었는데 그 사람을 어떻게 부르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환경이 설명되는 거잖아요.

그렇죠.

우리 같은 청년들을 그냥 불렀을 땐 대한민국의 청년이겠지만, 그 안에는 비싼 등록금을 내고 다니는 대학생도 있고, 대학을 졸업했지만 유예를 해 두고 꿈을 찾는 게 꿈인 청년도 있고, 고졸이거나 검정고시를 치고 직업전선에 먼저 뛰어든 사람도 있고. 구체적인 삶에 대해 불러주지 않으면, 그 문제가 문제로서 드러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그냥 청년이라고만 부르면, ‘열정페이’, ‘청년의 기상으로 난관 극복’으로만 호명되잖아요. 구체적인 삶의 언어로 그 사람을 호명해주는 것 자체가, 제 첫 번째 과제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파릇파릇한 청년

그러니까 이런 이미지는 아무것도 말해주지 못한다고. ⓒ웰빙코리아뉴스

위와 더불어, 정의당의 청년 정책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정의당의 경우 ‘청년학생위원회’가 있고, 부대표에 청년 할당이 있고, 얼마 전에는 정의당 20대 청년후보 모집을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2월 초에 ‘종결자들’이라는 이름으로 정의당 청년후보를 심사하고 뽑는 과정을 거쳤고, 39세 미만으로 보면 15명 정도 되는 후보들이 다같이 출마선언을 했어요. 두 가지 과정이 있었는데, 기존 정당에서 훈련되어 온 저 같은 사람들이 있었고, 일부는 모집공고를 보고 지원한 청년들이 있었어요. 심사를 통해 결국 후보가 되지 못한 사람들도 몇 명 있어요.

이러한 것들이 청년 정치에 실제로 효과가 있었는지, 당에서 어떤 역할을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에 대해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기본적으로 당에서 내보내는 공직선거 후보들은 당이 책임지고 길러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의당도 4년차 되는 정당이고, 청년들이 없다 보니 모집 과정을 거치긴 했지만, 사실은 부끄러운 일인 거죠. 여느 정당들이 다 영입을 했잖아요? 정당의 가장 큰 과제는 인재를 길러내는 것인데, 선거 때만 되면 수혈하면서 인재를 영입하기만 하면, 정당은 대체 평시엔 뭐합니까?

혹시 구체적인 방안이 있을까요?

청년후보에 한해서는 ‘모집’이란 과정을 거쳤지만, 이후에 정의당으로 대표되는 진보정당은 리더들을 훈련‧교육시켜서 책임 있게 출마시켜야 한다고 봐요. 스웨덴의 국회의원은 349명 정도 되는데, 25%를 35세 미만 청년에 배분을 해요. 그렇지 않으면 재산과 사회적 경력이 뛰어난 기성세대들이 늘 의석을 더 점유할 것이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신규 인원 채용 과정을 갖는 거거든요. 그런 스웨덴의 정치가 세계적으로 강하고 젊으며, 복지국가의 위상을 높인 거잖아요. 그러니까 서른 세 살 장관이 있잖아요.

아, 스웨덴 교육부장관 말씀이시죠?

구스타프 프리돌린

이래뵈도 정치 경력이 20년 가까이 됨 ㅇㅇㅇ

네. 우리나라 기자가 ‘우리나라에선 당신처럼 젊은 사람이 한 나라의 장관이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라고 질문했더니, 외려 황당해하는 거죠. ‘난 사민당의 당원이 된 지 20년이 넘었고, 나만큼 우리나라의 정책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냐? 내가 하는 게 당연하다’라고 말해요. 너무 부럽거든요, 그런 문화가. 저도 언젠가는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건데… 정의당은 미약하지만 기틀을 잡아가고 있어요.

 

청년 정책을 들고 청년이 선거에 나서다

현재의 ‘청년 정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최근 자주 언급되는 청년할당이나 주거대책, 혹은 청년 정책 전반에 대한 변화나 방향성 등에 대해 말씀해주셔도 좋고요.

청년할당은 긴급조치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한시적이고 특정 연령에게 바로 긴급주사를 놓는 것 같은 거죠. 우리 국가나 지자체가 당신들의 문제에 대해 모른 척하고 있지 않다는 신호를 주는 초단기 대책이죠. 기간도 짧고 금액도 한정적이고, 매우 한정적인 사람에게만 주잖아요. 저는 이마저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 청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해야 한다고 봐요.

어떤 차원에서요?

우리나라 출산율이 최하위예요. 인구가 줄어든다는 건, 노후세대를 부양할 세대가 줄어든단 거죠. 노후세대는 우리보다 두 배 많고 두 배 더 많이 벌었어요. 그럼 우리는 그들을 부양하면서도 더 낮은 임금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중고, 삼중고에 처하는 거잖아요.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하려면 청년들의 가처분소득을 늘려줘야 하고.

정의당 청년정책 종결자들 보도자료

정의당 종결자들 발대식. 왼쪽에서 4번째 자리에 문정은 후보가 보인다. ⓒ미디어오늘

그렇군요. 또 중요한 청년 정책의 포인트를 말씀해 주신다면?

그 다음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두 가지를 꼽고 있어요. 하나는 일자리 문제에 있어서 표준근로계약서. 직무와 관계되지 않는 토익점수나 각종 자격증, 어학연수 기록 등이 실제 하고자 하는 일과 관계없지만 과잉된 스펙 때문에 그 비용이 개인에게 전가되고 있잖아요.

네 그리고요.

두 번째가 청년채무. 학자금대출이라는 단기간에 형성된 빚 때문에 실제 200만원을 벌어도 나가는 돈이 너무 많은 거예요. 실제로 직장을 오랫동안 구하지 못하다 보니, 그 생활비나 취준비용은 계속 불어나잖아요. 채무가 빠른 시간 안에 많이 쌓여버려서 그걸 정리해 줘야 한다고 보고 있어요. 예를 들면 등록금 자체를 낮춰야 하고, 학자금대출 이자도 낮아져야 하고. 단기 워크아웃 제도라고, 청년들이 가진 빚은 대단히 말랑말랑한 빚이에요.

말랑말랑한 빚?

청년들이 신불자가 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돈이 생기면 빨리 갚아버리거든요. 그런 빚일수록 빨리 갚을 수 있도록 해서 청년들이 자기 미래를 계획할 수 있게 채무의 규모를 줄여줘야 한다고 보고 있어요.

스펙 없는 표준이력서를 말씀하셨는데, 이를 기업에 강제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며 직무연관성은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는지가 궁금합니다.

우리 사회가 고도화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직무표준이라고 하는 것들이 마련되어있지가 않아요.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명확한 직무표준기술서 같은 게 거의 없어요. 그러다보니 그 사람의 하는 일에 대해 정성적 평가가 많아요. (직무표준 같은) 그런 것들이 마련되는 계기와 함께 가야 하는데, 표준 없는 이력서나 스펙 없는 이력서의 핵심은, 그 일을 할 수 있는 것과 관련 없는 건 보지 말자는 거예요.

하긴 제 키나 가족관계를 물어보는 이력서도 있으니까요.

네. 직무와 관계 없는 것이 수두룩하거든요. 실제 직무와 관계된 걸로 준비할 수 있도록 하면 구직자와 회사, 사회적 비용도 줄어들죠. 제가 예시로 들고 있는 몇 군데 선진국의 경우, 이력서가 상당히 간단해요. 사진도 안 붙이고, 성별이나 사는 곳도 묻지 않아요. 다만 어떤 공부를 했고 전공이 무엇인지는 물어봐요. 업무에 관련한 어떤 직무들을 했는지 보고, 그런 걸 적기 위한 직무표준기술서가 있습니다. 그게 아니더라도 해온 일과 할 일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구직자가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면, 회사에서 채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보고 결정하는 거죠.

마지막 질문으로… 광주 광산구 유권자들이 이 글을 보고 있다면, 후보님을 찍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요즘 청년들 삶이 어렵다고 하고, 자녀 손주 걱정 많으실 텐데, 그런 젊은 사람들의 문제를 가장 최우선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이 광산을에 있습니다. 광산을의 경우 아시다시피 젊은 사람들이 본인들의 삶을 꾸리고자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는 가장 젊은 지역입니다. 그런 지역에 맞게 이 문제를 잘 다룰 수 있는 최연소 후보, 정의당 문정은이 광산을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청년을 위한 밥그릇 싸움, 젊은이를 위한 밥그릇 싸움을 할 수 있는 정치인에게 기회를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광산을은 광주의 변화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지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광산을에서 시작하는 용기 있는 선택으로, 진보정당의 젊은 후보에게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응원하겠습니다.

문정은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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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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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enties TimeLine 피처 에디터. 못하는 것 빼고 다 잘하는 그냥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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